﻿<?xml version="1.0" encoding="utf-8"?><rss version="2.0"><channel><title>오마이뉴스 - 영화</title><link>http://www.ohmynews.com/</link><language /><description /><copyright>Copyright (c) OhmyNews.com All rights reserved</copyright><lastBuildDate>2015-10-21T14:10:02+09:00</lastBuildDate><item><author>지유석</author><category>영화</category><title><![CDATA[인종세탁 논란 <마션>, 진짜 흠은 따로 있다]]></title><link>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152428</link><pubDate>2015-10-21T14:08:02+09:00</pubDate><description><![CDATA[<P align=justify>사람은 나이를 먹는다. 당연한 일이고, 또 이치를 거스를 수 없는 일이기도 하다. 그러나 나이들수록 원숙미가 더해가는 사람이 있지만, 노쇠해지는 기미가 드러나는 사람도 있다. 영화로 범위를 좁혀 보자면 클린트 이스트우드는 전자이고 리들리 스콧은 후자다.</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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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align=justify>리들리 스콧의 신작 &lt;마션&gt;(The Martian)은 제법 쏠쏠한 흥행을 거두고 있다. 지난 8일 개봉한 이 영화는 16일 기준 246만여 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우리 영화 &lt;사도&gt;의 610만 명에는 훨씬 못 미치지만 비슷한 시기 개봉한 &lt;탐정 : 더 비기닝&gt;, &lt;인턴&gt;에 밀리지 않는 수준이다. 그러나 리들리 스콧의 이름값에 비한다면 그다지 뛰어난 수준은 아니다. 오히려 &lt;프로메테우스&gt;, &lt;카운슬러&gt;, &lt;엑소더스&gt; 등 전작들과 비교하면 '그나마' 낫다는 데서 위로를 찾아야 할 지경이다.</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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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align=justify><STRONG>리들리 스콧의 &lt;마션&gt;, 이전보다 낫기는 하지만...</STRONG></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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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V align=center><IMG id=IIE001882767 align=center src="http://ojsfile.ohmynews.com/STD_IMG_FILE/2015/1018/IE001882767_STD.jpg?12"></D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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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align=justify>먼저 영화 &lt;마션&gt;부터 살펴보자. 미국 작가 앤디 위어의 원작을 옮긴 이 작품은 빼어난 영상미를 자랑한다. 사실 리들리 스콧은 그간 작품에서 탁월한 영상 감각을 자랑해왔다. 특히 화성의 사실적인 표현은 탄성을 자아내게 하기에 충분하다.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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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align=justify>화성 촬영은 요르단의 와디 럼에서 이뤄졌다. 그는 무인로봇 큐리오시티가 전송한 화성 사진을 토대로 장소를 물색하다가 와디 럼이 화성과 가장 비슷하다고 결론 내렸다는 후문이다. 또 화성을 빠져나온 와트니가 우주공간에서 멜리사 루이스(제시카 체스테인)와 도킹하는 장면도 빼놓을 수 없다.</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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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align=justify>그러나 볼거리를 빼면 무난한 수준에 그친다. 이야기의 뼈대는 간단하다. 식물학자인 마크 와트니(맷 데이먼)는 화성 탐사 중 사고로 낙오된다. 미 항공우주국(NASA)과 그와 함께 탐사 임무를 수행했던 다른 우주인들은 그가 죽은 줄만 안다. 그러나 그는 살아남았다. 그뿐만 아니다. 식물학 지식을 동원해 감자재배에 성공한다.</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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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align=justify>한편 NASA는 그가 생존했음을 발견하고 끝내 그를 구해 낸다. 리들리 스콧은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고 싶어 했나 보다. 와트니가 감자재배에 성공하는 이야기와 NASA의 천재들이 와트니를 구해내기 위해 머리를 짜내는 과정 둘 다 살리기 원했다는 말이다. 차라리 둘 중 하나만 취하고 나머지는 과감히 버렸으면 더 좋았으리란 아쉬움이 든다.</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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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align=justify>비슷한 주제를 다룬 영화를 살펴보자. 알폰소 쿠아론의 &lt;그래비티&gt;는 우주공간에서 생존을 위해 몸부림치는 한 인간의 투쟁을 그린다. 이 영화에서 우주는 소름 끼치게 외롭고 언제 생명의 위협이 닥쳐올지 모를 공포감 가득한 공간이다. 크리스토퍼 놀런의 &lt;인터스텔라&gt;는 기약 없는 성간여행(인터스텔라)을 떠난 아버지와, 이런 아버지를 지구로 불러들이기 위해 과학자의 길을 간 딸 사이의 사랑을 그린다. 두 작품 모두 우주공간을 배경으로 했지만, 중심은 '인간'이다.</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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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align=justify>그러나 &lt;마션&gt;은 어정쩡하다. 화성에 홀로 남겨진 와트니는 외롭다. 그러나 그런 외로움이 오래갈 것 같지는 않다. NASA의 천재들 역시 와트니를 구해낼 방법을 찾는 데 애를 먹지만, 끝내 그 방법을 발견해 내고야 만다. 영화는 후반부로 갈수록 와트니가 온갖 난관을 극복하고 무사히 지구로 돌아올 것을 강하게 암시한다. 그러다 보니 관객으로서는 긴장이 풀릴 수밖에 없다.</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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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align=justify><STRONG>빛바랜 거장의 '이름값'</STRONG></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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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V align=center><IMG id=IIE001882768 align=center src="http://ojsfile.ohmynews.com/STD_IMG_FILE/2015/1018/IE001882768_STD.jpg?84"></D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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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align=justify>리들리 스콧이 SF 영화사에서 차지하는 위치는 그야말로 독보적이다. 그의 1982년 작 &lt;블레이드 러너&gt;는 한동안 주인공 데커드가 복제인간인지를 놓고 논란이 끊이지 않았고, &lt;에일리언&gt;은 지금 다시 보아도 오싹하다. 그뿐만 아니라 극영화에서도 녹록지 않은 솜씨를 과시해왔다.</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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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align=justify>그는 1989년 작 &lt;블랙 레인&gt;에서 일본의 고속성장과 이를 시샘하는 미국의 심리를 예리하게 파헤친다. 특히 이 영화가 그린 오사카의 밤거리는 &lt;블레이드 러너&gt;의 배경이 된 2019년 로스앤젤레스를 그대로 옮겨온 듯하다. 그러나 그는 &lt;글래디에이터&gt;를 정점으로 총기를 잃은 듯하다. &lt;한니발&gt;, &lt;킹덤 오브 헤븐&gt;, &lt;아메리칸 갱스터&gt;, &lt;프로메테우스&gt;, &lt;카운슬러&gt;, &lt;엑소더스&gt; 등등 꾸준히 활동을 이어왔지만 이렇다 할 반향을 일으킨 작품은 내놓지 못했다.</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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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align=justify>그런데도 그는 배우 복은 타고났다. '연기의 신'으로 불리는 마이클 파스벤더, 러셀 크로, 크리스천 베일, 올랜도 블룸, 샤를리즈 테론, 덴젤 워싱턴 등 실로 훌륭한 배우들과 작업했으니 말이다. 주연 배우 마크 와트니 역의 맷 데이먼을 필두로 제시카 체스테인, 세바스찬 스탠, 케이트 마라, 제프 대니얼스, 숀 빈, 치웨텔 웨지오포 등 &lt;마션&gt;의 출연진 역시 쟁쟁하다. 그러나 연출자인 리들리 스콧은 놀랍게도 맷 데이먼과 제시카 체스테인을 제외한 다른 조연들의 존재감을 아예 없애 버린다. 또 예기치 않게 인종세탁 논란도 불거졌다.</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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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align=justify>원작에서 마크 와트니가 생존했음을 발견한 NASA의 과학자는 한국계 민디 박(Mindy Park)이고 인도계 뱅캇 카푸르가 와트니 구출 작전을 지휘한다. 그러나 영화는 조금 다르다. 민디 박이란 한국 이름은 그대로지만 캐릭터는 금발 여성으로 바뀐다. 뱅캇 카푸르는 더하다. 인종은 인도계에서 흑인으로, 이름도 뱅캇에서 빈센트로 바뀐 것이다.</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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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align=justify>사실 한국 관객 입장에서는 이런 인종세탁이 다소 불쾌할 수 있다. 그러나 예민하게 반응하지는 말자. 소설은 할리우드의 마르지 않는 샘터다. 소설이 영화로 옮겨지는 과정에서 등장인물은 말할 것도 없고 심지어 이야기 전개 자체가 바뀌는 경우는 비일비재하다.</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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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align=justify>범죄를 예측해 미리 예방하는 미래사회를 그린 영화 &lt;마이너리티 리포트&gt;에서 타이틀 롤 존 앤더튼을 연기하는 배우는 할리우드의 대표 미남 스타 톰 크루즈다. 그러나 원작은 조금 다르다. 필립 K. 딕의 원작에 등장하는 존 앤더튼은 대머리 뚱보 중년남성이다.</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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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align=justify>또 존 쿠삭, 레이첼 와이즈 주연의 &lt;런어웨이&gt;는 빈발하는 총기사고에도 배상을 거부하는 총기회사의 음모를 다루지만 원작인 존 그리샴의 &lt;사라진 배심원&gt;에서 음모를 획책하는 장본인은 담배회사다. 새삼 &lt;마션&gt;의 인종세탁이 논란을 일으킨다니, 한국계 과학자가 영화에서 백인으로 뒤바뀐 데서 비롯된 불쾌감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다.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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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align=justify>인종세탁 논란과 관계없이, 리들리 스콧은 이 작품 &lt;마션&gt;을 통해 아직 솜씨가 녹슬지 않았음을 보여줬다. 그러나 그의 이름값을 따져보자면, 무난한 작품이라는 아쉬움을 지울 수 없다. 양산형 작품을 만들 바에야, 연출에서 손 떼고 제작자(Producer)나 총제작자(Executive Producer)의 자리에 앉는 편이 훨씬 낫지 않을까.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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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D style="FONT-SIZE: 12px; COLOR: #333399; TEXT-ALIGN: right" width="100%"><BR>○ 편집ㅣ곽우신 기자</TD></TR></TBODY></TABLE>]]></description></item><item><author>박호열</author><category>영화</category><title><![CDATA[박근혜는 절대 모를 포스터의 비밀]]></title><link>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152345</link><pubDate>2015-10-20T17:11:14+09:00</pubDate><description><![CDATA[<p><font color="#333399">'2014년 5월 19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박근혜 대통령은 세월호 사고 관련 대국민담화를 발표하고 국정의 최고 책임자로서 사과했다. 이날 담화에서 대통령은 특별법 제정을 제안하고, 과거와 현재의 잘못된 것들과 비정상을 바로 잡고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명운을 걸겠다고 결단했다. 대통령은 단원고 희생 학생들의 이름을 부르며 끓어오르는 비통한 심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font></p><p>&nbsp;</p><p>상상해 봤습니다. 박근혜 정부가 강행하고 있는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가 현실이 된 2년 후 간행된 국정교과서에 세월호 참사 당시 박 대통령을 어떻게 기록할지를. 아마도 위와 같이 서술하고, 그 옆에 눈물을 흘리고 있는 대통령의 사진을 클로즈업해 배치하지 않을까요?</p><p>&nbsp;</p><div align="center"><img align="center" id="IIE001713126" src="http://ojsfile.ohmynews.com/STD_IMG_FILE/2014/0519/IE001713126_STD.jpg"></div><p>영국의 역사가이자 유엔 세계인권선언 기초위원장을 지낸 에드워드 핼릿 카는 &lt;역사란 무엇인가&gt;에서 "역사란 기록자의 마음으로 왜곡되고 굴절된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과거의 사실이 무조건 역사적 사실이 되는 것이 아니라 역사가의 시선으로 해석한 사건만 역사적 사실이 된다는 지적입니다. 그래서 카는 "역사를 연구하기에 앞서 먼저 역사가를 연구하라"고 거듭 경고했습니다.</p><p>&nbsp;</p><p>카의 주장처럼 박 대통령의 담화를 국정교과서를 집필하는 역사가가 기록할 경우 2014년은&nbsp;팩트의 기록이 아닌 '기록자의 마음으로 왜곡되고 굴절된' 사실(史實)로 호도되고 맙니다. 이렇게 기록한 국정교과서로 배우는 후대의 아이들에게 세월호 참사의 진실과 박 대통령이 어떻게 기억될지는 불을 보듯 뻔합니다. 보기 드문 대통령의 눈물로 기억되거나 그도 저도 아니면 시험 문제의 하나로 남을 뿐입니다. </p><p>&nbsp;</p><p>역사는 과거를 연구하는 학문입니다. 하지만 과거에 대한 연구는 역사적 사실에 '왜?'라는 질문을 끊임없이 던지는 걸 전제해야 합니다. 그럴 때 현재의 문제를 해명하고 동시에 미래에 대한 전망을 세워나가는 제대로 된 역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카가 명명한 '역사는 과거와 현재의 끊임없는 대화'라는 명제는 이렇게 완성되어 가는 것입니다. </p><p>&nbsp;</p><p>그러나 박근혜 정부는 처음부터 '왜?'를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국정원 대선개입 사건부터 세월호 참사를 지나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에 이르기까지 '왜?'를 제기하는 국민들을 용납하지 않았습니다. 이 정부에는 과거와 현재를 잇는 '왜?'가 존재하지 않았던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국정화 논쟁은 보수언론의 주장처럼 보수와 진보 간의 이념 대결이 아니라 국민의 목소리를 지키기 위한 민주주의와 '왜?'를 용납하지 않는 전체주의 간의 대결입니다. </p><p>&nbsp;</p><p><strong>포스터가&nbsp;던지는 메시지 '당신에게 국가란 무엇입니까?'</strong></p><p>&nbsp;</p><div align="center"><img align="center" id="IIE001882553" style="max-width: 600px;" src="http://ojsfile.ohmynews.com/STD_IMG_FILE/2015/1018/IE001882553_STD.jpg"></div><p align="justify"></p><div align="justify"><font color="#996633">"저희는 나라를 이끄는 모든 어른들이 철저한 진상규명을 통해 책임자를 엄벌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우리 친구들과 선생님들이 왜 희생되어야만 했고, 왜 구조작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더 많은 희생자가 생겨야만 했는지에 대한 확실한 조사를 해 주시고, 보다 안전한 나라가 되기 위한 노력을 해 주시기 바랍니다. 다시 한 번 부탁드리겠습니다…"</font></div><p>&nbsp;</p><p>학교 정문에서 편지를 읽던 학생은 치솟는 감정을 견디지 못합니다. 생존학생 학부모 대표가 대신 읽어냅니다. 이윽고 아이들을 손꼽아 기다리던 세월호 참사 희생학생 부모들이 퉁퉁 부은 눈으로 아이들의 어깨를 어루만지고 부둥켜안습니다. 이날은 세월호 참사 76일째인 2014년 6월 25일. 안산 단원고등학교 생존학생들이 첫 등교를 하는 날입니다. </p><p>&nbsp;</p><p>4·16 세월호 참사 시민기록위원회 영상단 다큐팀이 참사 이후 1년 4개월 동안 유가족들의 일거수일투족을 정성스레 필름에 담은 다큐멘터리 &lt;나쁜 나라&gt;의 오프닝 장면입니다. </p><p>&nbsp;</p><p>영화는 세월호는 침몰했으나 진실을 침몰시키지 않으려는 필사의 안간힘을 오롯이 담았습니다. 영화는 평범한 엄마 아빠가 왜 국가에 맞서 싸웠으며, 국가의 민낯을 대면하고서도 다시 국가에 맞서온 시간들을 복기합니다. 그리고 묻습니다. '우리에게 국가(엄밀히 말해 박근혜 정부)란 무엇인가?'라고. </p><p>&nbsp;</p><p>이어 카메라는 배우 문소리의 내레이션을 따라 2학년 교실(현재 3학년 명예교실)로 가선 텅 빈 교실 의자에 앉아 하염없이 손등으로 눈물을 훔치는 한 남학생을 오래도록 비춥니다. 이 학생이 앉은 교실은 영화의 포스터가 됩니다. 포스터에는 영화의 메시지가 함축되어 있습니다. 단원고 교실을 정면에서 촬영한 &lt;나쁜 나라&gt;의 포스터 속에는 역설적이게도 '국민'과 '국가'의 관계가 배치되어 있습니다. </p><p>&nbsp;</p><p>희생학생의 책상에 국화꽃만 덩그러니 놓여있는 교실. 칠판은 돌아오지 못한 친구들을 향한 그리움과 우정으로 덮여 있습니다. 선생님 교탁도 시간표도, 게시판도 이전과 똑같이 그 자리에 있습니다. 세월호 참사 이전과 이후가 한 공간에 공존하고 있지만 교실은 비어 있습니다. 교실의 주인인 아이들만 없을 뿐입니다. </p><p>&nbsp;</p><p>그런데, 도드라지게 눈에 띄는 곳이 있습니다. 교실 정 중앙 꼭대기에 있는 태극기입니다. 생전의 아이들이 한 번은 크레파스로 꿈과 희망을 담아 그렸을 태극기입니다. 하지만 지금 태극기는, 이 기막힌 풍경을 만든 국가를 상징합니다. 영화 속 '보현 엄마'가 삭발한 채 "전 태극기가 진짜 자랑스러웠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싫습니다"라고 말한 것처럼,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국가 권력을 가리킵니다.</p><p>&nbsp;</p><p>'텅 빈 교실에 가만히 앉아, 당신을 기다립니다'라는 카피는 밤하늘의 별이 된 아이들에게 국민들이 띄우는 편지입니다. 망각에 대항하는 기억의 약속입니다. 기억의 책임인 행동이 실천하는 만큼 역사는 기록되고, 기억한 만큼만 역사는 움직이고, 기억하지 않는 역사는 되풀이된다는 다짐입니다. 그리고 진상규명이 되는 날, 다시 만나 해원상생의 춤사위를 덩실덩실 추기 위한 기원문입니다.</p><p>&nbsp;</p><p>'국민 말고는 아무것도 믿을 수 없는'이라는 타이틀은 발가벗겨진 대한민국을 가리킵니다. 단식 농성하는 유가족 옆에서 국악 공연하는 국회, "살려주세요!"라고 절규하는 유가족을 거들떠보지 않는 대통령, 그들만의 반쪽짜리 특별법 타결, 언제든지 찾아오라던 대통령의 말만 믿다 '경찰산성'에 갇힌 유가족의 모습 등은 괴물이 되어가는 국가의 모습입니다. 영화는 야만과 폭력으로 괴물이 된 대한민국의 자화상을 비켜가지 않습니다. </p><p>&nbsp;</p><p><strong>'국민의 힘'으로 가능했던 세월호 진상규명의 시간</strong></p><p>&nbsp;</p><div align="center"><img align="center" id="IIE001882555" style="max-width: 600px;" src="http://ojsfile.ohmynews.com/STD_IMG_FILE/2015/1018/IE001882555_STD.jpg"></div><p></p><p><font color="#996633">"자식을 가슴에 묻으라고 하는데 저희들은 여기(가슴)가 아파서 묻을 수가 없습니다. 내 새끼가 죽었는데 80일이 지나도록 왜 죽었는지 이유도 모르는 우리들은 자식을 여기에 묻을 수 없습니다. 묻고 싶고, 잊어 버리고 싶은데 잊어 버릴 수도 없고, 묻을 수도 없습니다. 아빠니까, 엄마니까, 내 새끼니까." </font></p><p>&nbsp;</p><p>'성호 아빠'가 새까맣게 탄 얼굴로 세월호 참사 특별법 제정을 위한 천만인 서명을 호소합니다. 전국 방방곡곡을 찾은 엄마 아빠들은 뙤약볕 아래에서, 비를 맞으며 서명을 받습니다. 카메라는 '내 아이가 왜 죽었는지 진실을 알고 싶'어하는 부모들이 직접 거리로 나서 국민들을 만나는 모습을 뒤쫓으며 '나쁜 나라'를 거부하는 대신 '좋은 나라'는 어떻게 만들어 나가야 하는지를 실증적으로 기록합니다. </p><p>&nbsp;</p><p>카메라는 '시키면 시키는 대로'를 거부한 유가족과 진실의 이름으로 침묵을 깨고 망각과 맞서 싸운 국민이 만나 펼치는 '거리의 장정'을 촘촘히 담았습니다. 그 장면들은 진실이 가라앉지 않았기에, 잊히지 않기에, 잊을 수 없기에 글과 사진, 손 피켓과 촛불을 들고 '왜?'를 외치며 행동했던 국민들의 응원과 연대가 있었기에 유가족의 투쟁은 모진 세월을 버틸 수 있었다고 증언합니다. </p><p>&nbsp;</p><p>친구 죽음의 진실을 밝히라며 국회까지 도보 행진한 1박2일, 특별법 제정을 위한 광화문 광장과 청와대 앞 농성, 530만 명의 국민이 동참한 특별법 서명, 세월호 인양을 촉구하며 진도까지 걸은 19박20일, 삭발한 머리로 시행령 폐기를 촉구한 서울까지의 행진 등은 모두 국민이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가만히 있으라'는 국가에 맞서 그 민낯을 목격한 유가족들이 국가에 거역하며 진실을 찾아 나설 수 있었던 힘은, 바로 '국민'이었던 것입니다. </p><p>&nbsp;</p><p>영화는 유가족이라는 이름을 내려놓고 일상으로 돌아 온 모습도 담았습니다. '동혁 아빠'는 임·단협이 타결돼 월급을 많이 받았지만 꼬치 하나로도 고마워했던 '동혁'이는 없습니다. 엄마는 아이가 떠난 후 처음 맞은 생일날 찾아준 아이의 친구들에게서 내 자식의 얼굴을 봅니다. 아침저녁으로 내 새끼를 눈으로 보고, 어루만지고, 살내음을 맡았던 '가족의 기억'은 가장 잔인하면서도 가장 행복한 추억으로 동거하고 있었습니다. </p><p>&nbsp;</p><p><strong>영화 &lt;나쁜 나라&gt;가 우리 자신의 이야기인 이유</strong></p><p>&nbsp;</p><div align="center"><img align="center" id="IIE001882556" style="max-width: 600px;" src="http://ojsfile.ohmynews.com/STD_IMG_FILE/2015/1018/IE001882556_STD.jpg"></div><p></p><p>'우리는 참사에서 교훈을 얻지 못했다'는 자막으로 시작한 영화는 "하지만 유가족의 투쟁으로 특별조사위원회는 만들어졌고 정부의 방해에도 불구하고 활동을 시작했다"는 엔딩 자막을 통해 다시 한 번 진상규명을 향한 희망을 전합니다. 4·16 가족협의회는 지난 9월 14일 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회에 21건의 피해자 조사신청을 했습니다. 그중 5건에 대한 조사를 개시했습니다. </p><p>&nbsp;</p><p>중국 상하이 샐비지가 세월호 인양 업체로 선정됐습니다. 내년 봄에 인양을 시작, 6월 말까지는 인양을 마친다는 계획입니다. 가족협의회는 인양과정 공개와 인양 과정 참여를 요구했으나 정부는 받아들이지 않고 있습니다. 인양의 전 과정을 공개하고 가족의 참여를 보장하는 것은 9명의 미수습자 수습과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을 위해 반드시 필요합니다. </p><p>&nbsp;</p><p>다큐멘터리 &lt;다이빙벨&gt;은 세월호 침몰 직후 72시간의 골든타임을 중심으로 국가와 언론의 존재 이유에 대해 근본적 의문을 제기한 작품입니다. &lt;나쁜 나라&gt;는 그들의 실체를 내밀하게 기록했습니다. 오는 29일 &lt;나쁜 나라&gt; 개봉에 맞춰 &lt;다이빙벨&gt;부터 다시 보길 권합니다. 얇은 옷을 걸치고 봄에 떠난 아이들이 춥지 않도록, 별빛 시린 겨울이 오기 전에 백만 명의 '국민'이 영화를 보며 밤하늘의 별들에게 따듯한 옷을 입혀주었으면 합니다. </p><p>&nbsp;</p><p>영화는 엔딩크레딧을 올리며 안산에서 생활하는 유가족의 일상을 담았습니다. 유가족과 시민들은 매주 월요일과 금요일&nbsp;안산 중앙역 등에서 '진상규명과 온전한 선체인양' 서명을 하고, 시청 앞 시민열린공간에서 매주 '세월호 작은문화제'를 열고, 416기억저장소에서는 '기억과 순례의 길'을 떠나고, 매달 16일에는 '안산동행 0416 행동'을 함께 합니다. 진상규명을 향한 움직임은 쉼이 없었던 것입니다. </p><p>&nbsp;</p><p>잊고 있었던 세월호 참사의 가슴 시린 시간들을 다시 소환한 영화는 영화관을 나서는 우리들에게 다시 묻습니다. 나와는 상관없는 이야기로 치부해 버린다면, 불편함을 무릅쓰고 뼈아픈 성찰을 하지 않는다면, 그러고도 내가 바라는 정의롭고 '좋은 나라'가 가능하겠냐고. 그리고 답합니다. 진실이 가려진 세상의 평화는 진짜 평화가 아니라고. '세월호의 시대'를 아무 일 없다는 듯 살고 있다면 당신의 가슴은 폐허라고. 영화가 우리 자신의 이야기인 이유는 여기에 있습니다. </p><p>&nbsp;</p><p><font color="#996633">"그날 아침 하늘은 기울었을 테고 친구들은 하나 둘 울었으리라 / 보고픈 엄마 아빨 불렀을 테고 어른들은 나직히 소리쳤었다 / 가만 가만 가만히 거기 있으라 / 가만 가만 가만히 거기 있으라 / 잊혀질 수 없으니 그리움도 어렵다 / 마음에도 못 있고 하늘에도 못 있다 / 잊으라고만 묻으라고만 그냥 가만히 있으라고만" </font></p><p><font color="#996633">- 가수 이승환 세월호 추모영상 '가만히 있으라' 중에서</font></p><table width="100%"><tbody><tr><td width="100%" style="text-align: right; color: rgb(51, 51, 153); font-size: 12px;"><br>○ 편집ㅣ박혜경 기자</td></tr></tbody></table>]]></description></item><item><author>김준수</author><category>영화</category><title><![CDATA['화성판' 삼시세끼, 괜스레 짠한 이유]]></title><link>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150475</link><pubDate>2015-10-18T13:34:22+09:00</pubDate><description><![CDATA[<P align=justify>영화 &lt;마션&gt;이 지난 8일 개봉했다. 80세 가까운 나이에도 매년 영화를 만드는 리들리 스콧 감독이 다시 우주로 눈을 돌렸다. 인류의 기원을 찾아 여행을&nbsp;떠났던 2012년 작&nbsp;&lt;프로메테우스&gt; 이후 3년 만이다. 이번에는 '외계 문명의&nbsp;식민&nbsp;행성'이 아닌 태양계의 '화성'을 이야기의 무대로 삼았다.</P>
<P align=justify>&nbsp;</P>
<P align=justify>영화 &lt;마션&gt;은 화성을 탐사하는 아레스 3 탐사대의 모습으로 막을 올린다. 붉은 황무지 한가운데에서 나사(NASA, 미국 항공 우주국)&nbsp;소속 우주인들은 화성의 흙을 채취하는 등 임무를 수행한다. 그러던 중,&nbsp;탐사선 모니터 가득 경고 문구가 뜨면서 평화롭던 풍경에 먹구름이 드리운다.</P>
<P align=justify>&nbsp;</P>
<P align=justify>큰 규모의&nbsp;모래 폭풍을 감지한 컴퓨터가&nbsp;경고음을 울린다.&nbsp;위험에서 벗어나고자&nbsp;탐사대장 루이스(제시카 차스테인)는 서둘러 지구로 귀환을 결정한다. 팀 전체가 계획된 일정을 모두 포기하고 돌아가려는 찰나, 폭풍 속에서 마크 와트니(맷 데이먼)가 강풍에 날린 통신 장비에&nbsp;충돌한 후&nbsp;실종된다. 결국, 남은 5명의 탐사대는 그가 우주복 손상으로 사망했을 것으로 판단하고 씁쓸하게&nbsp;화성을 떠난다.</P>
<P align=justify>&nbsp;</P>
<P align=justify><STRONG>화성에서 찍는 '먹방', 마크의 처절한 생존기</STRONG></P>
<P align=justify>&nbsp;</P>
<DIV align=center><IMG id=IIE001880513 style="MAX-WIDTH: 600px" src="http://ojsfile.ohmynews.com/STD_IMG_FILE/2015/1012/IE001880513_STD.jpg" align=center></DIV>
<P align=justify>나사 국장 테디(제프 다니엘스)가 참담한 표정으로&nbsp;언론에 마크 와트니의 사망 소식을 알리던 시각, 화성에서 그가 모래 구덩이에 반쯤 파묻힌 상태로 눈을 뜬다.&nbsp;지옥 같은 모래 폭풍에 휘말리고도 기적처럼 살아남은 상황. '산소 부족'을 가리키는 우주복 경고음에 깨어난 마크는 숨을 헐떡이며 임시 건물로 피신한다.</P>
<P align=justify>&nbsp;</P>
<P align=justify>험난한 사투는 그때부터 시작된다. '살았다'고 생각한 순간부터 '죽겠다'는 위기가 연이어 닥친다. 탐사대가 화성에 설치한 건물에는 산소와 물을 공급하는 기구가 있지만, 식량은 고작 한 달 분량만 남았다. 통신 장비는 파손됐고, 본부와 연락이 되더라도 구조대가 오기까지는 4년이 걸린다. 으르렁대는 짐승처럼,&nbsp;화성의 모래 폭풍이 밤마다 임시 건물을 뒤흔들며&nbsp;마크를 괴롭힌다.</P>
<P align=justify>&nbsp;</P>
<P align=justify>열악한 조건에서도 마크 와트니는 "여기서 죽지 않겠다"고 다짐한다. 식물학자의 능력을 살려 화성의 척박한&nbsp;흙으로 감자를 재배하겠다는 야심 찬 계획도 세운다. 화장실 칸에 압축 포장된 인분을 비료로 쓰기도 한다. 과학적 지식을&nbsp;동원해서&nbsp;임시 건물&nbsp;안에서 자체적으로 물을 생산하는 장면은 관객의 감탄을 자아낼 만하다.</P>
<P align=justify>&nbsp;</P>
<P align=justify>화성에서 찍는 '먹방'은 어떨까. 마크 와트니는 기록을 남기고자 매일 카메라로 영상을 찍는다. 지구에서 8000만km 떨어진 곳에 혼자 남은 상황, 살기 위해 감자를 우걱우걱 먹는 마크의 모습은 그야말로 애처롭다. 어느 누리꾼의 표현처럼 마치 화성에서 찍는 '삼시 세끼', '나 혼자 산다'를 보는 느낌이다.</P>
<P align=justify>&nbsp;</P>
<P align=justify>살아서 가족을 다시 만나기 위해 외로움, 굶주림과 싸우면서 마크는 삶을 포기하지 않는다. 상영 시간 2시간 20분, 영화 &lt;마션&gt;은 마크 와트니의 처절한 생존기를 고스란히 담았다.</P>
<P align=justify>&nbsp;</P>
<P align=justify><STRONG>SF영화 &lt;마션&gt;을 보다가&nbsp;&lt;라이언 일병 구하기&gt;가 떠올랐다</STRONG></P>
<P align=justify>&nbsp;</P>
<DIV align=center><IMG id=IIE001880508 style="MAX-WIDTH: 600px" src="http://ojsfile.ohmynews.com/STD_IMG_FILE/2015/1012/IE001880508_STD.jpg" align=center></DIV>
<P align=justify>화성을 배경으로 한 SF영화에서 스티븐 스필버그의 향기가 났다고 하면 조금 이상한 소리일까. 영화 &lt;마션&gt;을 보다가&nbsp;2차 세계대전을 소재로 한&nbsp;&lt;라이언 일병 구하기&gt;가 떠올랐다.</P>
<P align=justify>&nbsp;</P>
<P align=justify>&lt;마션&gt;에서 지구로 돌아오던 탐사대는 뒤늦게 마크의 생존 소식을 듣고 고민 끝에 그를 구하러 돌아가기로 한다. 한 명을 구조하러, 다섯 명이 성공 여부가 불확실한 임무에 동참한 셈이다. 이는&nbsp;&lt;라이언 일병 구하기&gt;에서 연합군에 중요하지 않은 인물인 '일병 라이언'을 구하기 위해 여덟 명의 군인이 목숨을 걸고 전장에 뛰어든다는&nbsp;설정과 겹친다. 공교롭게도 당시 제임스 라이언 일병을 연기한 배우도 '마크 와트니' 역의&nbsp;맷 데이먼이다.</P>
<P align=justify>&nbsp;</P>
<P align=justify>마찬가지로 닮은 점은 두 영화의 줄거리가 보여주는 휴머니즘이다. 각각 미 항공 우주국과 미 국방부가 개인을 구해내고자 희생을 감수하는 모습은 현실에서 쉽게 상상하기 힘들다. 영화에서 라이언과 마크를 지켜내려는 등장인물의 노력은&nbsp;'손익 계산'이 아니라 '마땅히 그래야 하는 일'이기 때문에 이뤄진다. 일촉즉발의 위기 상황에서도 우리가 끝까지 지켜야 할 것은 평화이고 생명이라는 듯이.</P>
<P align=justify>&nbsp;</P>
<P align=justify>'한 명의 목숨도 소중하다'는 다소 뻔한 이야기를 감동으로 바꿔놓는 것은&nbsp;감독의 연출력이다. 마크 와트니가 화성에서 겪는 사건은 긴장감을 팽팽하게 유지한다. 중간에 삽입되는 음악과 상황이 절묘하게 맞아 떨어지는 리들리 스콧 감독의 재치도 관람 요소 중 하나다.</P>
<P align=justify>&nbsp;</P>
<P align=justify>심각한 상황에서도 주인공이 보여주는 유머감각이 별사탕처럼 곳곳에서 터져 나온다. 대다수 인류에게 '미지의 영역'인 화성의 풍경을&nbsp;마치 실제로 스크린에 펼쳐놓은 듯한 영상미도&nbsp;관객이 우주여행을 대리만족 하도록&nbsp;돕는다.</P>
<P align=justify>&nbsp;</P>
<P align=justify><STRONG>지구 바깥에서 들여다본 우리네 삶은</STRONG></P>
<P align=justify>&nbsp;</P>
<DIV align=center><IMG id=IIE001880509 style="MAX-WIDTH: 600px" src="http://ojsfile.ohmynews.com/STD_IMG_FILE/2015/1012/IE001880509_STD.jpg" align=center></DIV>
<P align=justify>나무가 아닌 숲을 보려면, 숲 바깥으로 나가야 하는 법이다. 영화 &lt;마션&gt;의 등장인물이 우주 밖으로 나간 것도 어쩌면&nbsp;비슷한 이유였을까. 카메라는 긴박한 화성 표류기를 다루면서도 곳곳에서 개인의 삶을 비춘다.</P>
<P align=justify>&nbsp;</P>
<P align=justify>무중력 우주를 떠도는 우주인의 삶, 그를 기다리는 가족, 나사 본부에서 근무하는 이의&nbsp;바쁜 일상, 화성에서 생존을 위해 눈물 젖은 감자를 씹어먹는 마크의 하루까지. 위치는 다를지라도 그 무게감은 어느 것도 가볍지 않게 묘사됐다.</P>
<P align=justify>&nbsp;</P>
<P align=justify><FONT color=#996633>"장담하건대, 어느 순간 모든 게 틀어지고 '여기까지야', '이렇게&nbsp;끝나는구나'&nbsp;하는 순간이 올 겁니다. 포기하거나 죽지 않으려면,&nbsp;그런데도 계속 살아가야죠."</FONT></P>
<P align=justify>&nbsp;</P>
<P align=justify>계속된 위기는 마크 와트니 뿐 아니라 사실 누구에게나 닥치는 것이라고 &lt;마션&gt;은 보여주는 듯하다. '한 번에 하나씩 문제를 해결하다 보면 어느샌가 삶이 이어진다'는 메시지는&nbsp;평범한&nbsp;개인에게도 적용된다. 지구 바깥에서 들여다본 영화 속 인물의 일화는 복잡하고 치열하지만,&nbsp;단순하게 놓고 보면&nbsp;하나의 '고민'과 '극복'이&nbsp;거듭 엇갈리는 우리네 삶과 닮았다. 외계 황무지를 방황하는 한 남자의 '먹방'이 괜히 찡한 것은&nbsp;아마&nbsp;그런 이유가 아닐까.</P>]]></description></item><item><author>김용만</author><category>영화</category><title><![CDATA["순이익 없던 <안녕 투이>, 이번엔 십시일반"]]></title><link>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151989</link><pubDate>2015-10-17T11:19:34+09:00</pubDate><description><![CDATA[<DIV>
<DIV><FONT color=#333333 face=Gulim><SPAN style="FONT-SIZE: 15px; LINE-HEIGHT: 21px">
<DIV align=center><IMG id=IIE001882076 src="http://ojsfile.ohmynews.com/STD_IMG_FILE/2015/1016/IE001882076_STD.jpg" align=center></DIV><BR>지난 10월 13일, &lt;안녕 투이&gt;로 영화계에 잔잔한 감동을 주었던 김재한 감독과 제작자 겸 영업사원인 설미정씨를 만났습니다. &lt;오장군의 발톱&gt;이라는 새 영화를 준비중이라고 하는데 그간 이야기가 궁금했습니다.</SPAN></FONT></DIV>
<DIV><FONT color=#333333 face=Gulim><SPAN style="FONT-SIZE: 15px; LINE-HEIGHT: 21px"><BR></SPAN></FONT></DIV>
<DIV><FONT color=#333399 face=Gulim><SPAN style="FONT-SIZE: 15px; LINE-HEIGHT: 21px">- 잘 지내셨습니까? 2013년 &lt;안녕투이&gt; 후에 새로운 영화준비를 하고 계신데요. 지금까지 작품활동을 보면 2009년 &lt;조용한 남자&gt;, 2013년 &lt;안녕투이&gt; 그리고 2016년 &lt;오장군의 발톱&gt;으로 알고 있습니다. 매 영화마다 대한민국 사회에 날카로운 질문을 던지신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이번 작품에는 어떤 메시지가 담겨 있는지 궁금합니다.</SPAN></FONT></DIV>
<DIV><FONT color=#333333 face=Gulim><SPAN style="FONT-SIZE: 15px; LINE-HEIGHT: 21px">"네, 반갑습니다. 사실 &lt;안녕 투이&gt;로 많은 분들로부터 과분한 관심과 격려를 받아 감사했습니다. 하지만 모든 분들이 &lt;안녕 투이&gt;를 좋아하셨던 것만은 아닙니다. &lt;안녕 투이&gt;로 시사회를 하고, 관객들을 만났을 때, '영화를 보고 나면 우울하고 마음이 무겁다. 현재 상황이 이런지 알지만 현실을 직면하는 것이 속이 아프다'는 평이 많았습니다. 반면에 있는 '그대로의 모습에서 어찌 살아야 할지 생각하게 되었다'는 평도 있었습니다.&nbsp;</SPAN></FONT></DIV>
<DIV><FONT color=#333333 face=Gulim><SPAN style="FONT-SIZE: 15px; LINE-HEIGHT: 21px"></SPAN></FONT>&nbsp;</DIV>
<DIV><FONT color=#333333 face=Gulim><SPAN style="FONT-SIZE: 15px; LINE-HEIGHT: 21px">보통 영화를 보는 이유가 스트레스를 풀려는 목적도 있습니다. 헌데 저의 영화가 감독의 취향이 무거워서 지금까지의 영화가 어두웠던 부분이 많았던 것이 사실입니다. 해서 이번 &lt;오장군의 발톱&gt;(국내 연극이 원작, 1974년작품, 판금, 1988년부터 공연됨)은 평화로운 삶의 현장에 전쟁이 닥치면 공동체에 어떤 변화, 파괴가 일어나는지에 대해 유쾌하게 풀어내고 싶었습니다. </SPAN></FONT></DIV>
<DIV><FONT color=#333333 face=Gulim><SPAN style="FONT-SIZE: 15px; LINE-HEIGHT: 21px"></SPAN></FONT>&nbsp;</DIV>
<DIV><FONT color=#333333 face=Gulim><SPAN style="FONT-SIZE: 15px; LINE-HEIGHT: 21px">전쟁이 나면 개인들은 자신의 힘으로는 어찌 할 수 없는 형태로 밀려나게 됩니다. 제작자도 감독에게 밝게 가자. 사람들에게 편안함은 아니더라도 우울하지 않다는 느낌을 주자고 수차례 요구를 했습니다. 이런 여러 상황에서 &lt;장군의 발톱&gt;이 적합한 작품이라고 생각했고 도전하게 된 것입니다."</SPAN></FONT></DIV>
<DIV><FONT color=#333333 face=Gulim><SPAN style="FONT-SIZE: 15px; LINE-HEIGHT: 21px"><BR></SPAN></FONT></DIV>
<DIV><FONT color=#333399 face=Gulim><SPAN style="FONT-SIZE: 15px; LINE-HEIGHT: 21px">- &lt;오장군의 발톱&gt;에 대해 소개해 주시죠.</SPAN></FONT></DIV>
<DIV><FONT color=#333333 face=Gulim><SPAN style="FONT-SIZE: 15px; LINE-HEIGHT: 21px">"&lt;오장군의 발톱&gt;은 원래 연극작품입니다. 제가 젊었을 때, 연극으로 직접 연기했었던 작품이기도 합니다. 이 작품의 내용에 많은 감동을 하고 있었습니다. 이 정도의 유쾌함과 슬픔이라면 관객분들에게도 많은 메시지를 줄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이 작품을 하자고 마음 먹은 후 원작자이신 박조열 선생님을 찾아 뵈었습니다. 감사하게도 박조열 선생님께서 작품의 영화화를 흔쾌히 허락하시고 여러 자료를 제공해 주시는 등 전폭적인 지지를 해 주고 계십니다. 이에 원작품에 대한 누가 되지 않게 영화를 더욱 잘 만들어야겠다는 책임감을 많이 느낍니다."</SPAN></FONT></DIV>
<DIV><FONT color=#333333 face=Gulim><SPAN style="FONT-SIZE: 15px; LINE-HEIGHT: 21px"><BR></SPAN></FONT></DIV>
<DIV><FONT color=#333399 face=Gulim><SPAN style="FONT-SIZE: 15px; LINE-HEIGHT: 21px">- 실제로 조사해보니 &lt;오장군의 발톱&gt;은 지금도 연극작품으로 공연이 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만큼 많은 분들이 알고 있는 어찌 보면 검증된 작품이라는 건데요. 이 작품을 영화화하는데 그만큼 부담감도 있을 것 같습니다. 현재 제작 상황은 어떤가요?</SPAN></FONT></DIV>
<DIV><FONT color=#333333 face=Gulim><SPAN style="FONT-SIZE: 15px; LINE-HEIGHT: 21px">"현재 헤드컷만 되어 있는 상태입니다. 배우 빼고는 모든 준비가 순조롭게 진행 중입니다. 기술진, 음악감독, 웹툰작가분까지 결합한 상태입니다. 게다가 창원시가 39사단을 촬영 장소로&nbsp;협조해 주기로 약속했습니다. 모든 상황이 순조로와 보이지만 이번 영화는 &lt;안녕 투이&gt; 때와는 많이 다릅니다. 간단히 말씀드리자면 우선 제작환경이 많이 바꿨습니다.</SPAN></FONT></DIV>
<DIV><FONT color=#333333 face=Gulim><SPAN style="FONT-SIZE: 15px; LINE-HEIGHT: 21px"></SPAN></FONT>&nbsp;</DIV>
<DIV><FONT color=#333333 face=Gulim><SPAN style="FONT-SIZE: 15px; LINE-HEIGHT: 21px"></SPAN></FONT><FONT color=#333333 face=Gulim><SPAN style="FONT-SIZE: 15px; LINE-HEIGHT: 21px">사실 &lt;조용한 남자&gt;(2009년)는 초저예산 영화였습니다. 당시 금액으로 1500만 원 정도 투입되었습니다. 해서 지금까지도 후반작업을 마무리 하지 못한 미완성 작품입니다. 당시에는 돈이 없었기에 촬영장소 자체도 돈이 절대 들어가지 않는 지인의 가게, 지인의 집, 등에서 촬영을 했었습니다. 두번째 영화인 &lt;안녕 투이&gt; 제작시에는 지역의 경남은행이 1억 원, 영화진흥위원회에서 스태프 인건비 지원을 받았습니다.</SPAN></FONT></DIV>
<DIV><FONT color=#333333 face=Gulim><SPAN style="FONT-SIZE: 15px; LINE-HEIGHT: 21px"></SPAN></FONT>&nbsp;</DIV>
<DIV><FONT color=#333333 face=Gulim><SPAN style="FONT-SIZE: 15px; LINE-HEIGHT: 21px">그 외에 현물, 물류, 개인 후원 등으로 4600만 원 정도를 모았습니다. 이것만 해도 2억 원인데, 후반 제작 지원 부산국제영화제로부터 5000만 원 정도를 지원받았고 배급사로부터 1500만 원을 지원받았습니다. 그리고 개봉지원금으로 3000만을 지원받았습니다. 즉 &lt;안녕 투이&gt;의 경우 개봉까지 3억3천만 원 정도 들었습니다. 어찌보면 &lt;안녕 투이&gt;는 천운을 탔던 영화라고 볼 수 있습니다.</SPAN></FONT></DIV>
<DIV><FONT color=#333333 face=Gulim><SPAN style="FONT-SIZE: 15px; LINE-HEIGHT: 21px"><BR></SPAN></FONT></DIV>
<DIV><FONT color=#333333 face=Gulim><SPAN style="FONT-SIZE: 15px; LINE-HEIGHT: 21px">지금의 상황은 많이 다릅니다. 기업이나 단체의 지원이나 후원을 바랄 수 없는 상황입니다. 즉 이번 영화, &lt;오장군의 발톱&gt;을 제작하기 위한 예산이 없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하지만 &lt;오장군의 발톱&gt;은 워낙 좋은 작품이기에 해야 되겠다라고 생각했습니다. 지금 아니면 언제 할 수 있을까라고 생각한 것도 사실입니다. 그렇다면 어쨌던 준비를 해야 했고 돈을 마련했어야 합니다. 해서 저희는 '십시일반 제작펀딩 프로젝트'를 추진하게 되었습니다."</SPAN></FONT></DIV>
<DIV><FONT color=#333333 face=Gulim><SPAN style="FONT-SIZE: 15px; LINE-HEIGHT: 21px"><BR></SPAN></FONT></DIV>
<DIV><FONT color=#333399 face=Gulim><SPAN style="FONT-SIZE: 15px; LINE-HEIGHT: 21px">- '십시일반 제작펀딩 프로젝트'에 대해 자세히 설명 좀 해 주시죠.</SPAN></FONT></DIV>
<DIV><FONT color=#333333 face=Gulim><SPAN style="FONT-SIZE: 15px; LINE-HEIGHT: 21px">"일반분들이 투자를 하시는 겁니다. 3억을 목표로, 초기 돈 1억을 모으는 것이 목표입니다. 1억으로 2억의 투자를 받는 것, 가장 현실적인 목표입니다. &lt;안녕 투이&gt; 때 순이익은 없었습니다. 개봉 후 정산해도 대출이 그대로 였으니까요.(웃음) 이번엔 이렇게 해보자고 했습니다. 1인당 10만 원이면 1000명이면 1억이 됩니다. 10만 원을 어떻게 후원받지? 재미있게 해보자고 했고 후원이 아니라 투자를 받기로 했습니다. 개봉하고 정산하고 최소의 돈이라도 나눠보자고 말입니다."</SPAN></FONT></DIV>
<DIV><FONT color=#333333 face=Gulim><SPAN style="FONT-SIZE: 15px; LINE-HEIGHT: 21px"></SPAN></FONT>&nbsp;</DIV>
<DIV>
<DIV align=center><IMG id=IIE001882078 style="MAX-WIDTH: 600px" src="http://ojsfile.ohmynews.com/STD_IMG_FILE/2015/1016/IE001882078_STD.jpg" align=center></DIV>
<P></P><BR></DIV>
<DIV><FONT color=#333399 face=Gulim><SPAN style="FONT-SIZE: 15px; LINE-HEIGHT: 21px">- 현실적으로 가능한, 재미있는 방법이군요. 진행은 잘 되고 있습니까?</SPAN></FONT></DIV>
<DIV><FONT color=#333333 face=Gulim><SPAN style="FONT-SIZE: 15px; LINE-HEIGHT: 21px">"네 저희들은 벽돌을 쌓자고 이야기 합니다. 벽돌 한장에 10만 원, 1000명의 벽돌이 쌓이면 1억이 됩니다. 영업 시작한 지 1주일이 지났을 때 통장에 520만 원이 입금되었습니다. 저희들의 영업사원 1호이신 이은경 선생님께서는 1호로 100만 원을 투자하셨고 전국을 돌며 투자자들을 모으고 있습니다. 저희가 훈련을 잘 시킨 덕이지요.(웃음) 사람들이 같이 하면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같이 벽돌을 쌓다보면 블럭이 되고 지붕이 생기고, 방이 생기고 집이 완성될 것입니다. 영화가 제작될 것입니다."</SPAN></FONT></DIV>
<DIV><FONT color=#333333 face=Gulim><SPAN style="FONT-SIZE: 15px; LINE-HEIGHT: 21px"><BR></SPAN></FONT></DIV>
<DIV><FONT color=#333399 face=Gulim><SPAN style="FONT-SIZE: 15px; LINE-HEIGHT: 21px">- &lt;오장군의 발톱&gt;은 지금도 공연중인 작품인데 이 작품이 독립영화화 되면 다른 점이 있을 것 같습니다. 어떤 차이점이 있나요?</SPAN></FONT></DIV>
<DIV><FONT color=#333333 face=Gulim><SPAN style="FONT-SIZE: 15px; LINE-HEIGHT: 21px">"원작도 훌륭한 작품입니다. 이 작품을 감독의 눈으로 다시 바라보는 것이 차이점일 것입니다. 주 내용으로 동쪽 나라, 서쪽 나라라는 허구의 나라 이야기지만 우리네 삶에 대한 이야기 입니다. 굉장히 현실적이기도 하고, 굉장히 잔인할 수도 있는 이야기 입니다. 저는 영화에서 더욱 현실적으로 표현할 것입니다. 저의 고민도 마찬가지 입니다. 연극에서 상상했던 부분들을 영화로, 스크린으로 어떻게 표현할 것인가가 가장 큰 고민거리입니다. 최소한 원작에 누가 되면 안 되니까요."&nbsp;</SPAN></FONT></DIV>
<DIV><FONT color=#333333 face=Gulim><SPAN style="FONT-SIZE: 15px; LINE-HEIGHT: 21px"><BR></SPAN></FONT></DIV>
<DIV><FONT color=#333399 face=Gulim><SPAN style="FONT-SIZE: 15px; LINE-HEIGHT: 21px">- 그렇군요. 이 영화를 통한 메시지가 궁금합니다.</SPAN></FONT></DIV>
<DIV><FONT color=#333333 face=Gulim><SPAN style="FONT-SIZE: 15px; LINE-HEIGHT: 21px">"전쟁과 인간에 대한 이야기 입니다. 지금도 지구촌 곳곳에서는 끊임없이 전쟁과 테러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어떻든 그 속에는 사람이 있습니다. 얼마전 이스라엘 시민들이 팔레스타인들이 공격 당하는 것을 강둑에 앉아 폭격을 구경하는 장면을 본 적이 있습니다. 저는 이것이 납득되지 않았습니다. 한 쪽에선 불꽃놀이 구경하듯 보고&nbsp;한 쪽에선 이유도 모르게 가족을 잃는 아픔을 겪고 있습니다. 지금 현재에도 전쟁은 물음표 입니다. </SPAN></FONT></DIV>
<DIV><FONT color=#333333 face=Gulim><SPAN style="FONT-SIZE: 15px; LINE-HEIGHT: 21px"></SPAN></FONT>&nbsp;</DIV>
<DIV><FONT color=#333333 face=Gulim><SPAN style="FONT-SIZE: 15px; LINE-HEIGHT: 21px">지금도 전쟁은 일어나고 있고 많은 어린이들이, 가족들의 삶이 무참히 사라져 가고 있습니다. 그 속에서 다른 바깥에 있는 사람들은 뭘 하고 있을까요? 강건너 구경하는 이스라엘 사람들과 먼 나라인 대한민국에서 방에 앉아 TV로 전쟁상황을 지켜보는 우리들은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전쟁의 반대말은 평화라고 생각합니다. 지금이 평화의 시대라면 나만의 평화가 아닌 모두의 평화가 되어야 합니다. 당신은 어느 쪽에 있는가?를 묻고 싶습니다."</SPAN></FONT></DIV>
<DIV><FONT color=#333333 face=Gulim><SPAN style="FONT-SIZE: 15px; LINE-HEIGHT: 21px"><BR></SPAN></FONT></DIV>
<DIV><FONT color=#333399 face=Gulim><SPAN style="FONT-SIZE: 15px; LINE-HEIGHT: 21px">- 기대되는 영화입니다. 마지막으로 시민펀딩투자에 동참하고 싶은 분은 어떻게 하면 되나요?</SPAN></FONT></DIV>
<DIV><FONT color=#333333 face=Gulim><SPAN style="FONT-SIZE: 15px; LINE-HEIGHT: 21px">"제작자 겸 영업사원인 설미정샘께 전화를 하셔도 되고, 제작소에 전화를 주셔도 됩니다(055 601 8216). 페이스 북 페이지 &lt;오장군의 발톱&gt;에 오셔서 정보를 확인하셔도 됩니다. 아무쪼록 우리의 벽돌을 쌓는 일에 많은 분들이 동참해 주셨으면 합니다. 대만의 차이밍량감독님께서 이런 말씀을 했습니다. '우리의 내일을 걱정하면 상업영화를 하고 나의 내일을 생각하면 독립영화를 한다.' 사람들이 보고 싶은 것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현실을 보여주는 것이 독립영화라고 생각합니다. 독립영화에 많은 관심을 가져주십시오."</SPAN></FONT></DIV>
<DIV><FONT color=#333333 face=Gulim><SPAN style="FONT-SIZE: 15px; LINE-HEIGHT: 21px"></SPAN></FONT>&nbsp;</DIV>
<DIV><FONT color=#333333 face=Gulim><SPAN style="FONT-SIZE: 15px; LINE-HEIGHT: 21px">
<DIV align=center><IMG id=IIE001882079 style="MAX-WIDTH: 600px" src="http://ojsfile.ohmynews.com/STD_IMG_FILE/2015/1016/IE001882079_STD.jpg" align=center></DIV>
<P></P><BR></SPAN></FONT></DIV>
<DIV><FONT color=#333333 face=Gulim><SPAN style="FONT-SIZE: 15px; LINE-HEIGHT: 21px">마무리하며</SPAN></FONT></DIV>
<DIV><FONT color=#333333 face=Gulim><SPAN style="FONT-SIZE: 15px; LINE-HEIGHT: 21px"><BR></SPAN></FONT></DIV>
<DIV><FONT color=#333333 face=Gulim><SPAN style="FONT-SIZE: 15px; LINE-HEIGHT: 21px">사실 개인적으로 김재한 감독을 만나지 않았다면, &lt;안녕 투이&gt;를 보기 전까지는 독립영화에 대해 알지 못했습니다. 독립영화는 상업영화와 함께 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상업영화가 사람들에게 해피엔딩과 화려함을 보여준다면 독립영화를 통해 사회의 거칠고 어두운 부분을 봄으로써 우리가 잊고 살려고 하는 것을 자각해야 합니다.</SPAN></FONT></DIV>
<DIV><FONT color=#333333 face=Gulim><SPAN style="FONT-SIZE: 15px; LINE-HEIGHT: 21px"><BR></SPAN></FONT></DIV>
<DIV><FONT color=#333333 face=Gulim><SPAN style="FONT-SIZE: 15px; LINE-HEIGHT: 21px">아쉽게도 경남에는 독립영화관이 없습니다. 올 7월에 개봉했던 구자환 감독의 &lt;레드툼&gt;같은 경우도 상영관을 제대로 확보치 못해 감독님이 영화를 들고 전국을 돌고 있습니다.&nbsp;</SPAN></FONT></DIV>
<DIV><FONT color=#333333 face=Gulim><SPAN style="FONT-SIZE: 15px; LINE-HEIGHT: 21px"><BR></SPAN></FONT></DIV>
<DIV><FONT color=#333333 face=Gulim><SPAN style="FONT-SIZE: 15px; LINE-HEIGHT: 21px">먹고 싶은 것만 먹고 살 수 없습니다. 보고 싶은 것만 보고 살 수도 없을 것입니다. 상업영화로 스트레스를 푼다면 독립영화를 통해 고민도 함께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SPAN></FONT></DIV>
<DIV><FONT color=#333333 face=Gulim><SPAN style="FONT-SIZE: 15px; LINE-HEIGHT: 21px"><BR></SPAN></FONT></DIV>
<DIV><FONT color=#333333 face=Gulim><SPAN style="FONT-SIZE: 15px; LINE-HEIGHT: 21px">&lt;오장군의 발톱&gt;을 응원합니다.</SPAN></FONT></DIV></DIV>]]></description></item><item><author>김철관</author><category>영화</category><title><![CDATA[대종상 홍보대사 최민식·손예진 "무한한 영광"]]></title><link>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151530</link><pubDate>2015-10-15T10:57:39+09:00</pubDate><description><![CDATA[<DIV align=center><IMG id=IIE001881581 src="http://ojsfile.ohmynews.com/STD_IMG_FILE/2015/1015/IE001881581_STD.jpg" align=center></DIV>
<P align=justify>올 대종상영화제 홍보대사에 지난해 남우주연상과 여우주연상을 탄 배우 최민식·손예진씨가 위촉됐다.</P>
<P align=justify>&nbsp;</P>
<P align=justify>제52회 대종상영화제 조직위원회(조직위원장 김구회)는 지난 14일 오후 2시 30분, 서울 중구 밀레니엄 서울 힐튼호텔 아트리움에서 홍보대사 위촉 및 기자간담회를 했다.</P>
<P align=justify>&nbsp;</P>
<P align=justify>오는 11월 20일 KBS홀에서 생방송으로 열릴 제52회 대종상영화제 홍보대사에 영화 &lt;명랑&gt;의 주연배우 최민식씨와 &lt;해적 바다로 간 산적&gt;의 주연배우 손예진씨가 위촉장을 받았다.</P>
<P align=justify>&nbsp;</P>
<P align=justify><STRONG>굴곡 있었지만 "비 온 뒤 땅이 굳을 수 있도록..."</STRONG></P>
<P align=justify>&nbsp;</P>
<DIV align=center><IMG id=IIE001881579 src="http://ojsfile.ohmynews.com/STD_IMG_FILE/2015/1015/IE001881579_STD.jpg" align=center></DIV>
<P align=justify><BR>임성민 아나운서의 사회로 진행된 이 날 기자회견에서 인사말을 한 52회 대종상영화제조직위원회 김구회 조직위원장은 "대종상영화제가 국민에게 사랑받고 신뢰받는 영화제가 되기 위해서, 조직위원회에서도 많은 고심·고민을 하며 추진하고 있다"고 피력했다.</P>
<P align=justify>&nbsp;</P>
<P align=justify>김 조직위원장은 "오늘 이 자리에 대스타인 최민식 배우와 손예진 배우를 모시게 됐다"며 "대종상영화제가 나가는 길에 함께 손잡고 나가는 그런 의미 있는 출발점의 날"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종상영화제가 국민에게 사랑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많은 관심과 응원을 부탁한다"고 덧붙였다.</P>
<P align=justify>&nbsp;</P>
<P align=justify>이어 대종상영화제 집행위원회 최하원 집행위원장은 "우리 옛날 말에 '비 온 뒤에 땅이 굳는다'는 말이 있다"며 "아시다시피 영화인협회는 물론이고 대종상도 어려운 굴곡이 있었다"고 말했다.</P>
<P align=justify>&nbsp;</P>
<P align=justify>최 집행위원장은 "그러한 굴곡과 역경을 딛고 오늘 다시 이 자리에 섰다"며 "새로운 출발점에서 집행위원장으로서 드릴 말은 대종상이 정말 공정하고, 누가 보더라도 흠이 없는 훌륭한 대종상으로 출발하게 됐다는 결심을 말씀드린다"고 밝혔다. 그는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을 여러분 앞에 약속한다"고 첨언했다.</P>
<P align=justify>&nbsp;</P>
<DIV align=center><IMG id=IME000074084 src="http://ojsfile.ohmynews.com/MOV_T_IMG/2015/1015/ME000074084_STD.jpg" align=center></DIV>
<P align=justify>&nbsp;</P>
<P align=justify>지난해 대종상영화제 남우주연상을 받았고, 이날 홍보대사로 위촉한 배우 최민식씨는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대종상영화제 홍보대사를 맡게 돼 무한한 영광으로 생각한다"며 "집행위원장님이 말씀하신 '비 온 뒤에 땅이 굳는다는 말'이 있듯, 영화인의 한 사람으로서 그동안의 대종상의 아픔과 우여곡절을 딛고 새롭게 출발하길 간절히 소망한다"고 말했다.</P>
<P align=justify>&nbsp;</P>
<P align=justify>이어 "대종상이 거듭거듭 국민에게 사랑받는 그런 영화제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미약한 힘이나마 보태겠다"며 "앞으로 대종상영화제에 관심과 사랑을 부탁한다"고 말했다.</P>
<P align=justify>&nbsp;</P>
<DIV align=center><IMG id=IME000074085 src="http://ojsfile.ohmynews.com/MOV_T_IMG/2015/1015/ME000074085_STD.jpg" align=center></DIV>
<P align=justify><BR>지난해 대종상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수생했고, 이날 홍보대사로 위촉한 배우 손예진씨는 "누구나 다 알고 있고, 영화인이라면 한 번쯤 꿈꾸는 대종상 영화제를 맞이해, 52회 영화제 홍보대사가 된 것을 진심으로 고맙게 생각한다"며 "제가 평소 좋아하고 존경하는 최민식 선배님과 함께 홍보대사를 맡게 돼 뜻깊고 영광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P>
<P align=justify>&nbsp;</P>
<DIV align=center><IMG id=IME000074086 src="http://ojsfile.ohmynews.com/MOV_T_IMG/2015/1015/ME000074086_STD.jpg" align=center></DIV>
<P align=justify><BR>명예조직위원장인 새누리당 최고위원인 이정현 의원은 "최근에 대한민국의 영화가 국민에게 자부심과 긍지를 보여주고 있다"며 "청와대 있을 때 대통령님과 외국에 나갈 때 많은 외국인 청년들이 한국의 문화, 그중에서도 영화를 많이 보고 있다고 얘기하는 소리를 들으면서 정말 너무너무 가슴이 벅찼다"고 말했다.</P>
<P align=justify>&nbsp;</P>
<P align=justify>이어 "영화인 한분 한분들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드리고 싶다"며 "앞으로도 영화가 크게 발전하는데 아주 작은 힘이나마 정치권에서 할 수 있는 역할이 있으면 하고 싶다"고 말했다.</P>
<P align=justify>올해부터 신설된 명예조직위원장에는 새누리당 최고위원인 이정현 의원과 새정치민주연합 전병헌 의원이 위촉됐다.</P>
<P align=justify>&nbsp;</P>
<P align=justify>이날 52회 대종상영화제 조직위원회 조근우 사업본부장이 대종상 운영과 진행에 대해 설명했다.</P>
<P align=justify>&nbsp;</P>
<P align=justify>조 본부장은 "대종상에 대해 말이 많아 영화인들이 많이 걱정하고 고민했다"라며 "'대종상이 국내 최고의 영화제인데 이대로 갈 수가 없다'고 생각했다"고 입을 열었다. 그는 "8개 영화 관련 협회들이 한 자리에 모여 많은 협의를 하고 결론을 내린 결과, 52회 영화제부터는 새롭게 태어나는 대종상영화제로 시작하기로 했다"고 말했다.</P>
<P align=justify>&nbsp;</P>
<P align=justify>이날 기자회견에는 집행위원장인 최하원 (사)한국영화인총연합회 회장 직무대행과 정진우 한국영화감독협회장, 거룡 한국영화배우협회장, 조동관 한국영화촬영감독협회장, 이주생 한국영화조명감독협회장, 장태령 한국영화기획프로듀서협회장, 이태성 한국기술단체협의회장, 문상훈 시나리오작가협회장, 박현우 한국영화음악협회장 등 8개 협회장이 모두 참석했다.</P>
<P align=justify>&nbsp;</P>
<P align=justify><STRONG>대종상, 예년과 어떤 점이 바뀌나?</STRONG></P>
<P align=justify>&nbsp;</P>
<DIV align=center><IMG id=IIE001881578 src="http://ojsfile.ohmynews.com/STD_IMG_FILE/2015/1015/IE001881578_STD.jpg" align=center></DIV>
<P align=justify><BR>한편, 52회 대종상영화제는 '국민과 함께 새롭게 태어나는 대종상영화제'로 모토를 정했다. 영화인들의 진정한 화합의 장의 일환으로 역대 대종상 수상 배우 모두를 초청키로 했다. 화려하고 품격 있는 최고의 영화제로 거듭나기 위해 세계 최초의 레드카펫이 선보인다.</P>
<P align=justify>&nbsp;</P>
<P align=justify>해외부문 대종상이 신설되고, 중화권 인터넷생중계 및 모바일 투표(인기상, 주연상, 조연상, 신인상)를 진행해 배점에 반영한다. 또한, 남북 문화교류의 장을 위해 북측 감독 및 배우를 초청하게 된다. 영화인들의 공익 실현과 사회적 환원의 목적으로 '나눔화합상'도 신설했다.</P>
<P align=justify>&nbsp;</P>
<P align=justify>현재 출품작 44편이 접수돼 지난 10월 7일부터 (오는 24일까지) 예심에 들어갔고, 오는 11월 2일부터 13일까지 본심을 진행한다. 인기상, 주연상, 조연상, 신인상 등 4개 분야는 전 국민 모바일 투표 점수를 심사에 반영하게 된다.</P>
<P align=justify>&nbsp;</P>
<P align=justify>나눔화합상, 해외부문대종상, 북측문화상 등을 신설했다. 시상은 본상 21개 부문과 기타 6개 부문으로 나눠 총 27개 부문의 시상이 이루어진다. 52회 대종상영화제는 (사)한국영화인총연합회가 주최하고 대종상영화제 조직위원회가 주관한다. 문화관광체육부와 영화진흥위원회가 후원한다.</P>
<P align=justify>&nbsp;</P>
<P align=justify>대종상영화제 첫 시상식은 62년에 있었다. 올해 52회째를 맞았다. 오는 11월 20일 KBS홀에서 시상식을 연다. 52회 대종상영화제 시상식에는 레드카펫을 그 어느 때보다도 성대하게 치를 예정이다. 올해는 어떤 작품 어떤 배우들이 수상의 영광이 돌아갈지 벌써 관심이 쏠리고 있다.</P>]]></description></item><item><author>조영훈</author><category>영화</category><title><![CDATA[청춘을 위로하는 노인은 현실에 없다 ]]></title><link>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150334</link><pubDate>2015-10-12T10:47:17+09:00</pubDate><description><![CDATA[<P>낸시 마이어스 감독의 영화 &lt;인턴&gt;은 의외의 흥행을 거둔 작품이다. 특히 올가을 최고의 기대작 중 하나였던 이준익 감독의 영화 &lt;사도&gt;를 제쳤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어떤 이는 "&lt;사도&gt;를 보고 받은 스트레스를 &lt;인턴&gt;을 보고 풀었다"라고도 한다. </P>
<P>&nbsp;</P>
<P>&lt;사도&gt;에선 세대갈등, 아니 세대전쟁이라 할 수 있는 이야기가 영화 전면에 펼쳐진다. 그 세대전쟁의 뒤에 끝내 뒤주에 갇혀 죽음에 이르는 건 단연 자식 세대다. &lt;사도&gt;는 오늘의 젊은 세대가 처한 현실을 그대로 보여주는 영화일지 모른다. </P>
<P>&nbsp;</P>
<P>작금의 세상엔 '헬조선(지옥을 뜻하는 영어단어인 'hell'에 조선을 합성한 말로 지옥 같은 한국을 이르는 신조어)'을 부르짖는 자조와 절망의 목소리가 지옥불처럼 차고 넘친다. 자살률, 출산율, 실업률 등의 통계자료는 헬조선의 현실을 객관적 수치로 뒷받침한다.</P>
<P>&nbsp;</P>
<P>특히 한국의 자살률이 OECD 국가들 중 11년째 굳건한 1위를 지키고 있고, 심지어 한국에서 2007년부터 2011년까지 자살로 생을 마감한 사람들의 수(71916명)가 같은 기간 이라크 전쟁 중에 사망한 군인과 민간인의 수(38625명)에 비해 2배 이상 많으며(3일 보건복지부 발표), 인구 10만 명 당 한국의 자살률(29.1명)이 최근 세계 최악의 경제난으로 나라 자체가 부도 위기라는 그리스의 자살률(4.2명)에 비해서도 약 7배나 더 많다는 소식 등을 접하면, 정말 여기가 죽지 않고 살아있는 몸으로도 갈 수 있는 지옥(hell)이구나 하는 생각까지 든다. </P>
<P>&nbsp;</P>
<P>이 같은 복마전에 가까운 현실을 살고 있는 대한민국의 국민들에게 &lt;사도&gt;는 다소 버거운 영화였는지 모른다. 안 그래도 힘든데 피로감만 더했을 수 있다. 반면 &lt;인턴&gt;의 세계에는 현실에서 벌어지는 전쟁 같은 갈등 상황이 거의 보이지 않는다. 대신 70살 노인이 하는 태극권 동작 같은 느긋함과 편안함이 가득하다. 전형적인 힐링 판타지물이다. </P>
<P>&nbsp;</P>
<P><STRONG>"'꼰대' '개저씨'에 정확히 대척점에 선 인턴"&nbsp;</STRONG></P>
<P>&nbsp;</P>
<P>영화에는 이야기의 축이라 할 만한 뚜렷한 갈등구도가 보이지 않는다. 30세 여성 CEO인 줄스(앤 해서웨이 분)와 70세 남성 인턴인 벤(로버트 드 니로)의 만남이란 성별, 나이, 지위의 대립구도는 영화를 보지 않은 이들의 흥미를 유발하는 역할을 톡톡히 수행한다. 하지만 실제 영화에서 이 같은 대립구도는 별다른 긴장감 유발 없이 작품 중반부 이후 손쉽게 화합한다. 줄스의 대사를 보라. </P>
<P>&nbsp;</P>
<P>"당신(벤)은 나의 인턴이자 소중한 친구입니다!" </P>
<P>&nbsp;</P>
<DIV align=center><IMG id=IIE001879948 style="MAX-WIDTH: 600px" src="http://ojsfile.ohmynews.com/STD_IMG_FILE/2015/1011/IE001879948_STD.jpg" align=center></DIV>
<P><BR>이는 물론 지혜롭고 유연한, 이상향에 가까운 노인 '인턴' 벤에 의해서다. 벤은 귀는 열어두되 입은 닫아둔 그야말로 모두가 꿈꾸는 이상적인 노인이다. 요즘 '헬조선'이란 말과 함께 부정적으로 묘사되는 '꼰대'나 '개저씨'란 신조어가 지칭하는 어른과 정확히 대척점에 있는 진짜 어른이라 할 수 있다. </P>
<P>&nbsp;</P>
<P>문제는 이 '진짜' 어른 벤이 우리나라의 현실에서는 사실상 존재하지 않는 '가짜' 어른이란 점이다. 현실의 어른들은 어떤가. 비록 영화이긴 하지만 &lt;사도&gt; 속 영조(송강호 분)의 대사를 들어보자. </P>
<P>&nbsp;</P>
<P><FONT color=#996633>"이렇게 좋은 환경에서 너(사도세자)는 왜 공부를 안 하니!"</FONT> </P>
<P>&nbsp;</P>
<P>안 하던 공부를 해서 겨우 대학에 들어가면 뭐하나. 이번엔 취업은 언제 하냐고 몰아세울 테고, 취업을 하면 또 결혼은 언제 하냐고 안달할 테며, 결혼을 하면 또 애는 언제 낳을 거냐며 뒤주처럼 숨 막히는 오지랖을 부릴 어른들 역시 세상 곳곳에 널려있다. </P>
<P>&nbsp;</P>
<P>영화 &lt;인턴&gt;이 개봉해서 인기를 끌었던 시점이 온 가족이 모인다는 추석 연휴 직후라는 사실이 가리키는 것은 무엇일까. 실제로&nbsp;CGV리서치센터가 개봉일부터 지난 6일까지 영화 &lt;인턴&gt;을 관람한 관객을 연령대별로 분석한 자료를 보면 20대가 전체의 47.6%로 1위이고, 30대가 26.7%로 2위다. </P>
<P>&nbsp;</P>
<P>이처럼 &lt;인턴&gt;은 한국 젊은이들의 이상적 노인에 대한 판타지가 흥행으로 이어진 영화라 할 수 있겠다. 영화에서 지혜로운 70세의 인턴 벤은 인생의 인턴이랄 수 있는 30세의 CEO인 줄스를 비롯한 직장의 청년 동료들의 멘토 역할을 한다.</P>
<P>&nbsp;</P>
<P>공사를 망라한 크고 작은 문제들을 조용히 경청하고 그들이 도움을 청할 때 비로소 70년 삶의 지혜가 응축된 아날로그적 경험을 나눈다. 뿐만 아니라 집을 구하지 못한 젊은 입사동기를 자신의 집에 살게 해 주기도 하고 시시콜콜한 연애상담도 해 준다. </P>
<P>&nbsp;</P>
<P><STRONG>젊은이들을 위로하는 어른은 어디에 있나?</STRONG></P>
<P>&nbsp;</P>
<P>이렇듯 이 나이든 인턴은 자신이 다른 이들에게 해야 할 일을 잘 알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이를 실천하기 위해 항시 준비하고 있는 인물이기도 하다. 이 노인(벤)의 대사를 보라. </P>
<P>&nbsp;</P>
<P><FONT color=#996633>"요즘 젊은이들은 손수건을 안 가지고 다니지. 그런데 자네, 손수건의 진짜 용도가 뭔지 아나. 바로 나를 위해서가 아니라 누군가의 눈물을 닦아주기 위한 거라네."</FONT></P>
<P>&nbsp;</P>
<DIV align=center><IMG id=IIE001879951 style="MAX-WIDTH: 600px" src="http://ojsfile.ohmynews.com/STD_IMG_FILE/2015/1011/IE001879951_STD.jpg" align=center></DIV>
<P></P>
<P>&nbsp;</P>
<P>이런 노인이, 이런 어른이 현실의 우리 곁엔 얼마나 있을까. 멘토를 자처하는 이들은 좌우를 가리지 않고 우후죽순처럼 쏟아지고 있다. 지식인이니 선생님이니 하는 어휘도 여기저기서 자주 쓰인다. 고민상남이니 토크콘서트니 힐링쇼니 하는 TV프로들도 채널을 돌릴 때마다 걸린다. 심리학 서적이나 자기계발서는 또 서점에 얼마나 많은가. </P>
<P>&nbsp;</P>
<P>그런데 왜 이렇게 자신들이 살고 있는 나라를 지옥에 빗대는 젊은이들이, 또 이 나라를(혹은 이 세상을) 떠나겠다는 젊은이들이 이리도 많을까. </P>
<P>&nbsp;</P>
<P>어쩌면 &lt;인턴&gt;에 대한 환호는 얼마 전 MBC 예능방송 &lt;마이리틀텔레비전&gt;에서 불었던 종이접기 아저씨 김영만에 대한 열광의 후속편쯤이라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김영만도 &lt;인턴&gt; 속 할아버지 벤도 지친 청년들을 위로한다. 문제는 이 노인들이 TV나 영화 속에만 있다는 것이다.</P>]]></description></item><item><author>김진국</author><category>영화</category><title><![CDATA[왜 여자는 자전거 타고, 남자는 태극권 했을까?]]></title><link>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149252</link><pubDate>2015-10-12T09:24:08+09:00</pubDate><description><![CDATA[<P align=justify><FONT color=#333399>* 이 기사에는 영화의 주요 내용이 포함돼 있습니다.</FONT></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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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align=justify>낸시 마이어스 감독의 영화 &lt;인턴&gt;은 전형적인 할리우드 영화와는 살짝 거리가 있다. 극적 긴장감을 극대화시키는 익숙한 할리우드식 장치는 없다. 대신 잔잔한 감동과 깔끔한 여운이 남는다. </P>
<P align=justify>&nbsp;</P>
<P align=justify>일반적인 할리우드 영화가 원색적이고 강렬한 터치를 자랑하는 고흐와 고갱의 유화라면, 영화 &lt;인턴&gt;은 넉넉한 여백을 자랑하는 단원과 추사의 담백한 수묵화다.</P>
<P align=justify>&nbsp;</P>
<P align=justify><STRONG>관객, 줄스와 벤에게 자신을 투사하다</STRONG></P>
<P align=justify><STRONG></STRONG>&nbsp;</P>
<DIV align=center><IMG id=IIE001878548 align=center src="http://ojsfile.ohmynews.com/STD_IMG_FILE/2015/1006/IE001878548_STD.jpg?79"></DIV>
<P align=justify>여주인공 줄스 오스틴(앤 해서웨이 분)은 평범한 가정주부였다. 지금은 패션 관련 온라인 쇼핑몰을 창업하여 대박을 친 30대의 열정적인 CEO다. 남자 주인공 벤 휘태커(로버트 드니로 분)는 이제는 구시대의 상징이 되어버린 전화번호부를 만드는 기업체 임원으로 있다가 은퇴했다. 여행도 다니고 이것저것 해봤지만 일상이 무료하다. 자신의 경험을 살리고 싶어 70세에 인턴에 자원했다. </P>
<P align=justify>&nbsp;</P>
<P align=justify>영화관에 젊은 관객들이 눈에 많이 띈다. 취업조차 쉽지 않아 연애와 결혼과 출산 3가지를 포기한 '삼포세대'라 불리는 이들에게 이 영화가 먹히는 까닭은 뭘까? 아마도 요즘 젊은이들은 나이 차이를 떠나 70세 시니어 인턴 벤을 보면서 인턴 자리도 구하기 힘든 현재 자신들의 궁색한 처지를 연상하는 것 같다. </P>
<P align=justify>&nbsp;</P>
<P align=justify>다른 한편으로는 평범한 주부에서 화려한 CEO로 수직상승한 줄스처럼 되고 싶다는 욕망을 여주인공에게 투사시키는 것 같다. 역설적이지만 젊은 관객들은 남녀 주인공 모두를 자신들과 무의식적으로 '동일시(identification)'하고 있는 것이다.</P>
<P align=justify>&nbsp;</P>
<P align=justify>벤과 줄스, 두 사람의 라이프스타일은 40년의 나이 차이만큼이나 판이하다. 줄스는 하루 종일 애플 컴퓨터와 씨름하고 아이폰을 들고 산다. 잘 나가는 패션몰의 대표답게 최신 트렌드의 고급 브랜드 복장으로 무장했다. </P>
<P align=justify>&nbsp;</P>
<P align=justify>줄스는 하루 종일 뭔가에 집착한다. 눈은 끊임없이 컴퓨터 모니터와 직원들과 현장을 직시한다. 그녀는 빈손을 싫어한다. 줄스의 손에는 스마트 폰 아니면 노트북 컴퓨터가 들려있다. 직원들도 사장 줄스를 닮았다. 자신의 잘못으로 여자 친구와 삐걱거리는 어떤 직원은 직접 만나 쿨하게 사과하지 못하고 이메일로 사과를 대신한다. 그리고는 그게 소통의 전부인줄 착각한다.&nbsp; </P>
<P align=justify>&nbsp;</P>
<P align=justify>자유분방한 옷차림을 허용하는 회사인데도 벤은 정장을 고수한다. 장발에 털보도 많은 동료들과 달리 그는 매일 깔끔하게 면도를 해야 직성이 풀린다. 그의 집 드레스 룸에는 아주 많은 수트와 넥타이와 손수건이 있다. 온라인 세상에서 벤은 젬병이다. 컴퓨터를 켤 줄도 모른다. 휴대폰도 스마트 폰이 아니다. </P>
<P align=justify>&nbsp;</P>
<P align=justify>벤은 25년 된 007 가죽 가방을 들고 다닌다. 가방 속에는 가죽커버로 된 노트와 만년필이 있다. 벤은 최신형 애플 컴퓨터 모니터를 앞에 두고 종이 신문을 읽는다. 당연하게도 이메일을 통한 소통보다는 프린트한 종이 서류를 선호한다. </P>
<P align=justify>&nbsp;</P>
<P align=justify><STRONG>벤과 줄스, 삶을 살아가는 방식의 차이</STRONG></P>
<P align=justify><STRONG></STRONG>&nbsp;</P>
<DIV align=center><IMG id=IIE001878552 align=center src="http://ojsfile.ohmynews.com/STD_IMG_FILE/2015/1006/IE001878552_STD.jpg"></DIV>
<P align=justify>줄스가 '디지털' 세상을 대표한다면 벤은 '아날로그' 세상을 대표한다. 먹거리도 다르다. 줄스는 테이크 아웃한 피자와 콜라를 즐긴다. 커피도 주로 텀블러에 담은 스타벅스 커피다. 반면 벤은 스테이크 정식을 즐기고 손수 내린 커피를 즐긴다.&nbsp; </P>
<P align=justify>&nbsp;</P>
<P align=justify>벤과 줄스는 운동을 하는 스타일도 극과 극이다. 하루 24시간이 모자라 수면부족에 시달리는 줄스는 운동할 시간조차 없다. 그래서 고안해 낸 것이 사무실 안에서 자전거 타기다. 자전거를 타면서 아이디어를 짜내고, 부하 직원의 보고도 받고, 커피도 마신다. </P>
<P align=justify>&nbsp;</P>
<P align=justify>기본적으로 자전거는 혼자 타는 것이다. 남들과의 소통과 공감은 필요 없다. 영화에서 줄스의 자전거는 '개인주의'의 상징이다. 자전거는 페달을 밟지 않으면 멈춰 쓰러진다. 줄스는 계속 페달을 밟아야만 한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혀 있다. 그래서 자전거는 '일중독'에 빠진 줄스의 상징이기도 하다. </P>
<P align=justify>&nbsp;</P>
<P align=justify>줄스는 '사무실 안'이라는 삭막한 장소에서 문명의 산물인 자전거라는 '기계'를 '혼자' 가지고 논다. 벤은 '사무실 밖' 녹지공원에서 '맨 손'으로 태극권을 하면서 논다. 물론 태극권도 기본적으로 혼자 연마할 수 있지만, 벤은 도심의 푸른 공원에서 다른 사람들과 '함께' 어울려 태극권을 연마한다. 그러므로 영화에서 벤의 태극권은 '소통과 공감'의 상징이다. </P>
<P align=justify>&nbsp;</P>
<P align=justify>태극권은 기본적으로 정중동(靜中動)의 운동이다. 멈춘 듯 움직이고, 움직이는 듯 멈춘다. 아마도 낸시 마이어스 감독이 한 쪽 다리를 살짝 들고 태극권을 연마하는 벤을 보여주는 이유는 이런 게 아닐까?</P>
<P align=justify>&nbsp;</P>
<DIV align=center><IMG id=IIE001878555 align=center src="http://ojsfile.ohmynews.com/STD_IMG_FILE/2015/1006/IE001878555_STD.jpg?6"></DIV>
<P align=justify><FONT color=#996633>"인생은 두 발로 페달을 밟지 않으면 곧 쓰러지는 자전거가 아니다. 때로는 고고한 학처럼 한쪽 발로만 서서 여유 있게 세상을 관조할 필요가 있다!"</FONT></P>
<P align=justify>&nbsp;</P>
<P align=justify>벤은 잠시 쉬면서 숨을 고르고, 모든 것을 내려놓고 내 마음을 비우면 나 말고 나 이외의 세상 사람과 사물이 보인다는 것을 보여준다. </P>
<P align=justify>&nbsp;</P>
<P align=justify>자전거를 타는 줄스가 '채움'의 상징이라면, 태극권을 하는 벤은 '비움'의 상징이다. 어느 날 벤이 사무실 책상 위에 가득 쌓여 있는 서류더미를 말도 없이 말끔하게 치워 버린다. 서류더미는 일에 파묻혀 사는 줄스를 상징한다. 벤이 줄스에게 행동으로 보여준 메시지는 이렇다. </P>
<P align=justify>&nbsp;</P>
<P align=justify><FONT color=#996633>"당신의 문제는 비울 줄 모르는 데 있소!" </FONT></P>
<P align=justify>&nbsp;</P>
<P align=justify>뜻밖에 줄스도 좋아한다. 이 사건은 줄스가 '채움과 비움의 조화'를 아는 사람으로 변환할 것임을 알리는 복선으로 작용한다는 소리다.</P>
<P align=justify>&nbsp;</P>
<P align=justify><STRONG>디지털과 아날로그의 차이</STRONG></P>
<P align=justify>&nbsp;</P>
<P align=justify>인턴 사원 벤이 처음 회사 대표 줄스를 면담하러 가는 날, 여비서가 벤에게 귀뜸을 해준다. </P>
<P align=justify>&nbsp;</P>
<P align=justify><FONT color=#996633>"줄스는 대화할 때 계속 눈을 깜빡거리지 않거나, 말을 빨리하지 않는 사람을 싫어해요!"</FONT> </P>
<P align=justify>&nbsp;</P>
<P align=justify>여기서 '눈을 계속 깜박거리는 것'은 무슨 뜻일까? 그것은 컴퓨터의 '커서(cursor)'를 의미한다. 컴퓨터 모니터 화면에 입력이나 수정할 위치를 표시하며 깜박거리는 막대 말이다. 디지털의 속성은 스피드다. 매사에 빠른 반응을 염원하는 줄스의 무의식적 욕구는 그녀가 모니터의 커서처럼 눈을 깜박거리는 사람을 선호하게 만든다. </P>
<P align=justify>&nbsp;</P>
<P align=justify>줄스는 아날로그 세상에서 사람들과의 소통이 원만하지 않다. 아내의 창업과 더불어 회사를 그만두고 전업주부 노릇을 하는 남편과의 관계도 소원하다. 잠자리에 누운 남편 옆에서 노트북 컴퓨터로 일을&nbsp;하는 게 다반사인데, 사이가 좋은 게 이상할 것이다. 유치원생 딸을 돌볼 물리적 시간도 심리적 여유도 없다. </P>
<P align=justify>&nbsp;</P>
<P align=justify>친정 엄마와의 사이도 원만하지 않다. 줄스는 노파심 때문에 계속 잔소리를 늘어놓는 엄마의 전화를 받는 중에도, 엄마를 흉보는 이메일을 작성한다. 아뿔사! 엄청난 실수를 했다. 친구에게 보낼 이 이메일을 엄마한테 잘못 보내버린 것이다. 왜 엄청난 실수냐고? 심장병이 있는 엄마는 딸 줄스의 뒷담화가 담긴 이메일을 받으면 쇼크로 쓰러질 게 분명하기 때문이다. </P>
<P align=justify>&nbsp;</P>
<P align=justify>디지털 세상에서 벌어진 이 대란을 수습하기 위해 줄스는 디지털 도사인 젊은 직원들에게 S.O.S를 친다. "이메일 해킹 어쩌고~" 말만 많을 뿐 뾰족한 대책은 나오지 않는다. 뜻밖에도 이 문제를 해결하는 사람은 디지털 문맹자인 벤이다. 벤을 팀장으로 하는 태스크 포스 팀은 아예 줄스의 친정으로 잠입하여 극적으로 이메일을 직접 삭제한다. 지극히 아날로그적인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해 버린 것이다.&nbsp; </P>
<P align=justify>&nbsp;</P>
<P align=justify>벤의 이메일 삭제 사건을 통해 낸시 감독은 세상이 꼭 첨단 디지털로만 굴러가는 게 아니라는 걸 보여주려 한다.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전문적인 디지털 지식도 중요하지만, 인생을 살아오면서 쌓인 아날로그적인 경륜과 지혜도 중요하다. 그래서 감독은 영화 포스트에 이런 카피를 남겼나보다.</P>
<P align=justify>&nbsp;</P>
<P align=justify><FONT color=#996633>"경험은 결코 진부해지지 않는다(Experience never goes out of fashion)!"</FONT></P>
<P align=justify>&nbsp;</P>
<P align=justify>벤은 힘들어 눈물을 흘리는 줄스를 위해 자신의 '손수건'을 직접 건넬 줄 안다. 줄스의 유치원생 딸의 '손을 잡고' 그녀의 눈높이에 맞춰 대화할 줄 안다. 줄스의 남편과도 '살갑게' 대화한다. 70년 인생을 살아오면서 온갖 풍상을 다 겪은 백전노장 벤은 사람들을 배려하고 그들과 '직접' '몸으로' 부딪히면서 아날로그 방식으로 소통하고 공감하는 게 '체화'되어있는 것이다. </P>
<P align=justify>&nbsp;</P>
<DIV align=center><IMG id=IIE001878556 align=center src="http://ojsfile.ohmynews.com/STD_IMG_FILE/2015/1006/IE001878556_STD.jpg"></DIV>
<P align=justify>이것을 매우 코믹하게 그러나 상징적으로 잘 표현한 것이 벤과 사내 마사지사인 피오나(르네 루소 분)와의 로맨스다. 마사지사는 직접 몸으로 소통하는 아날로그 방식의 가장 최전선에 있다. 침팬지 사회에서 배우자나 어린 자식의 몸에 붙은 이를 잡아주거나 털을 골라주는 그루밍(grooming) 행위가 최상의 애정표현 중의 하나이듯이 벤과 피오나의 로맨스는 아날로그적 스킨십이 사랑의 기초임을 보여준다.</P>
<P align=justify>&nbsp;</P>
<P align=justify>벤과 피오나의 데이트 장소 중의 하나가 장례식장인 것도 상징적이다. 벤은 일상의 기쁨도 같이 나눌 줄 알지만, 슬픔도 함께 할 줄 안다. 나날의 살아있음의 기쁨과, 사랑하는 사람을 영원히 떠나보낸 이의 슬픔을 같이 돌아볼 아는 생사겸고(生死兼顧)의 여유가 있다. 벤은 말한다. </P>
<P align=justify>&nbsp;</P>
<P align=justify><FONT color=#996633>"힘들지만 가능하면 장례식장에는 꼭 참석하려고 한다."</FONT> </P>
<P align=justify>&nbsp;</P>
<P align=justify>마음만으로는 부족하다. 자신의 소중한 시간을 내어주어야 한다. 그것이 내면의 마음을 상대방에게 표현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사람들에게 주는 가장 큰 선물은 자신의 마음이 첫 번째요, 두 번째가 시간이다!'라는 말을 벤은 몸으로 실천하는 사람이다. 줄스의 마음은 항상 남편과 어린 딸에게 있다. 그러나 줄스는 그녀의 시간을 가족을 위해 내어주지는 못한다. 그게 벤과 줄스의 차이다. </P>
<P align=justify>&nbsp;</P>
<P align=justify><FONT color=#996633>"제가 죽을 때 옆에 남편도 없고, 딸도 없이 외롭게 죽기는 싫어요!"</FONT></P>
<P align=justify>&nbsp;</P>
<P align=justify>줄스가 남편의 외도사실을 알고 벤에게 울면서 하소연한다. 남편과 자식을 위해 시간을 내주지 못했던 줄스의 자책과 회한이 안쓰럽다. 벤은 그녀를 따뜻하게 위로해 준다. </P>
<P align=justify>&nbsp;</P>
<P align=justify><FONT color=#996633>"죽은 내 아내의 묘지 곁에 내가 묻힐 땅 말고 여분의 땅이 더 있다. 내 묘지 옆에 묻혀라!" </FONT></P>
<P align=justify>&nbsp;</P>
<P align=justify>이런 위로의 말을 듣고 감동하지 않을 사람이 있을까?</P>
<P align=justify>&nbsp;</P>
<P align=justify><STRONG>영화가 진실로 말하고 싶었던 것들</STRONG></P>
<P align=justify><STRONG></STRONG>&nbsp;</P>
<DIV align=center><IMG id=IIE001878557 align=center src="http://ojsfile.ohmynews.com/STD_IMG_FILE/2015/1006/IE001878557_STD.jpg?10"></DIV>
<P align=justify>영화를 본 호사가들이 쉽게 말하듯이 이 영화의 주제는 겉으로 보이는 것처럼, 70대 인턴과 30대 CEO로 대표되는 세대 간 갈등이나 조화가 아니다. 직장과 가정생활을 병행하는 커리어 우먼의 어려움을 얘기하는 것도 아니다. 정규직과 비정규직이라는, 그것도 회사 대표와 말단 인턴사원의 갑을관계를 다룬 사회 영화는 더더욱 아니다. </P>
<P align=justify>&nbsp;</P>
<P align=justify>&lt;멈추면, 보이는 것들&gt;이라는 책의 제목처럼, 영화 &lt;인턴&gt;은 우리에게 '멈추면, 보이는 것들'이 무엇인가를 느끼게 해주는 영화다. 자전거는 멈추면 쓰러지지만, 사람은 멈추면 보이지 않던 것들도 볼 수 있는 여유가 생긴다.&nbsp;&nbsp;&nbsp; </P>
<P align=justify>&nbsp;</P>
<P align=justify>영화 &lt;인턴&gt;은 아날로그와 디지털의 조화라는 문명사적인 문제에 초점을 맞춘다. 더 나아가 비움과 채움이라는 동서 철학사의 차이를 다룬다. 그러나 낸시 마이어스 감독은 무척 영리하다. 결코 간단치 않은 무겁고 엄숙한 문명사적, 철학사적 주제를 쉽고 가볍고 편안한 휴먼 드라마로 변환시켜 잔잔하게 펼쳐 보인다. 자전거와 태극권이라는 소박한 일상의 도구를 내세워서 말이다.&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 </P>
<P align=justify>&nbsp;</P>
<P align=justify><STRONG><FONT color=#333399>[사족①]</FONT></STRONG> 인류학적으로 음식은 평화와 친교의 상징이다. 자연이 우리에게 혹은 신이 우리에게 부여한 맛있는 음식을 '함께' 먹으면서 대화를 나누는 식사 행위는 예로부터 소통과 공감의 기본이었다. 영화를 눈여겨보라! 벤과 줄스 두 사람은 음식을 같이 먹으면서 대화로 꼬인 일을 풀어간다. </P>
<P align=justify>&nbsp;</P>
<P align=justify>두 사람은 야근을 하다가 탄산음료와 피자를 같이 먹는다. 이 자리에서 두 사람은 회사 돌아가는 이런 저런 사정을 허심탄회하게 털어놓는다. 새로운 전문 경영인을 영입하기 위하여 출장 가는 비행기 안에서도 두 사람은 식사를 하며 의기투합한다. </P>
<P align=justify>&nbsp;</P>
<P align=justify>특히 호텔의 같은 침대 위에서 먹거리를 앞에 놓고 남편의 외도문제와 회사의 진로문제에 대해 소통하고 공감하는 두 사람의 모습은 마치 친근한 부녀지간 같이 아름답다. 엄마한테 잘못 보낸 이메일을 삭제하기 위한 프로젝트가 성공했을 때 줄스와 벤이 태스크 포스 팀원들과 함께 만취하도록 회식하는 장면은 말할 것도 없다.&nbsp; </P>
<P align=justify>&nbsp;</P>
<P align=justify><STRONG><FONT color=#333399>[사족②]</FONT></STRONG>&nbsp;줄스의 회사 사무실은 전체적으로 하얀 배경에 검은 창살을 가지고 있다. 얼핏 깔끔하고 아름답지만 은근히 창살없는 감옥을 연상시킨다. 적어도 벤을 만나기 전까지의 줄스에게는 그랬을 것이다. 그러나 이야기가 전개되면서 줄스의 회사가 벤이 평생 근무했던 이전 직장의 전화번호부를 찍어내던 인쇄소였음이 밝혀진다. </P>
<P align=justify>&nbsp;</P>
<P align=justify>개성으로 보면 뚜렷하게 대척점에 서있는 벤과 줄스가 뜻밖에도 자신들의 새로운 삶의 터전인 직장을 공통분모로 만난다. 예사롭지 않은 인연이 해피 엔딩을 예고하며 숨어 있었던 것이다. </P>
<P align=justify>&nbsp;</P>
<P align=justify><STRONG><FONT color=#333399>[사족③]</FONT></STRONG>&nbsp;남자 주인공 벤 휘태커(Ben Whitaker)의 벤은 어원상으로 '좋다' '훌륭하다'는 뜻이다. 휘태커는 '관개가 잘 된 들판'를 뜻한다. 많은 좋은 경험으로 다져진 경륜과 지혜를 가진 주인공의 특성을 감안한 작명이다. 또 줄스 오스틴의 줄스(Jules)는 '젊다'는 뜻이고 오스틴(Austin)은 '뛰어난' '훌륭한'이라는 뜻이다. 이 이름도 열정적인 젊은 CEO의 캐릭터를 잘 살렸다.</P>
<P align=justify>&nbsp;</P>
<P align=justify><STRONG><FONT color=#333399>[사족④]</FONT></STRONG> 줄스가 경영하는 회사의 이름은 '어바웃 더 피트(About the Fit)'다. 직역하면 '꼭 맞는 것에 대하여'다. 이 이름은 중의적이다. 하나는 패션 관련 온라인 쇼핑몰 인만큼 소비자의 체형에 '꼭 맞는 옷'을 뜻한다. 다른 하나는 고난에 빠진 회사 대표 줄스를 구원해주기에 '꼭 맞는 사람' 즉 벤 휘태커를 가리킨다. </P>
<P align=justify>&nbsp;</P>
<DIV align=center><IMG id=IIE001878545 align=center src="http://ojsfile.ohmynews.com/STD_IMG_FILE/2015/1006/IE001878545_STD.jpg?65"></DIV>
<TABLE width="100%">
<TBODY>
<TR>
<TD style="TEXT-ALIGN: right; COLOR: #333399; FONT-SIZE: 12px" width="100%"><BR>○ 편집ㅣ곽우신 기자</TD></TR></TBODY></TABLE>]]></description></item><item><author>김동민</author><category>영화</category><title><![CDATA[화성판 '나 혼자 산다'에는 유머감각이 필수다]]></title><link>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150122</link><pubDate>2015-10-10T18:56:01+09:00</pubDate><description><![CDATA[<DIV align=center><IMG id=IIE001879690 style="MAX-WIDTH: 600px" src="http://ojsfile.ohmynews.com/STD_IMG_FILE/2015/1010/IE001879690_STD.jpg" align=center></DIV>
<P><BR>'아메리칸 조크'는 일종의 에피타이저다. 본론에 앞서 간단하게 분위기를 전환시키고 주위 사람들의 마음을 은근히 데운다. 헐리웃 영화나 미드 등을 통해 이미 익숙한 미국인 특유의 이러한 유머는, 이른바 '빵 터지는' 유머를 추구하는 우리에게는 다소 시답잖아 보이는 것도 사실이다.</P>
<P>&nbsp;</P>
<P>우주를 배경으로 한 SF 영화에서 역시 미국식 유머는 흔히 사용된다. 우주 미아가 되어버린 한 여자의 여정을 그린 &lt;그래비티&gt;도, 외계 행성에서 미지의 생명체와 조우하는 대원들의 이야기 &lt;프로메테우스&gt;도 그랬다. 영화 초반 주인공 일행이 치명적 사건에 휘말리기 전, 그들은 (여유 넘치게도) 서로 이런저런 농담들을 끊임없이 주고받는다. 그리고 이런 식의 '농담 따먹기'는 이후의 결정적 사건이 관객들에게 줄 충격을 극대화시키기 위한 사전장치로 기능한다.</P>
<P><BR>영화 &lt;마션&gt;은 여기에서 한 발짝 더 나아간다. 재난을 다룬 SF 영화라는 사실이 무색할 정도로 작품 전반에 걸쳐 유머를 활용한다. 앞서 말한 에피타이저로서 그치는 게 아니라, 처음부터 끝까지 촘촘하고 균일하게 유머를 배치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이 흥미로울 수 있는 지점은, &lt;마션&gt;에서의 유머가 고독한 인물의 자기위안이자 스스로의 생존을 향한 절실함으로 작용하는 부분에 있다.</P>
<P><BR>화성을 탐사중이던 NASA 아레스3 탐사대는 모래 폭풍을 만나 급히 화성에서 탈출한다. 이 과정에서 팀원 마크 와트니(맷 데이먼)가 낙오되고 NASA와 대원들은 마크가 사망한 것으로 판단한다. 하지만 극적으로 살아남은 마크는 식물학자로서의 지식을 이용해 기지에서의 생존 방법을 모색한다. 그러던 중 마크는 지구와의 교신에 성공하고, NASA는 마크를 구출하기 위한 방안을 강구하게 된다.</P>
<P>&nbsp;</P>
<P>영화 &lt;마션&gt;에서 마크가 화성에서 혼자 생활하는 기간은 자그마치 1년 반 가량이다. 생존에 필요한 환경은 차치하고, 홀로 남은 자의 고독과 절망감을 견뎌내는 마크의 모습은 그 자체로 인간 승리다. 마크는 친절하게도 매일 카메라 앞에서 자신의 상황을 브리핑하고, 화성을 떠난 동료들에게는 응답도 없는 농담을 내뱉는다. </P>
<P>&nbsp;</P>
<P>마크는 원래 유난히 긍정적이고 유머러스한 타입의 사람이었을까. 그게 아니라면, '원맨쇼' 야말로 그가 살기 위해 취할 수 있는(또는 취해야만 하는) 최선의 태도였는지도 모른다. 물 생산기계 폭발로 화상을 입거나, 심지어 감자를 키우던 에어록이 통째로 날아가도 그는 어느새 어이없다며 미소를 짓는다. 절망스런 자신의 상황을 희화화는 그의 유머는 그렇게(역설적이게도) 우리에게 감동을 준다.</P>
<P>&nbsp;</P>
<DIV align=center><IMG id=IIE001879691 style="MAX-WIDTH: 600px" src="http://ojsfile.ohmynews.com/STD_IMG_FILE/2015/1010/IE001879691_STD.jpg" align=center></DIV>
<P>'humor' 의 어원에 '기질, 성질' 이라는 의미가 존재하듯, 마크의 유머 속에 단지 농담만이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자신의 생존을 동료들에게 전하지 않았다는 말에 육두문자를 서슴치 않고, 지지부진한 구출 작전에 분노를 숨기지도 않는다. 미디어를 통해 생중계된 마크의 스토리는 덕분에 전세계적 팬덤을 얻고, 대중의 관심은 마크를 구출해야만 하는 당위가 된다. 그는 화성에 혼자 남은 것과 동시에, 수십억 지구인들에게 가장 유명한 스타가 된 셈이다. 그것도 본의 아니게, 아주 효과적인 리얼 다큐 버라이어티 방송을 통해서 말이다.</P>
<P>&nbsp;</P>
<P>결국 영화 &lt;마션&gt;이 이야기하는 생존의 요건은 '과학적 지식'이기 이전에 인간적인 유머다. 생존을 담보하는 환경이 주어졌다 해도, 고독 속에 침잠해 유머를 잃은 사람은 이미 죽은 것이나 다름없다. 끝까지 살아남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날것으로서의 감정'을 잃지 않아야 한다. 당장 내 앞에서 들어줄 사람이 없다 해도, 우리는 스스로에게 농담을 던지고 화를 내기도 해야 하는 것이다. 마치 먼 바다 작은 섬에서 홀로 빛을 발하는 등대처럼, 그 유머는 어딘가의 누군가에게 가 닿고 있을지도 모른다.</P>]]></description></item><item><author>지유석</author><category>영화</category><title><![CDATA[약물 검사도 피한 '사이클 황제'의 속임수]]></title><link>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148927</link><pubDate>2015-10-06T13:50:07+09:00</pubDate><description><![CDATA[<DIV align=center><IMG id=IIE001878140 src="http://ojsfile.ohmynews.com/STD_IMG_FILE/2015/1005/IE001878140_STD.jpg" align=center></DIV>
<P align=justify>랜스 암스트롱은 그야말로 신화였다. 고환암을 이겨내고 평생에 한 번 우승하기도 어렵다는 '투르 드 프랑스'를 일곱 번이나 제패했으니 그럴 만도 하다. 적어도 약물 복용이 적발되기 전까지는 말이다. 스티븐 프리어스가 연출한 신작 &lt;챔피언 프로그램&gt;(원제 : The Program)은 이 성공 신화의 추악한 이면을 폭로한다.</P>
<P align=justify>&nbsp;</P>
<P align=justify>사실 이 영화를 보기 전까지 랜스 암스트롱이 약물에 손댄 이유가 의아했다. 모든 운동선수는 1등을 꿈꾼다. 암스트롱이 약물에 손댄 이유 역시 1등을 차지하고 싶어서였다.</P>
<P align=justify>&nbsp;</P>
<P align=justify>영화는 이런 일그러진 성공 욕망을 생생히 묘사한다. 랜스 암스트롱(벤 포스터)은 원래 단거리 선수였다. 그런 그가 총 3500km를 달려야 하는 '투르 드 프랑스'에 도전한다. 첫 도전은 실패로 끝난다. 이러자 곧장 '에포'라는 약물에 손대기 시작한다. 곧 부작용이 생겼고, 결국 고환암 선고를 받게 된다. 항암 치료 과정에서 담당 의사에게 다양한 약물을 복용한 사실도 털어놓는다.</P>
<P align=justify>&nbsp;</P>
<P align=justify>그런데도 여전히 의구심은 가시지 않았다. 약물은 선수를 금방 망가뜨린다. 1988년 서울올림픽 육상 여자 100m·200m·400m 계주 등에서 금메달을 거머쥐며 3관왕에 오른 미국의 그리피스 조이너는 1998년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났다. 그가 사망하자 경기력 향상을 위해 정기적으로 근육강화제를 맞았다는 의혹이 일었다. 그의 사망원인을 놓고 여전히 논란이 무성하지만, 관계자들은 약물이 그의 생명을 단축했다는 데 대체로 동의한다. 더구나 암스트롱은 엄청난 체력을 필요로 하는 투르 드 프랑스에 출전해야 했다. 그가 무분별하게 약물을 복용했다면 어떤 후유증에 시달릴지 모를 일이었다.</P>
<P align=justify>&nbsp;</P>
<P align=justify>영화는 중반부쯤에서 이런 근본적인 의문을 해소시켜준다. 그가 상습적으로 약물을 투여했음에도 건재했던 이유는 의학의 지원을 받았기 때문이었다.</P>
<P align=justify>&nbsp;</P>
<P align=justify>고환암에서 회복 중이던 암스트롱은 이탈리아 출신 미셸 페라라(귀욤 카네)를 찾아간다. 미셸은 신념 강한 의사다. 그의 신념이란 엄격하게 관리만 이뤄진다면 약물이 선수의 건강에 해를 미치지 않으면서 경기력을 향상한다는 것이다. 암스트롱은 그의 주장에 솔깃해 재활을 의뢰하고, 미셸은 자신의 의학지식을 총동원해 암스트롱을 사이클 기계로 키워낸다.</P>
<P align=justify>&nbsp;</P>
<P align=justify>암스트롱은 선수생활 동안 거의 600회에 이르는 약물 검사를 받았다. 그러나 적발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미셸이 적발되지 않는 방법을 알려줬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결국, 암스트롱의 성공신화는 선수의 일그러진 욕망과 여기에 기생하는 의사가 함께 만든, 합작품인 셈이다.</P>
<P align=justify>&nbsp;</P>
<P align=justify><STRONG>집착은 언론인으로서 당연한 의무</STRONG> </P>
<P align=justify>&nbsp;</P>
<DIV align=center><IMG id=IIE001878141 src="http://ojsfile.ohmynews.com/STD_IMG_FILE/2015/1005/IE001878141_STD.jpg" align=center></DIV>
<P align=justify>영화는 또 하나 중요한 시사점을 던진다. 바로 언론의 역할이다. 암스트롱의 약물 스캔들은 영국 &lt;선데이 타임스&gt; 소속 저널리스트 데이비드 월시(크리스 오다우드)에 의해 꼬리가 밟혔다. 그런데 그가 암스트롱을 미행했다든지, 휴대전화를 도청해서 단서를 잡은 것이 아니었다. 그는 TV를 통해 암스트롱의 경기력이 고환암을 앓기 이전보다 훨씬 더 좋아졌다는 데 의심을 품기 시작했다. 말하자면 합리적 의심을 가졌다는 의미다. 객관적인 기록은 합리적 의심을 강력하게 뒷받침했다. 그는 이때부터 약물복용 의혹을 파헤치기 시작한다. 동료 기자들은 왜 그토록 집착하느냐며 핀잔을 준다. 그는 쏟아지는 핀잔에 이렇게 일침을 놓는다.</P>
<P align=justify>&nbsp;</P>
<P align=justify><FONT color=#996633>"아니, 언론인이 집착하는 게 당연하지 않아?"</FONT></P>
<P align=justify>&nbsp;</P>
<P align=justify>월시가 암스트롱에게 집착하는 정도가 심해지자 동료 기자들은 그를 멀리하기 시작한다. 동료들은 암스트롱이라는 유력한 취재원을 놓치기 싫었다. 이런 어려움에도 월시는 마침내 암스트롱의 약물 의혹을 기사화하는 데 성공한다.</P>
<P align=justify>&nbsp;</P>
<P align=justify>암스트롱은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먼저 기자회견을 자청해 모든 의혹을 강력히 부인한다. 또 약물 의혹을 제기하는 모든 이들을 전방위로 압박한다. 이런 모습은 암스트롱이 스포츠맨십과 거리가 먼 인물임을 강력히 시사한다.</P>
<P align=justify>&nbsp;</P>
<P align=justify>그는 마초적인 성향도 강했던 것 같다. 그는 경기 도중 틈이 생기자 팀 동료들과 약물을 복용한다. 이때 한 동료가 그의 성공 신화를 그린 영화가 만들어질 것이라면서 제이크 질렌할이 암스트롱 역을 맡을 것이라 말한다. 이러자 암스트롱은 비아냥 섞인 어조로 이렇게 대답한다.</P>
<P align=justify>&nbsp;</P>
<P align=justify><FONT color=#996633>"제이크 게이렌할?"</FONT></P>
<P align=justify>&nbsp;</P>
<P align=justify>이 대사는 배우 제이크 질렌할(Jake Gyllenhaal)이 동성 간의 사랑을 그린 영화 &lt;브로크백 마운틴&gt;에 출연했다는 이유로 게이(Gay)라고 비꼰 것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레이스 도중 다른 선수를 협박하는가 하면, 자신과 한 팀에서 뛴 선수를 실컷 이용만 하다 내치듯 내보내기도 한다. 더욱 심각한 건, 그가 자신뿐만 아니라 동료 선수들까지 약물에 손대게 부추겼다는 점이다.</P>
<P align=justify>&nbsp;</P>
<P align=justify>플로이드 랜디스는 암스트롱에게 이용당한 선수 가운데 한 명이었다. 암스트롱과 함께 뛰는 동안 상습적으로 약물을 복용하기도 했다. 그는 자신에게도 약물 의혹이 제기되자 암스트롱에게 피신하려 한다. 그러나 암스트롱은 매몰차게 거절했고, 이에 그는 모든 진실을 밝히기로 한다. 의혹은 월시가 제기했지만, 플로이드 랜디스가 아니었다면 암스트롱의 약물은 영영 성역으로 남았을 것이다.</P>
<P align=justify>&nbsp;</P>
<P align=justify>스포츠 선수들의 약물 복용은 어제오늘의 일만은 아니다. 1988년 서울 올림픽 당시 육상 100m 달리기 종목에 출전한 캐나다 벤 존슨은 경쟁자인 미국의 칼 루이스를 이기기 위해 금지 약물인 아나볼릭 스테로이드를 복용했었다. 그는 처음엔 주최 측의 안전 소홀 문제를 건드리며 강력하게 부인하다가 끝내 도핑을 시인했다.</P>
<P align=justify>&nbsp;</P>
<P align=justify>그의 약물 복용은 전 세계 스포츠계를 충격에 빠뜨렸고, 지금까지도 두고두고 회자하는 추문으로 남았다. 약물 스캔들은 우리에게도 새삼스럽지 않다. 우리나라 수영선수로서는 사상 처음으로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수영 400m에서 금메달을 거머쥔 박태환 선수는 도핑에 적발돼 국가대표 자격마저 잃는 아픔을 겪었으니 말이다.</P>
<P align=justify>&nbsp;</P>
<P align=justify>약물 스캔들 이후 25년이 지난 2013년, 벤 존슨은 서울 잠실 주 경기장 트랙을 질주했다. 선수로서가 아니라 약물 근절 홍보대사 자격으로였다. 같은 해 암스트롱은 미국의 유명 TV 토크쇼인 &lt;오프라 윈프리쇼&gt;에 출연해 약물 복용 사실을 시인했다. 미국 언론들은 이를 고해성사라고 했다. 이런 사과에도 그의 약물 스캔들이 일으킨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는 않을 전망이다. 그가 벤 존슨처럼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고 속죄의 레이스를 벌일지 지켜봐야 할 일이다.</P>]]></description></item><item><author>김형욱</author><category>영화</category><title><![CDATA[괴물이 된 김병국 과장, 우리시대 직장인의 자화상]]></title><link>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148542</link><pubDate>2015-10-05T14:39:57+09:00</pubDate><description><![CDATA[<DIV align=left><IMG id=IIE001877646 hspace=15 align=left src="http://ojsfile.ohmynews.com/STD_IMG_FILE/2015/1004/IE001877646_STD.jpg"></DIV>
<P align=justify>저는 직장인입니다. 많고 많은 직장인 중에 한 명이지요. 오피스에서 일을 합니다. 회사가 크지 않고, 일하는 사람도 그리 많지 않아요. 그 안에서도 참 여러 사건이 일어납니다. 사정 상 현재는 체계가 덜 갖춰져 있어요. 각자 자신이 담당하는 게 확실히 구분되어 있습니다. 요즘 많은 회사들이 이런 식으로 바뀌고 있는 추세라고 하죠. 회사마다 다 사정이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P>
<P align=justify>&nbsp;</P>
<P align=justify>잘은 모르지만 조직이 큰 대기업의 경우는 상명하복 체계가 갖춰져야만 할까요? 위로 갈수록 책임과 권리가 비례하게 올라가는 그런 구조 말이죠. 그런데 반드시 그런 경우가 생길 거예요. 나보다 위에 있는데, 실력은 나보다 아래인 사람이 부서에 꼭 있다는 거요. 제가 군대에 있을 때도 그런 사람이 있어서 고생했던 기억이 나네요. 정말 난감한 상황이죠. </P>
<P align=justify>&nbsp;</P>
<P align=justify>이런 경우는 어때요? 누가 봐도 일은 끝내주게 잘해요. 아래 사람한테나 윗사람한테나 믿음직하죠. 그런데 해도 '너무' 열심히 해요. 융통성 없고 고지식해서 주위 사람들하고 잘 어울리지 못하죠. 주위 사람들이 싫어합니다. 조직 생활에서는 일 못하는 사람보다 이런 식의 사람이 더 힘들 거예요. </P>
<P align=justify>&nbsp;</P>
<P align=justify><STRONG>착하고 고지식했던 사람, 왜 괴물이 됐나</STRONG></P>
<P align=justify><STRONG></STRONG>&nbsp;</P>
<DIV align=center><IMG id=IIE001877647 align=center src="http://ojsfile.ohmynews.com/STD_IMG_FILE/2015/1004/IE001877647_STD.jpg"></DIV>
<P align=justify>&nbsp;</P>
<P align=justify>영화 &lt;오피스&gt;의 김병국 과장이 바로 이런 사람이에요. 일은 잘 하지만 융통성 없고 고지식하고 재미없는 사람이죠. 모르긴 몰라도 윗사람한테 아부를 하지 못하고, 아래 사람들에게 농담 한 마디 하지 못할 거예요. 회사에는 오직 일만 하러 오죠. 그런데 결코 나쁜 사람은 아니에요. 오히려 착하기 그지없을 거예요. 그런 그가 평소와 다를 바 없이 퇴근을 해서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다가, 다짜고짜 망치를 들고 오더니 가족들을 무참히 살해합니다. 그는 도대체 왜 그랬을까요. 그에게 어떤 일이 있었을까요. </P>
<P align=justify>&nbsp;</P>
<P align=justify>다음날 광역수사대가 회사로 출동합니다. 집보다 회사에서 오래 있는 직장인이니 만큼 당연한 수순이겠죠. 집이 아닌 회사에서의 어떤 일 때문에 이런 끔찍한 사건을 저지른 게 분명합니다. 그런데 사람들이 조금 이상해요. 하나 같이 김병국 과장을 두둔합니다. '과장님은 그럴 사람이 아닙니다'라고요. 다들 그가 착하고 유순하다는 걸 알고 있다는 거겠죠. 다만, 그 말투가 비꼬는 듯해요. 마음에 들지 않는 거죠. 다들 여우같아요. </P>
<P align=justify>&nbsp;</P>
<P align=justify>김병국 과장이 범인인 건 모두가 다 아는 사실이에요. 영화는 김병국 과장이 어떻게 살인을 저질렀는지는 간단히 처리하고, 도대체 왜 살인을 저질렀는지에 초점을 맞추죠. 회사 때문인 게 분명한데, 회사에서 숨기고 있는건지 아니면 다른 무엇 때문인지 이유를 찾기가 힘들어요. 하지만 그건 영화 속 형사의 입장이고, 관객은 누구나 짐작할 수 있어요. 특히 직장인이라면 말입니다. </P>
<P align=justify>&nbsp;</P>
<DIV align=center><IMG id=IIE001877649 align=center src="http://ojsfile.ohmynews.com/STD_IMG_FILE/2015/1004/IE001877649_STD.jpg"></DIV>
<P align=justify>&nbsp;</P>
<P align=justify>도저히 참을 수 없는 거예요. 대부분의 직장인들이, 회사 일이 힘들 때면 그만 두고 싶다는 생각을 제일 먼저 할 거예요. 하지만 그 이후를 생각하곤 생각을 접죠. 그만 두면 뭐하죠? 회사를 직접 차리지 않는 이상, 다른 회사를 다녀야겠죠. 그러면 뭐가 달라질까요? 현재와 비슷하겠죠. 그럴 바에는 어떻게 하든 현 상태를 유지할 수밖에 없게 되죠. </P>
<P align=justify>&nbsp;</P>
<P align=justify>그런데 그 상태가 계속 되면 어떻게 될까요. 참고 참고 또 참고…. 내 손에 일가족의 생계가 달려 있는 상황이라면 그 사면초가의 상황을 어떻게 타계해야 할까요. 일을 잘 못하면 잘릴까봐 전전긍긍하며 어떻게 일을 더 잘 할까 고민하겠죠. 하지만 일과 회사, 그리고 사람들 자체에 신물이 나서 버틸 수 없을 것 같으면 어떻게든 해야 하는 것이죠. 김병국 과장에게 닥친 문제가 바로 이런 게 아니었을까 추측해 봅니다. 많은 직장인들에게도 해당하는 문제겠죠. </P>
<P align=justify>&nbsp;</P>
<P align=justify>그렇게 김병국 과장은 괴물이 되었어요. 영화는 '김병국 과장이 왜 일가족을 살해했을까'라는 질문에서, 김병국 과장이 회사 사람들을 하나하나 살해 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데 초점을 맞춥니다. 그러면서 회사 사람들 하나하나의 진짜 모습을 천착해 들어가죠. 가지각색입니다. 그렇지만 크게 보면 한통속이죠. 부장이 과장을 쪼면, 과장은 대리를 쪼고, 대리는 사원을 쪼고, 사원은 인턴을 쫍니다. 김병국 과장과 비슷한 부류라는 이미례 인턴을 제외하곤, 김병국 과장에게 죽어가죠. 괴물이 된 그에게 말이에요. </P>
<P align=justify>&nbsp;</P>
<P align=justify><STRONG>가해자가 되는 피해자, 남일 같지 않은 씁쓸함</STRONG></P>
<P align=justify><STRONG></STRONG>&nbsp;</P>
<DIV align=center><IMG id=IIE001877650 align=center src="http://ojsfile.ohmynews.com/STD_IMG_FILE/2015/1004/IE001877650_STD.jpg"></DIV>
<P align=justify>&nbsp;</P>
<P align=justify>이 모습을 보고 몇 가지 생각이 납니다. 김병국 과장이 많은 직장인을 대표하는 캐릭터이긴 합니다만, 그처럼 괴물이 되는 직장인이 많을까요? 일가족을 죽이고, 회사 사람들을 하나하나 죽이는? 물론 거의 없을 거예요. 아니, 없다고 보는 게 무방하겠죠. 이 영화를 보고 이런 생각을 하는 분이 많을 거예요. 너무 오버 한다고, 말이 되는 스토리를 보여주라고 말이에요. </P>
<P align=justify>&nbsp;</P>
<P align=justify>그런데 이 영화는 그런 모습을 보여주는 게 목적은 아닌 것 같아요. 김병국 과장으로 대표 되는 평범하기 그지없는 직장인이 얼마나 아프고 마음이 곪았는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려 한 거라 봐요. 날카로운 칼을 들고는 마음이 편안해 진다고 하는 그의 모습은 그야말로 우리네 직장인의 자화상이 아니고 무엇이겠습니까. 회사를 넘어 결국은 이 사회가 그렇게 만든 것이죠. 그러고는 그에게 쥐어주는 게 칼입니다. </P>
<P align=justify>&nbsp;</P>
<P align=justify>또 하나는 이런 거예요. 김병국 과장은 자신이 일하는 영업 2부 사람들을 하나하나 찾아가 죽이죠. 그 죽이는 장면 하나하나가 일품이었어요. 스릴러 영화로서 보여줄 수 있는 최대치에 근접했죠. 심장이 쫄깃쫄깃한 게, 그 여파가 쉽게 가시지 않았어요. 이런 영화적 접근도 접근이지만, 더 중요한 게 있지 않을까 싶어요. 한 마디로, 부서원들만 죽이면 뭐합니까? 변하는 건 없는데요. </P>
<P align=justify>&nbsp;</P>
<P align=justify>김병국 과장은 할 수 있는 게 없어요. 그렇게 센세이션할 일을 저질러도 세상은 바뀌지 않는다는 것이죠. 물론 영화에서 그가 세상을 바꿀 요령으로 그러진 않았어요. 괴물이 되어서 저질렀을 뿐이죠. 그 자리에서 이 영화는 멈춘 거예요. 더 이상 나갈 수 없었죠. 훌륭하게 문제 제기를 했지만, 대안을 제시하지 못했어요. 오히려 또 하나의 괴물을 등장 시켜 문제 제기 차원에서, 영화적 재미를 더하는 쪽으로 급선회를 하죠. 그 때문에 영화가 조금 애매해졌다고 생각해요. 안타깝죠. </P>
<P align=justify>&nbsp;</P>
<P align=justify>한편 피해자가 가해자로 되어 가는 모습에 관해서는 더 이상 할 말이 없을 정도예요. 너무 많은 곳에서 일어나는 현상이기 때문이죠. 그만큼 우리 사회가 병들어 있다는 방증이 아닐까요. 사회가 정상적이라면 어떻게 피해자가 가해자로 될 수 있을까요? 그러면 결국엔 진짜 가해자가 피해자로 둔갑하는 거잖아요. 이런 콘텐츠를 볼 때 절대적으로 꼼꼼히 살펴보아야 할 게 바로 이 부분이에요. 꼭. </P>
<P align=justify>&nbsp;</P>
<P align=justify>시종일관 씁쓸했어요. 남의 일 같지 않아서 더욱 그랬죠. 어느 정도의 공감이 갔어요. 오피스라는 소재에서 그럴 수밖에 없었죠. 학창 시절, 회사, 가족, 사랑 이야기는 공감이라는 기본 무기가 장착되어 있어서 좋겠지만 식상하다는 평가를 피하기 힘들어요. 그런 면에서 &lt;오피스&gt;는 나쁘지 않았습니다. 호흡이 좀 길었으면 좋았을 텐데요. 영화보단 드라마로 만드는 게 좋았을까요. </P>]]></description></item><item><author>김진국</author><category>영화</category><title><![CDATA[심리로 풀어본 <사도>, 왜 '뒤주'여야 했나]]></title><link>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148015</link><pubDate>2015-10-04T10:56:42+09:00</pubDate><description><![CDATA[<p>1.</p><p>&nbsp;</p><p>이준익 감독의 영화 &lt;사도&gt;가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그는 2005년 &lt;왕의 남자&gt;로 1천만 관객을 돌파한 이후 그다지 좋은 흥행 성적을 내지 못했다. 이준익 감독 입장에서는 오랜만에 흥행대박이 날 것 같다. &lt;라디오 스타&gt;(2006), &lt;즐거운 인생&gt;(2007), &lt;님은 먼 곳에&gt;(2008) 등 재미를 보지 못했는데 이번 &lt;사도&gt;는 조짐이 좋다. 역시 이준익은 사극이 특장(特長)인가 보다.</p><p>&nbsp;</p><p><strong>영조의 '그림자', 사도세자</strong></p><p><strong></strong>&nbsp;</p><p>&nbsp;</p><div align="center"><div align="center"><img align="center" id="IIE001877135" src="http://ojsfile.ohmynews.com/STD_IMG_FILE/2015/1002/IE001877135_STD.jpg"></div></div><p>2.</p><p>&nbsp;</p><p>타인에게 인정받고 싶은 갈급한 욕구를 가졌지만, 그 욕구를 충족하지 못한 극단적인 두 사람이 있다. 이 두 사람이 서로 부딪히면 도대체 어떤 결과를 낳을까? 이준익의 &lt;사도&gt;는 바로 그 해답을 보여주는 영화다. </p><p>&nbsp;</p><p>영조(송강호 분)의 아버지 숙종은 강렬한 자의식의 소유자다. 권력욕으로 똘똘 뭉쳐 자신의 아내인 희빈 장씨에게 사약을 내렸다. 장희빈은 영조의 이복형인 경종의 생모다. 경종은 14세 때 생모가 아버지에 의해 죽임을 당하는 것을 목도했다. 그러한 충격적인 경험이 치유할 수 없는 트라우마가 되어 그를 요절케 하는 큰 원인이 되었다. </p><p>&nbsp;</p><p>비록 친모는 아니지만 8살의 어린 나이에 이복형의 <font color="#333333">어머니가 아버지의 손에 죽는 것을 지켜본 영조의 정신적 내상 또한 상당했을 것이다. 게다가 영조는 출신 성분에 대한 뿌리 깊은 열등 콤플렉스를 갖고 있었다. 영조의 어머니 숙빈 최씨는 상민 출신의 궁녀도 아니고, 천민 출신으로 궐내의 허드렛일을 하던 무수리였다.</font> </p><p>&nbsp;</p><p>화려한 가문 내력을 가진 사대부 출신 양반 관료들에게 둘러싸여 있던 영조에게 천한 무수리 소생이라는 열등 콤플렉스는 상상하기 어려운 자기모멸감을 주었을 것이다. 영조는 병약한 경종이 후사 없이 요절하면서 세자(世子)가 아닌 세제(世弟)로서 왕위를 물려받았다. 그의 나이 31세였다. </p><p>&nbsp;</p><p>경종이 붕어하기 전 병석에 있을 때 어의들이 반대하는데도 불구하고 대비가 보낸 게장과 생감을 먹은 적이 있다. 역시 어의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연잉군(영조)이 지시하여 인삼, 부자를 쓴 적이 있다. 우연인지 진짜 독살인지는 몰라도 경종은 얼마가지 않아 세상을 떴다. </p><p>&nbsp;</p><p>그런 연유로 세상 사람들 중에는 영조가 병중에 있는 경종을 독살하고 왕위를 찬탈했다고 믿는 이들이 많았다. 영조는 억울했다. 그는 사람들이 자신을 정통성이 없는 왕이라며 제대로 인정해주지 않는 것에 대해 몸서리쳤다. 영조의 생애는 무수리의 아들이라는 콤플렉스와 형을 죽이고 왕위에 오른 동생이라는 콤플렉스를 극복하기 위한 치열한 투쟁의 일생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p><p>&nbsp;</p><p>3.<br></p><p>사도세자(유아인 분) 역시 아버지 영조와 닮은꼴이다. 영조 나이 42세에 얻은 늦둥이 사도세자는 아버지의 귀여움을 독차지 하며 자랐다. 그러나 영조가 사도세자를 앞세워 대리청정(代理聽政)을 하면서 부자 간의 관계가 사정없이 틀어져 버렸다. </p><p>&nbsp;</p><p>영조가 대리청정으로 방향을 바꾼 것은, 자신은 형을 죽이고 집권할 만큼 권력에 눈이 먼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 또 신하들의 충성심을 떠보기 위해서 사도세자에게 왕위를 물려주겠다는 양위(讓位)소동을 여러 차례 벌이고 난 직후의 일이다. </p><p>&nbsp;</p><p>영조는 사대부 관료들에게 책을 잡히지 않기 위해서 학문과 예법을 숭상하고 자신의 일거수일투족을 철저하게 관리해 왔다. 영조 내면의 심리는 이러했을 것이다.</p><p><br><font color="#333399">'나는 비록 무수리 자식이지만, 이렇게 왕 노릇 잘하잖아. 나 이복형님 죽인 적 없어. 권력욕도 없어. 그러니까 나 좀 알아줘!'</font></p><p>&nbsp;</p><p>그러나 오로지 사대부들에게 인정받기 위해 공부하고 예절을 중시하는 깐깐한 성격의 아버지 영조와 달리, 아들 사도세자는 기본적으로 학문보다는 무예에 관심이 많았고, 그림과 음악에 조예가 있는 자유분방한 기질이었다. 영조는 그런 사도세자가 마뜩찮았다.</p><p><br><font color="#996633">"공부와 예법은 국시다. 일국의 세자인 네가 지금 그 따위 칼 장난이나 하고 개 그림이나 그리고 수호지 같은 잡서나 읽을 때냐?" - 영화 &lt;사도&gt; 중</font></p><p>&nbsp;</p><p>4.<br></p><p>사람들은 저마다 자신들의 모습 중에서 남에게 보여주기 싫거나 부끄러운 혹은 자신도 마주치기 싫은 모습을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무의식의 창고에 깊숙이 처박아버린다. 이것을 융심리학에서는 '그림자(shadow)'라고 한다. </p><p>&nbsp;</p><p>이성이 아닌 동성 중에서 괜히 주는 것 없이 미운 대상, 무슨 까닭인지 몰라도 상대하기 싫은 밉상은 나의 그림자라고 보면 틀림없다. 문제는 나도 싫은 나의 모습이 가까운 가족, 그것도 자식을 통해 나타날 때다.</p><p>&nbsp;</p><p>아비의 성정을 많이 닮은 아들 사도세자는 아버지 영조의 그림자다. 빛이 강할수록 그림자도 짙은 법이다. 사이가 좋을 때는 보이지 않던 그림자가 사이가 벌어지면 자신을 사로잡아 버린다. </p><p>&nbsp;</p><p>책을 잡히지 않기 위해서 일상의 모든 것을 철저하게 관리하는 꼬장꼬장한, 합리적이고 완벽주의 성향(*이것은 영조의 자아측면이다)의 영조에게는 뭐든지 대충대충, 설렁설렁인 것 같은 감성적이고 직관적인 성향(*이것은 영조의 그림자 부분이다)의 세자가 미워 죽을 판이다. 그림자인 세자의 대님 하나만 풀어져도 그냥 넘어가지 못한다. 영조에게는 내용이 중요한 게 아니라 형식이 더 중요한 것 같다. </p><p>&nbsp;</p><p>대리청정 자리에서 세자가 자신의 견해에 반하는 결정을 내리거나 우물쭈물하면 분노가 폭발한다. 눈앞에 뵈는 게 없어진다. 신하들 앞이라도 개의치 않고 가차 없이 세자에게 무안을 주거나 결정을 번복해 버린다. </p><p>&nbsp;</p><p>심지어 숙종대왕의 능으로 참배를 가는 길에 트집을 잡아 수행하던 세자를 쫓아 보낸 적도 있다. 비가 오는 것도 세자의 탓이라니 사도세자로서는 기가 찰 노릇이었다.</p><p><br><font color="#996633">"세자 네놈이 덕이 없으니, 가뭄에 허덕이는 삼남에 내려야할 비가 한성에 내리질 않느냐?" - 영화 &lt;사도&gt; 중</font></p><p><font color="#996633"></font>&nbsp;</p><p>잔뜩 부풀어 오른 풍선은 바늘만 슬쩍 갖다 대도 곧장 '뻥!'하고 터져버리는 법이다. 자신도 인정받고 싶어서 안달이 난 영조가 자신의 그림자를 보듬어 안지는 못할 망정 이렇게 내치는데도 세자가 반항하진 않는다면 그게 오히려 이상할 것이다. </p><p><br>그림자는 없어지지 않는다. 없앨 수도 없다. 용수철처럼 눌린 그림자는 언젠가는 자신의 몸에 응축된 이상의 탄성으로 튕겨져 나오게 마련이다.</p><p>&nbsp;</p><p>아버지 영조의 '따뜻한 눈길 하나와 다정한 말 한마디'가 그립기 짝이 없는 세자는 비통하다. 아버지의 인정을 받고 싶고, 아버지와의 소통을 갈망하는 세자의 억눌린 감정은 출구를 찾지 못하고 엉뚱한 곳으로 분출한다.</p><p><br><font color="#996633">"아버지가 대체 언제부터 나를 세자로 생각하고, 언제부터 자식으로 생각했단 말이요?" - 영화 &lt;사도&gt; 중</font></p><p>&nbsp;</p><p>세자는 울화증이 악화된다. 세자는 원래 정신병의 소질이 있었던 것 같은데, 아버지로부터 인정받지 못하면서 증세가 악화된 것은 틀림없어 보인다. 세자는 마음속의 화증이 가라앉지 않으면 주위의 닭이나 짐승들은 물론이고 주위의 나인이나 의관, 역관 등을 죽이기까지 했다고 한다. </p><p>&nbsp;</p><p>사도세자는 자신의 행실을 비판한 후궁 경빈 박씨마저도 죽였다. 어떤 때는 나인의 목을 베어 환관들에게 보여줄 정도로 세자의 병세는 심각했다. 심지어는 아버지 영조를 죽이려고 칼을 들고 아버지의 처소로 가려는 시도까지 했을 정도다. 이 정도면 막장 드라마가 따로 없다. 역사적인 팩트가 아니라 고대 그리스 신화의 비극이 아닐까 싶을 정도다. 인정받고 싶은 욕구에 목마른 두 사람은 이렇게 극단을 향해 치달았다. </p><p>&nbsp;</p><p><strong>왜 하필 '뒤주'에 가둬 죽였을까</strong></p><p>&nbsp;</p><div align="center"><img align="center" id="IIE001877133" src="http://ojsfile.ohmynews.com/STD_IMG_FILE/2015/1002/IE001877133_STD.jpg"></div><p>5.<br></p><p>소론의 후원을 받았던 경종이 죽고, 영조는 노론들의 지원으로 왕이 되었기 때문에 겉으로는 탕평책을 썼지만, 내심으로는 노론에 발목이 잡혀 노론으로 편중될 수밖에 없었다. </p><p>&nbsp;</p><p>그런데 사도세자가 대리청정하는 아버지 영조를 제치고 소론 쪽으로 기우는 경향을 보이자, 노론 측에서 가만있지 않았다. 노론인 영조 밑에서 대리청정 중에도 이 정도라면, 세자가 임금이 되면 노론을 내칠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었다. </p><p>&nbsp;</p><p>아버지 영조의 미움을 받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조심할 기색은 전혀 보이지 않는 세자. 게다가 세자는 심각한 정신질환까지 보이고 있지 않은가. 노론은 사도세자를 세차게 흔들기 시작했다. 임금의 처소에 칼을 들고 난입하려 했다면 그것은 대역죄다. </p><p>&nbsp;</p><p>노론 측에서는 나경언이라는 자를 시켜 사도세자를 역모죄로 고변하게 했다. 쉬쉬하며 뒤에서만 수근대던 세자의 행실이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정국의 핫이슈가 되었다. 특히 한 달 후 사도세자의 생모인 영빈 이씨가 남편 영조에게 아들 사도세자를 죽일 것을 권유하면서 파국이 가까워졌다. 영빈은 영조에게 울면서 고했다. </p><p>&nbsp;</p><p><font color="#333399">"세자의 병이 깊어 바라는 것이 없사오니 소인이 차마 이 말씀을 못하올 일이로되, 성궁(영조임금)을 보호하옵고 세손을 구하여 종묘사직을 편안히 하는 것이 옳사오니 대처분을 내리소서." - &lt;한중록&gt;</font></p><p>&nbsp;</p><p>6.<br></p><p>영조는 격노했다. 즉각 사도세자를 불렀다. 영조는 백관이 지켜보는 앞에서 세자에게 칼을 던지며 명령했다.</p><p><br><font color="#996633">"세자는 용포를 벗고 이 칼로 자결하라!" - 영화 &lt;사도&gt; 중<br></font></p><p><font color="#996633"><font color="#333333">세자는 이마를 땅에 찧어 피를 흘리며 백배사죄했다.</font> <br></font></p><font color="#996633"></font><p><font color="#996633">"아바마마! 살려주소서. 제가 잘못했사옵니다. 개과천선 하겠사옵니다." </font></p><p><font color="#996633">"할바마마. 아비를 살려주시옵소서!" - 영화 &lt;사도&gt; 중</font></p><p><font color="#996633"><br></font>겨우 11살인 세손(정조)까지 구명에 나섰다. 그러나 영조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계속 자결을 명하던 영조는 '세자를 폐하고 서인으로 삼는다'는 전교를 내리고, 세자를 가두라고 했다. 곧 이어 뒤주가 도착하고 영조는 거부하는 세자를 뒤주 속에 가둬버린다. </p><p>&nbsp;</p><p>문제는 여기서 생긴다. 영조가 아들 사도세자를 역모죄로 죽인다면 '자신은 역적의 아비가 되고, 세손은 역적의 아들이 되니', 그를 피하기 위해 자결을 명했다고 치자. 폐세자하고 서인으로 강등시켜 어딘가에 귀양을 보내거나 유폐(幽閉)시키면 될 것을 왜 하필이면 뒤주에 가두어 죽이려한단 말인가. </p><p>&nbsp;</p><p>내가 생각하기에 영조는 자신의 손으로 아들을 죽이지 않고 자결하라고 명했다가 뜻대로 되지 않자, 세자를 살려서 어딘가에 가둬두는 것이 아니라 당장에 그 자리에서 굶겨 죽여 후환을 없애기로 작정을 한 것 같다(*나로서는 이러한 방법이 영화 속의 대사처럼 '대명률(大明律)'이나 '경국대전(經國大典)'의 법률규정을 건드리는지의 유무까지는 알지 못한다).</p><p>&nbsp;</p><p>어쨌거나 영조는 아들을 죽이기로 마음먹었다. 그것도 뒤주에 가둬서 말이다. 원래 뒤주는 곡식을 저장하는 세간이다. 그런데 영조에게 뒤주는 사람을 살리는 '생명'의 도구가 아니다. 영조에게 뒤주는 아들을 생매장시키는 무덤이다. '죽음'을 상징하는 도구다. 영화에서 영조가 뒤주 위에 잔디로 떼를 입히라고까지 하지 않는가.</p><p>&nbsp;</p><p>7.<br></p><p>다른 한편으로 영조에게 뒤주는 심리학적으로 '자궁회귀'의 상징이기도 하다. 원래 자궁회귀는 엄마의 자궁 안의 양수에서 편안히 헤엄치던 그리운 태아시절로 돌아가고 싶은 무의식적인 회귀본능을 말한다. 그러나 영조에게서 뒤주는 그러한 자발적이고 무의식적인 자궁회귀가 아니다.</p><p><br>'세자 네 놈이 세상에 잘못 나왔으니, 자궁으로 돌아가는 게 마땅하다!' 전적으로 의식적이고 강제적인 자궁으로의 퇴행이 아닐 수 없다. </p><p>&nbsp;</p><p>물론 사도세자에게도 무의식적인 자궁회귀의 본능이 있다. 영화에서 사도세자는 툭하면 '토굴'을 파고 그 안에서 굿판을 벌인다. 굿판이 벌어지는 동안에 그도 무당의 박자에 맞춰 춤을 추거나 북을 두드리기도 한다. 어떤 때는 세자 스스로 토굴 안에 있는 나무로 짠 '관' 속에 들어가 누워 있기도 한다. </p><p>&nbsp;</p><p>이런 행동은 상식적으로 보면 기행(奇行)이지만, 사도세자의 자궁회귀 본능을 잘 설명해 준다. 사도세자에게는 '토굴'이나 '관' 역시 '뒤주'와 마찬가지로 자신이 돌아가고 싶은 신비하고 아늑한 자궁을 상징하는 동일한 도구들이다. 특히 세자는 생모인 영빈 이씨의 손에서 자란 것이 아니라 중전의 양자로 입적하여 궁궐의 법도에 따라 유모들의 손으로 키워져서 어머니 품이 더욱 그리웠을 것이다. </p><p>&nbsp;</p><p>사도세자의 아내인 혜경궁 홍씨가 쓴 &lt;한중록&gt;에 보면 이런 장면이 나온다. 영조의 후궁인 숙의 문씨가 사도세자를 상시로 모함하면, 영조는 그것을 확인하지도 않고 무조건 세자를 꾸짖었다고 한다. </p><p>&nbsp;</p><p>그런데 한번은 세자가 영조가 지켜보는 앞에서 죽어버리겠다고 우물로 뛰어든 적도 있다. 영화에는 나오지 않지만, 여기서 '우물'은 '뒤주' "토굴' '관' 등과 마찬가지로 돌아 가야할 대상으로서의 자궁을 상징한다. </p><p>&nbsp;</p><p><strong>"그런 제가 저도 싫습니다"</strong></p><p>&nbsp;</p><div align="center"><img align="center" id="IIE001877142" src="http://ojsfile.ohmynews.com/STD_IMG_FILE/2015/1002/IE001877142_STD.jpg"></div><p>8.<br></p><p>영화에서 청나라 왕자가 생일선물로 사도세자에게 보낸 개가 나온다. 개는 충직함의 상징이다. 이유를 묻지 않고 주인에게 순종한다. 사도세자는 이런 개를 무척 좋아한다. 심리학적으로 동물을 사랑하는 것은 자신의 무의식적 본능을 돌보는 것을 상징한다. 의식적인 측면을 과도하게 강조하는 아버지 영조에 비해 사도세자는 자신의 본능에 충실하다고 볼 수 있다. </p><p>&nbsp;</p><p>이렇게 본능에 충실한 세자는 자신을 형식적인 예법의 테두리 안에 가둬 놓으려 하는 아버지 영조와 사사건건 부딪힐 수밖에 없다. 세자는 의대증(衣帶症)이라는 정신질환을 앓고 있었다. 옷을 입기를 싫어하고, 한번 입기라도 할라치면 수십번을 다른 옷을 가져오라고 강박적으로 나인들을 채근했다. 맘에 들지 않느다면서 옷을 태우기도 하고 사람을 죽이기까지 했다. 세자는 이렇게 겨우 입은 옷은 또한 갈아 입는 것도 싫어했다고 한다. </p><p>&nbsp;</p><p>왜 그랬을까? 심리학적으로 옷은 세속적인 권위나 특권 혹은 마술적인 힘을 상징한다. 반대로 옷을 벗는 것은 순수한 자연성의 회복을 의미하거나 세속적인 굴레로부터의 해방을 상징한다. 그러므로 사도세자의 의대증은 형식과 예법을 강조하는 현실로부터, 또 아버지로부터 해방되고 싶은 내면의 심정을 대변하는 것이다.</p><p>&nbsp;</p><p>궁도장에서 과녁을 향해 잘 명중을 시키면서 활을 쏘던 세자가 자신의 어린 아들인 세손(정조)이 보는 앞에서 하늘을 향해 화살을 날려 보낸다. 이러한 행위 역시 과녁이라는 정해진 틀이 아니라 저 자유로운 창공을 향해 맘껏 날아가고 싶은 세자의 심정을 상징한다. </p><p>&nbsp;</p><p>여기서 화살은 대님 하나도 제대로 못 맨다고 질책하는 아버지 영조에 대한 무의식적인 반항이요, 아버지로부터의 탈출을 꿈꾸는 상징이라고 할 수 있다. </p><p>&nbsp;</p><p>9.<br></p><p>영화 &lt;사도&gt;의 한 장면. 아들 정조가 보는 앞에서 허공으로 화살을 날려보낸 사도세자가 아들에게 묻는다.</p><p><font color="#996633"><br>"너는 공부하는 것이 좋으냐?"<br>"네 좋습니다."<br>"뭐가 그리 좋으냐? 할아버지에게 인정 받는 것이 좋으냐?"<br>"네! 그런데 그런 제가 저도 싫습니다."</font></p><p>&nbsp;</p><p>어린 세손의 대답이 당돌맞다. 그는 인정받고 싶은 욕구로 가득찬 할아버지의 콤플렉스를 정확하게 간파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그러한 콤플렉스 덩어리인 할아버지의 욕구를 충족 시키지 못하는 또 다른 콤플렉스 덩어리인 아버지 사도세자의 심리도 궤뚫고 있다. </p><p>&nbsp;</p><p>할아버지의 욕구를 충족 시킬 능력도, 의사도 없는 아버지 사도세자에 비해 어린 정조는 그런 능력과 의사를 모두 갖춘 사내다. 할머니가 아버지를 죽이라고 고발하고, 할아버지는 아버지를 죽이고, 어머니와 외할아버지는 아버지의 죽음을 수수방관하는 이 '미친' 세상에서 세손은 영리하다.</p><p>&nbsp;</p><p>할아버지와 아버지, 인정받고 싶어 안달난 두 사람의 극단적 갈등의 한복판에서 중재역을 자임하는 세손의 중용적인 지혜가 슬프도록 경이롭다. 내가 보기에 이번 영화 &lt;사도&gt;의 주제는 바로 세손의 이 말이 아닐까 싶다.</p><p><br><font color="#996633">"그런 제가 저도 싫습니다!"</font></p><p>&nbsp;</p><p>10.<br></p><p>동양사회에서 용은 남성(아들)을 상징한다. 또한 왕권을 상징하기도 한다. 사도세자는 아내인 혜경궁 홍씨가 아들 정조를 낳기 전에 태몽으로 용꿈을 꾼다. 기쁨에 들뜬 사도세자는 화선지에 용을 그린다. 그리고는 용그림을 들고 할머니 숙빈 최씨와 어마니 영빈 이씨 등이 있는 자리로 달려가 그들 앞에서 환호작약한다.</p><p><font color="#996633"><br>"제가 용꿈을 꿨어요. 아들을 낳을 거예요. 기뻐하세요!"</font></p><p>&nbsp;</p><p>사도세자의 장인 홍봉한은 "귀중한 그림이오니 부채로 만들어 잘 보관 하겠습니다!"하고 말한다. 이 부채는 나중에 뒤주에 갖혀 죽게된 사위인 사도세자를 위해 홍봉한이 살짝 뒤주 안에 넣어준다. 뒤주 안에서 아무것도 먹지 못해 목이 마른 사도세자. 그는 이 부채를 이용해 자신의 오줌을 받아먹다가, 용그림을 보고는 비참한 신세를 자각하고는 대성통곡한다. </p><p>&nbsp;</p><p>영화에서 용은 남성과 왕권을 동시에 나타내는 중의적인 상징물이다. 훗날 성인이 된 정조(소지섭 분)가 왕위에 오르고 어머니 혜경궁 홍씨(문근영 분) 앞에서 이 부채를 들고 부채춤을 추는 장면이 나온다. </p><p>&nbsp;</p><p>사도 세자 자신은 왕권을 잡고 용상에 오르지 못했지만 자신의 '아들' 정조는 '왕권'을 잡았음을 상징하는 춤이다. 사도세자는 아들 정조를 통해 자신의 원한도 풀고, 화려하게 부활했다는 것을 용이 그려진 부채를 들고 추는 춤을 통해 보여준다. </p><p>&nbsp;</p><p><strong>영조가 내린 시호 '사도'</strong></p><p>&nbsp;</p><div align="center"><img align="center" id="IIE001877147" src="http://ojsfile.ohmynews.com/STD_IMG_FILE/2015/1002/IE001877147_STD.jpg"></div><p>&nbsp;</p><p>11.<br><font color="#333399"><strong></strong></font></p><p><font color="#333399"><strong>사족1 :</strong></font> 이준익 감독은 부채춤을 좋아하는 모양이다. 영화 &lt;왕의 남자&gt; 마지막 부분에서도 주인공 공길(이준기 분)과 장생(감우성 분)이 부채춤을 추며 줄타기를 하면서 하늘로 솟아오르는 장면이 나온다. &lt;사도&gt;에서의 부채춤은 아들을 통한 현세에서의 화려한 부활을 상징하고, &lt;왕의 남자&gt;에서의 부채춤은 저 세상에서 다시 만나자는 부활의 의식이라는 차이가 있다.</p><p>&nbsp;</p><p><font color="#333399"><strong>사족2 :</strong></font> 나는 영화 &lt;사도&gt;를 보면서 송강호의 원숙해진 연기에 다시 한 번 감탄했고, 이미 물이 오를대로 오른 유아인의 연기에도 찬탄했다. 인원왕후 역을 맡은 김해숙도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카메오처럼 말미에 성인이 된 정조역으로 잠시 나온 소지섭도 유감없는 존재감을 발했다. 다만 유감스럽게도 이번 영화의 유일한 미스 캐스팅은 문근영이 아닐까 싶다.</p><p>&nbsp;</p><p>혜경궁 홍씨가 어떤 인물인가. 아들을 살리기 위해 남편을 죽여야 했던 여인, 아들에 의해 친정 아버지를 비롯한 친정식구들이 몰살을 당하는 것을 숨죽여 지켜볼 수밖에 없었던 여인이다. 남편 사도세자가 죽고 50여 년을 더 살았고, 아들 정조가 요절한 뒤에도 15년을 더 살아내야 했던 비극의 주인공이다. 대단히 미안하지만 문근영의 천진난만해 보이는 동안으로는 어림없는 역할이었다. </p><p>&nbsp;</p><p>특히 국립극단의 연극 &lt;혜경궁 홍씨&gt;(2014)에서 혜경궁 역을 맡아 그녀의 한많은 일생을 탁월한 연기로 절절하게 표현해 냈던 연극배우 김소희의 연기가 오버랩 되면서 더욱 씁쓸해졌다. &lt;사도&gt;의 옥의 티였다. </p><p>&nbsp;</p><p><strong><font color="#333399">사족3 :</font></strong> 영화를 보면서 영조의 긴 재위기간이 떠올라 착잡한 마음이 들었다. 그는 31살에 왕위에 올라 83세에 세상을 뜨기까지 51년 7개월간 통치했다. '아들을 잡아먹은 왕'이라는 소리가 그냥 들리지 않는다. 영조의 부친 숙종도 45년 10개월간 통치했다. 숙종 역시 아들 경종의 요절에 분명 책임이 있다. </p><p>&nbsp;</p><p>청나라 황제 강희제와 그의 손자 건륭제도 60년 이상을 통치한 사람들이다. 현재 태국의 푸미폰 국왕은 69년 동안 왕위를 지키고 있으며,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도 영국 역사상 가장 긴 63년째 왕위를 지키고 있다고 한다. 재위기간이 길다고 좋은 것 만은 아닐 텐데...</p><p>&nbsp;</p><p><strong><font color="#333399">사족4 :</font></strong> 사도세자가 뒤주에 갇혀 죽임을 당한 곳은 창경궁 문정전이라고 한다. 나는 한때 옛 창경궁 터에 자리한 건물의 '창경궁 안의 뜰이 내려다 보이는 서재'에서 몇 년간 일한 적이 있다. 멀리 나무와 건물에 가려 서재에서 문정전이 바로 보이지는 않았지만 문정전 쪽을 가리키며 비극의 사도세자를 생각하며 동료들과 얘기를 나눈 기억이 새롭다. </p><p>&nbsp;</p><p><strong><font color="#333399">사족5 :</font></strong> 영화 &lt;사도&gt;가 히트를 하면서 사도세자와 그의 시대를 다루는 글들이 넘쳐난다. 어떤 이는 사도세자는 당쟁의 희생물이라고도 하고, 어떤 이는 사도세자는 그냥 광기어린 살인자였을 뿐이라고 냉소하는 이도 있다. 심지어 어떤 이는 영정조 시대의 왕조사에만 관심을 기울여, 당시의 민중들의 고초에 무관심한 세태를 통탄하기도 한다. </p><p>&nbsp;</p><p>재미있는 반응들이다. 수백 년 전의 일을 오늘의 잣대로만 일률적으로 재단할 수 없는 노릇이니 한편으로는 부질없어 보이기도 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그러한 열정이 학문적인 결실로 이어지기를 바라는 마음이 들기도 한다. </p><p>&nbsp;</p><p><strong><font color="#333399">사족6 :</font></strong> 사도(思悼). 생각할 사, 서러워할 도. 이런 맥락에서 보면 영조가 내린 시호인 '사도'는 죽은 아들에게 내린 것이 아니라, 자신의 그림자와 화합하지 못하고 비극적인 결말을 낸 자기 자신을 '생각'하고 '서러워'한다는 뜻으로도 읽을 수도 있지 않을까 싶다.</p><table width="100%"><tbody><tr><td width="100%" style="text-align: right; color: rgb(51, 51, 153); font-size: 12px;"><br>○ 편집ㅣ홍현진 기자</td></tr></tbody></table>]]></description></item><item><author>이택현</author><category>영화</category><title><![CDATA[홍상수가 보여준 그때, '우리는 언제나 틀린다']]></title><link>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147480</link><pubDate>2015-10-03T20:49:42+09:00</pubDate><description><![CDATA[<DIV align=left><FONT color=#333399>* 이 기사에는&nbsp;영화 &lt;지금은맞고그때는틀리다&gt;의&nbsp;내용이 포함돼 있습니다.</FONT></DIV>
<DIV align=left>&nbsp;</DIV>
<DIV align=left>여행은 '지금'을 일상에서 완전히 분리시킨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다. 여행에서의 지금은 어제와 내일을 이어주지 않고 일상에서 뚝 떼어 외따로 흐르는 시간이다. 여행 전에 품은 걱정, 여행 후에 겪게 될 일상의 스트레스는 이미 '그때 겪었던 일'이고, '그때 가서 생각할 일'이 된다. </DIV>
<P align=left><BR></P>
<P align=left>우리가 여행에서 계산이나 편견 없는 로맨스, 삶의 재발견 등을 꿈꾸는 것은 이 속성 때문이다. 유명한 '비포 선라이즈' 연작에서도 두 주인공의 인연은 생애 전체를 관통하고 있으나 영화가 다루는 이야기는 여행지에서의 하루에 국한된다. </P>
<P align=left><BR></P>
<P align=left>&lt;지금은맞고그때는틀리다&gt;에서 함춘수(정재영)는 여행을 떠날 마음이 없다. 자신의 영화를 상영하는 영화제 일정을 잘못 알아 하루 일찍 수원에 도착했을 뿐이다. 그가 이 하루를 특별하게 생각하지 않는다는 사실은 영화제 관계자인 염보라(고아성)에 대한 속내에서 잘 드러난다. </P>
<P align=left><BR></P>
<P align=left>'여성편력이 화려한' 함춘수는 아름답고 자신에게도 스스럼없이 호감을 표현하는 염보라에게 매력을 느끼지만 '(수원에서의 일정은) 하루 뿐'이라며 애써 마음을 접는다. 그가 자유롭게 만끽할 수 있는 '지금'은 하루뿐인데 반해 앞으로 영화판에서 마주치게 될 염보라와의 인연은 내일로 이어지는 일상의 굴레에 속하기 때문이다. </P>
<P align=left><BR></P>
<P align=left>
<DIV align=left><IMG style="MAX-WIDTH: 600px" id=IIE001876205 align=center src="http://ojsfile.ohmynews.com/STD_IMG_FILE/2015/0929/IE001876205_STD.jpg?28"></DIV>
<P align=left></P>
<P align=left>윤희정(김민희)은 달랐다. 함춘수는 수원화성 복내당에서 우연히 만난 희정에게 다짜고짜 말을 건다. 마뜩잖아 하는 희정의 반응에도 굴하지 않고 다가서는 춘수의 저돌적인 태도는 염보라에게 보이던 것과는 사뭇 다르다. </P>
<P align=left><BR></P>
<P align=left>함춘수에게 윤희정은 어제와 내일을 생각나지 않게 하는 사람이다. 지금 이 순간에 충실하게 만들 만큼 매력적인 것은 물론이고 서로에 대해 아무것도 아는 게 없고 따라서 공유할 어제와 내일이 없기 때문이다. 이런 직감은 희정의 작업실에서 확신으로 자리 잡는다. 희정이 작업하는 모습을 지켜보던 춘수는 '잠깐 만에 아주 멀리 아주아주 먼 곳으로 여행을 온 느낌'이라고 중얼거린다. 그는 비로소 여행을 떠나온 것이다.&nbsp;&nbsp; </P>
<P align=left>&nbsp;</P>
<P align=left><STRONG>진실로서의 '그때'와 거짓으로 남은 '지금'</STRONG></P>
<P align=left>&nbsp;</P>
<P align=left>
<DIV align=left><IMG style="MAX-WIDTH: 600px" id=IIE001876260 align=center src="http://ojsfile.ohmynews.com/STD_IMG_FILE/2015/0930/IE001876260_STD.jpg?77"></DIV>
<P align=left></P>
<P align=left></P>
<P align=left>영화는 함춘수의 독백이 개입하는 1부와 함춘수가 침묵하는 2부로 나뉜다. 두 이야기는 그 차이를 구분하기 어려울 만큼 유사하게 시작해서 극명한 차이를 보이며 끝이 난다. 때문에 영화가 끝나고 나면 어느 쪽이 지금이고 어느 쪽이 그때인지 구분 짓고 싶은 유혹이 생긴다. </P>
<P align=left><BR></P>
<P align=left>쓸쓸한 파국으로 끝나는 1부와 두 사람의 교감으로 마무리되는 2부 중 어느 쪽이 옳은지 구분하는 것은 어렵지 않은 것 같다. 그러나 섣불리 그때와 지금으로 나누어 맞다 틀리다 말하는 대신 두 이야기 속 각기 다른 '지금과 그때의 관계'에 주목해야 한다. 1부에 '그때는맞고지금은틀리다'라는 부제가 붙고 2부에는 '지금은맞고그때는틀리다'라는 부제가 붙은 이유다.</P>
<P align=left><BR></P>
<P align=left>1부에서 춘수는 지금에 충실하기 위해 '그때의 진실'을 묵살한다. 지금 이 순간을 벗어나면 춘수는 '애 둘 딸린 유부남'이라는 현실로 돌아가야 한다. 춘수는 희정에게 그 사실을 고백하지 않는다. 지금에 충실하자는 생각이 너무 앞선 탓이다. 덕분에 둘은 시종 웃으며 호감을 주고받으면서도 진솔한 이야기는 나누지는 못한다. 서로를 영화감독과 화가라는 외형으로만 인지할 뿐이다. </P>
<P align=left><BR></P>
<P align=left>특히 춘수는 희정을 '정말 아무것도 모르고 가시는 거 같고, 모르기 때문에 더 발견이 되는 그런 작업 방식'을 하는 예술가라고 평가하는데 이는 사실 자신의 영화관을 말할 때 꺼내는 상투적인 표현이다. 함춘수 영화관의 옳고 그름을 떠나서 전적으로 자기 방식으로만 희정을 이해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P>
<P align=left><BR></P>
<P align=left>희정도 마찬가지다. 춘수에 대해 아는 것이라고는 그가 유명한 영화감독이라는 것과 '술 잘 마시는 남자'라는 것뿐이다. 그 이상은 관심도 없고 그저 춘수가 건네는 달콤한 말이 즐거울 뿐이다. 서로에 대한 호감 이외에 두 사람이 공유하는 화제는 전무하다. 결국, 밝혀지지 않은 진실로서의 '그때'와 거짓으로 남은 '지금'의 관계는 예정된 오류를 향해 두 사람을 이끈다.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P>
<P align=left>&nbsp;</P>
<P align=left><STRONG>지금과 그때의 절묘한 공존</STRONG></P>
<P align=left><BR></P>
<P align=left>반면 2부의 함춘수는 보다 거침없다. 희정의 가족관계를 미주알고주알 캐묻고 희정의 작품에 대해서도 상투적이라는 둥 자기 위안을 위한 작품이라는&nbsp;둥&nbsp;직설적인 표현을 아끼지 않는다. 표현의 작은 차이는 큰 변화를 만든다. 희정은 춘수를 존경할만한 영화감독 정도로 이해했던 1부와 달리 '특이한 사람', '말을 참 쉽게 하는 사람'으로 인식하기 시작한다. </P>
<P align=left><BR></P>
<P align=left>함춘수의 본질에 가까운 것은 당연히 후자다. 그렇게 조금씩 본질을 드러내던 춘수는 술자리에서 불콰해진 상태로 자신이 유부남이라는 사실을 고백한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울며불며 "희정씨와 결혼하고 싶다"고 덧붙인다. 이 고백을 기점으로 희정도 변화한다. 인연을 이어나가느냐 배신감에 치를 떠느냐 선택하는 대신 지금 이 순간을 받아들이고 즐기게 된 것이다. </P>
<P align=left><BR></P>
<P align=left>이제 두 사람에게 '지금'은 외따로 존재하는 진실이고 그 안에서 '그때'는 조건부 거짓이 된다. 춘수가 유부남이라는 사실이 희정의 지인들에 의해 폭로되어 파국을 맞이했던 1부와 달리, 결코 양립할 수 없어 보였던 지금과 그때가 절묘하게 공존하는 순간이다.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P>
<P align=left>&nbsp;</P>
<P align=left><STRONG>우리는 언제나 틀린다</STRONG></P>
<P align=left><BR></P>
<P align=left>
<DIV align=left><IMG style="MAX-WIDTH: 600px" id=IIE001876206 align=center src="http://ojsfile.ohmynews.com/STD_IMG_FILE/2015/0929/IE001876206_STD.jpg?56"></DIV>
<P align=left></P>
<P align=left>현실은 때로 이야기보다 더 극적이다. 완성된 이야기는 어떤 표현과 플롯으로 구성되든 간에 작자가 정해놓은 하나의 결말을 향해 맹목적으로 치달아간다. 반면 현실은 언제나 미완성이기에 표현의 미세한 차이와 플롯의 변화만으로 천차만별의 결과를 예비한다. 삶을 정형화시키는 거대한 이야기에서 벗어나 무한한 변화의 시작이자 끝인 '지금'에 충실한 삶을 살았을 때 우리에게 주어진 무한한 가능성을 온전히 누릴 수 있다.</P>
<P align=left>&nbsp;</P>
<P align=left></P>
<P align=left>홍상수 감독은 최근 언론시사회에서 &lt;지금은맞고그때는틀리다&gt;를 통해 "지금 그 순간에 충실하는 게 얼마나 어려운가를 말하고자 했다"고 밝혔다. 영화는 복수의 결말을 통해 홍상수 감독의 의도를 실현한다. 말의 작은 차이에 따라 생길 수 있는 미세한 균열이 두 가지 결말을 만들어 낸 것이다. </P>
<P align=left>&nbsp;</P>
<P align=left>그리고 관객은 두 가지 결말뿐만 아니라 새로운 가능성을 가진 결말이 어딘가에 실존한다고 믿게 된다. 지금 이 순간에 충실하기란 어렵지만, 최소한 삶은 수없이 쪼개지는 균열 속에 무한한 가능성을 지닌다는 사실을 직접 보여준 셈이다. </P>
<P align=left>&nbsp;</P>
<P align=left>나아가 한 번 지나간 시간을 되돌려 세세한 선택을 하나하나 바로잡지 않고서야 '지금에 충실하는 일은 불가능에 가깝다'는 냉혹한 현실을 말하고 있기도 하다. 우리는 영화 속 함춘수같은 기회를 얻을 수 없다. </P>
<P align=left>&nbsp;</P>
<P align=left>기껏해야 현실을 기망하고 여행을 떠나 잠시 동떨어진 시간을 흐르는 수밖에 없지만, 그마저도 현실에 뒷덜미를 잡히고는 한다. 여행 중 일상으로부터 받은 전화 한 통에 금세 현실로 이끌려간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우리가 얼마나 번번이 틀리는지 공감할 것이다. </P>
<TABLE width="100%">
<TBODY>
<TR>
<TD style="TEXT-ALIGN: right; COLOR: #333399; FONT-SIZE: 12px" width="100%"><BR>○ 편집ㅣ박정훈 기자</TD></TR></TBODY></TABLE>]]></description></item><item><author>김동민</author><category>영화</category><title><![CDATA[영화 <인턴>, 줄스는 페미니스트가 되지 못했다]]></title><link>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147953</link><pubDate>2015-10-01T18:41:21+09:00</pubDate><description><![CDATA[<DIV align=center><IMG id=IIE001876798 align=center src="http://ojsfile.ohmynews.com/STD_IMG_FILE/2015/1001/IE001876798_STD.jpg"></DIV>
<P><BR>아내와 사별한 후 적적한 삶을 이어가던 노인 벤(로버트 드 니로)은 우연히 접한 IT 기업의 시니어 인턴 채용 공고에 지원, 입사하게 된다. 회사의 30세 여성 대표 줄스(앤 해서웨이)의 비서 역할을 맡게 된 벤은 그녀에게 매 순간 적절하고 현명한 조언을 건네고, 덕분에 줄스는 기업의 CEO이자 아내와 엄마로서의 자신을 되돌아보게 된다.</P>
<P><BR>70세 시니어 인턴과 30세 여성 CEO라는 영화 &lt;인턴&gt;의 투톱 캐릭터 설정은 실로 전략적이라 할 만하다. 청년실업 해소를 위해 나이 든 직원을 회사에서 내보내야 한다거나, 어린 데다 여성이기까지 한 CEO는 신뢰할 수 없다는 생각이 힘을 갖는 사회. 그 안에서 살아가는 우리들을 영화 &lt;인턴&gt;이 불러모으지 못할 이유는 없기 때문이다.</P>
<P>&nbsp;</P>
<P>영화는 세대와 성별에 대한 일반적 관념을(그것도 아주 보란 듯이) 역행한다. 이미 은퇴한 지 한참인 백발의 벤(로버트 드 니로)은 IT 스타트업 기업에서 인정받는 인턴 직원이 되고, 젊은 여성 CEO 줄스(앤 해서웨이)는 남편에 어린 딸을 두고도 창업 1년 만에 벤처 신화를 이룬다. </P>
<P>&nbsp;</P>
<P>줄스의 남편은 아내를 뒷바라지하기 위해 잘 다니던 직장을 기꺼이 그만두고 전업주부가 되는데, 심지어 그는 주부 우울증을 겪고 외도까지 저지른다. 이런 식의 이야기 전개를 보고 있노라면 &lt;로맨틱 홀리데이&gt;, &lt;왓 위민 원트&gt; 등 여성을 위한(?) 로맨틱 코미디를 만들어 온 '여성 시니어' 감독 낸시 마이어스의 페미니즘 강박이 의심될 정도다.</P>
<P>&nbsp;</P>
<DIV align=center><IMG id=IIE001876797 align=center src="http://ojsfile.ohmynews.com/STD_IMG_FILE/2015/1001/IE001876797_STD.jpg"></DIV>
<P><BR>영화 초반부, 내내 주체적인 태도를 보이는 줄스는 이상적인 여성상을 제시한다. 하지만 벤이 줄스의 생활 속에 들어오면서 그녀의 능력 뒤에 숨겨진 결함들이 발견된다. 1년을 함께한 직원의 이름을 기억하지 못하고, 자신을 위해 밥 먹듯 야근하는 비서의 노력에는 관심도 없다. 이러한 줄스의 문제를 지적하고 조언하는 벤의 모습은, 회사에 노인이 필요할 수 있다는 적확한 증거다. 그리고 여기까지의 줄스는, 여성이기 이전에 그저 조금 서툰 청년 CEO일 뿐이다.</P>
<P>&nbsp;</P>
<P>영화 &lt;인턴&gt;이 갖는 한계는 바로 '여자 줄스'를 그리는 지점에 있다. 줄스는 부하 남자 직원들과의 술자리에서 남자를 싸잡아 조롱하는 한편, 남편의 외도는 가정에 소홀했던 자신의 탓이라고 여기기도 한다. 그리고 이 모든 실수를 바로잡아 주는 벤은 줄스가 의존할 수 밖에 없는 어른이면서 또한 남자다. 줄스는 분명 주체적이고 유능한 여성이지만, 동시에 우리는 그녀에게서 '개저씨'와 '의존적 여성'의 모습을 발견한다. 과음 후 속을 게워내면서 벤이 내민 손수건을 받아 쓰는 줄스의 모습이 안타까웠던 건 그래서였다.</P>
<P>&nbsp;</P>
<P>&lt;인턴&gt;이라는 제목이 무색하게, 70세 인턴 벤의 활약상은 기대 이하다. 그의 연륜은 회사 업무와 무관한 줄스의 뒤치다꺼리에 공공연히 활용되고, 그저 시의적절한 조언을 건네 줄스가 깨우침에 다다르게 도울 뿐이다. 결국 이 영화는 제2의 삶을 살게 된 70세 노인의 이야기가 아니다. 현명한 인생 선배 벤을 통해 성장해나가는 한 젊은 여성 CEO의 이야기라고 하는 편이 정확하다.</P>]]></description></item><item><author>하성태</author><category>영화</category><title><![CDATA[<사도> 이준익의 비극적 '힐링', 왜 이리 공허할까]]></title><link>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147455</link><pubDate>2015-09-29T21:06:31+09:00</pubDate><description><![CDATA[<DIV align=center><IMG id=IIE001876106 style="MAX-WIDTH: 600px" src="http://ojsfile.ohmynews.com/STD_IMG_FILE/2015/0929/IE001876106_STD.jpg" align=center></DIV>
<P></P>
<P>&nbsp;</P>
<P>29일, 영화 &lt;사도&gt;가 400만 관객을 돌파했다. 16일 개봉 후 13일 만이다. 추석 다음날인 28일만 67만 명이 관람하며 흥행세를 과시했다. 누적 관객 수는 426만으로 불었다. 추석 연휴를 겨냥해 맞붙은 한국영화 경쟁작인 &lt;탐정: 더 비기닝&gt;과 &lt;서부전선&gt;이&nbsp;한 주 늦게 개봉해 각각 100만과 50만에 근접하는 동안 이룬 단독 질주다. 주연 송강호의 이전 사극인 &lt;관상&gt;의 900만에 근접하는 것도&nbsp;무리가 없어 보인다. </P>
<P>&nbsp;</P>
<P>'영조' 송강호와 '사도세자' 유아인의 절정의 연기력을 스크린으로 감상하는 것만으로&nbsp;만족감을 드러내는 관객이 적지 않아 보인다.&nbsp;한국인이 유독 '애정'하는 사극이란 장르에, 웃음기나 과한 상상력을 배제한 '정통사극'이란 점도 무게감을 더했다. &lt;왕의 남자&gt; 이준익 감독의 사극 귀환이라는 점도 홍보에 도움이 됐다. </P>
<P>&nbsp;</P>
<P>게다가 소재는 "사도세자가 8일 동안 뒤주 속에 갇혀 죽는다"가 스포일러가 되지 않을 정도로 대중성(?)을 자랑하는 영조와 사도세자 이야기 아닌가. 그만큼, 사도세자의 비극적인 죽음은 드라마로 널리 알려진 소재였다. 적어도 흥행만 놓고 본다면, 이준익 감독과 제작진의 선택은 적중했다 할 만하다. 널리 알려진 소재로 대중성을 확보하는 동시에, 아버지와 아들의 가족사에 집중하면서 보편성까지 획득하는 양수겸장의 길을 걷고 있기 때문이다. </P>
<P>&nbsp;</P>
<P>그런데 좀 더 들여다보면, &lt;사도&gt;가 던지는 화두는 쉬이 수긍할 수 없는 한계를 내포하고 있다. 소재를 품은 태도 면에서 그러하다. 송강호와 유아인의 명연이&nbsp;마음을 흔들어도 머리로는 납득할 수 없는 부분이 존재한다는 말이다. 왜 그럴까.&nbsp;&nbsp;&nbsp; </P>
<P>&nbsp;</P>
<P><STRONG>'어떻게'는 있으나 '왜'는 부족한 영조와 사도의 관계 </STRONG></P>
<P><STRONG></STRONG>&nbsp;</P>
<DIV align=center><IMG id=IIE001876107 style="MAX-WIDTH: 600px" src="http://ojsfile.ohmynews.com/STD_IMG_FILE/2015/0929/IE001876107_STD.jpg" align=center></DIV>
<P></P>
<P>&nbsp;</P>
<P>개봉 전, &lt;사도&gt;의 최대 경쟁자는 드라마 &lt;비밀의 문&gt;이라 여겨졌다. &lt;사도&gt;의 개봉 딱 1년 전 방영된 이 24부작 드라마는 한석규가 영조를, 이제훈이 사도세자를 연기했으나 갈 길을 잃고 좌초했다. </P>
<P>&nbsp;</P>
<P>사도세자에게 '개혁군주'로서의 면모를 과하게 투영하고, 그의 죽음을 정쟁과 기득권의 부산물로 강조한 것이 화근이었다. 이 &lt;비밀의 문&gt;은 그렇게 5%대 저조한 시청률로 별반 화제를 모으지 못했다. </P>
<P>&nbsp;</P>
<P>아마도 &lt;사도&gt; 제작진은 가슴을 쓸어내리지 않았을까. 대신 &lt;사도&gt;는 조선 최대의 '막장' 드라마라 할 수 있는 사도세자의 죽음과 관련한 분분한 해석을 떠안을 수밖에 없게 됐다. 노론과 소론의 정쟁의 희생양이란 해석부터 사도세자의 광기,&nbsp;사도세자의 개혁정치와 영조 탕평책의 대결 등등 의견이 분분한 역사적 해석은&nbsp;(그것들은 그리 중요치 않다는 듯하게 보이는) &lt;사도&gt;의&nbsp;사료로&nbsp;너르게&nbsp;반영됐다.&nbsp; </P>
<P>&nbsp;</P>
<P>"이것은 나랏일이 아니고 집안일이다"라는 영조의 대사로 갈무리되듯 &lt;사도&gt;는 아버지와 아들, 부자와 가족의 이야기에 집중하고자 한다.&nbsp;물론 여기엔 손자인 (훗날의) 정조까지 포함된다. 그런 점에서, 사도가 뒤주에 갇히는 첫째 날부터 그의 죽음을 명확히 한 뒤, 여덟째 날까지 사이사이에 회상 기법으로 부자의 과거사를 삽입한 구조적 형식은 더없이 효과적이다. </P>
<P>&nbsp;</P>
<P>사도가 아비(영조)를 죽이겠다고 검을 들고 다다른 길에 목도한 장면은 세손(정조)과 영조의 다정한 한때였다. 영화 시작을 여는 이 장면은&nbsp;사실 &lt;사도&gt;가 지향하는 바를 함축한다. 이미 광기 어린 눈으로 아비를 노렸던 아들 사도는 그 아비의 총애를 받는 자신의 아들(정조)을 해할 수 없어 결국 돌아선다. 강력한 부계혈통의 제1권력자에게 버림받은 제2권력자의 비극적 말로를 상징적으로 함축한 장면이 아닐 수 없다. </P>
<P>&nbsp;</P>
<P>&lt;사도&gt;는 이 조용한 모반에 이어 사도가 뒤주에 갇힌 첫째 날로부터 시간을 되돌린다. 어떻게 총명했던 사도는 영조의 눈 밖에 났고, 영조는 어떻게 사도를 궁지로 몰았나. 그리고 (사족보다는 좀 더 길게 그려진) 어떻게 정조는 할아버지 영조의 뒤를 이어 왕위에 올랐나. </P>
<P>&nbsp;</P>
<P>여기에서 &lt;사도&gt;는 의도적이든, 불가항력이든 어찌 됐건 더없이 중요한 '왜'를 대충 서술하고 넘어간다.&nbsp;영조와 사도의 대립을 단순한 '세대갈등'으로 읽는 해석이 난무한 것도 이러한 '왜'의 축소에 기인한다. </P>
<P>&nbsp;</P>
<P><STRONG>해석의 부재가 불러온 전망의 부재 그리고 봉합&nbsp;</STRONG></P>
<P>&nbsp;</P>
<DIV align=center><IMG id=IIE001876108 style="MAX-WIDTH: 600px" src="http://ojsfile.ohmynews.com/STD_IMG_FILE/2015/0929/IE001876108_STD.jpg" align=center></DIV>
<P></P>
<P>&nbsp;</P>
<P>아니, 단순하고 보편적인 아버지와 아들 세대의 갈등을 읽어 내기 위해 구태여 아버지가 아들을 8일간 뒤주에 가둬서 죽인 조선 역사상 가장 큰 비극을 소환할 필요가 있는가. 필연적으로 해석의 부재는 전망의 부재를 낳는 법이다. </P>
<P>&nbsp;</P>
<P>&lt;사도&gt;는 끝끝내 '영조는 왜 사도세자를 (그렇게 죽일 만큼) 미워했을까'에 대한 답을 내놓지 못한다. 역사적인 해석이 중요치 않다고 판단했다면, 영화적인 해석이 더더욱 중요해질 터다. 그래서 등장하는 것이 저 보편적인 '세대론'인 것이다. </P>
<P>&nbsp;</P>
<P>물론 몇 가지 단서는 있다. &lt;사도&gt;는 초반, 어린 사도세자에 관한 몇 가지 에피소드(공부에 관심이 없었다로 대변되는)를 묘사하긴 한다. 그에 비해 이미 뒤주에 갇힌 사도의 고통은 시종일관 극대화된다. </P>
<P>&nbsp;</P>
<P>아들을 (죽일 만큼) 미워한 아버지 영조. 그것이 단순한 권력욕이었는지, 탕평책을 지키려는 정치력이었는지, &lt;사도&gt;는 밝히거나 해석할 의도가 없다. 그저 모든 것이 비극으로 환원될 뿐이다. </P>
<P>&nbsp;</P>
<P>그렇다고 셰익스피어의 비극과 같은 어떤 선험적이거나 선명한 전형성과는 또 다르다. 대리청정이나 선위를 시도한 영조의 의도를 읽을 수도, 사도세자의 광기에 공감할 수도 없이 비극적 인물들의 감정을 추스르기에도 벅차다. 혜경궁 홍씨와 같은 여성들의 역할 역시 이 가족사의 비극을 증명하는 증인의 보조적인 역할에 머무른다. </P>
<P>&nbsp;</P>
<P>사도가 후궁이나 궁인들을 살해했다는 변함없는 사료를 왜곡한 것 아니냐는 일각의 지적도 여기서 기인한다. 비극적 주인공에게 그러한 과하고 '해석불가'한 광기의 부여는 어울리지 않았기 때문이리라. 그리고 이 비극의 무한한 강조는 적확한 해석을 기피하고 시선을 분산시키는 효과를 낳는다.&nbsp; </P>
<P>&nbsp;</P>
<P>그래서 남는 것은 두 가지다. 사도가 죽기 전 아버지와 아들이 나누는 상상의 (화해를 가장한) 대화는 송강호와 유아인의 절정의 연기를 통해 클라이맥스로의 기능을 다 한다. 그러나 그 상상의 주체가 누구냐는&nbsp;절대적이다. 영조에게 '죄사함'을 받는 아들 사도의 자리는 거기에 없다. 아버지의 시선에 함몰된 사도는 영화 전편을 통해 나약해서 좌초한 아들로 추락한 뒤에야 '죄사함'을 받는다. 일방적인 용서와 화해는 그 결과 뜻이 다른 법이다.&nbsp; </P>
<P>&nbsp;</P>
<P>이를 이어받는 것은 물론 (소지섭이 이례적으로&nbsp;길게 등장한) 정조다. 정조는 역사적으로 아비를 죽인 아들로서의 죄책감에 시달려야 했던 인물로 기록돼 있다. 이준익 감독은 여러 인터뷰를 통해 &lt;사도&gt;가 '정(영조)반(사도)합(정조)'의 구도라 밝힌 바 있다. </P>
<P>&nbsp;</P>
<P>그러니까 영조의 뜻대로 (아버지 사도와 똑같이 어린 나이였음에도) 신임을 얻고 왕위에 오른 정조는 그 부계 혈통을 잇는 자다. 무엇이 정반합일까. 결과적으로, 개혁적 왕이라 평가받는 정조의 왕위 계승이 합인가. 역사는 승자의 기록 아니었던가. 그렇다면 우리는 이 &lt;사도&gt;에서 우리는 무엇을 보았는가. 또는 무엇을 보아야 하는가.&nbsp; </P>
<P>&nbsp;</P>
<P><STRONG>'아버지' 이준익이 던져주는 비극적 힐링</STRONG></P>
<P><STRONG></STRONG>&nbsp;</P><STRONG>
<DIV align=center><IMG id=IIE001876109 style="MAX-WIDTH: 600px" src="http://ojsfile.ohmynews.com/STD_IMG_FILE/2015/0929/IE001876109_STD.jpg" align=center></DIV>
<P></P>
<P><BR></STRONG>이준익 감독은 전작 &lt;소원&gt; 이전까지, 아버지를 주인공으로&nbsp;영화를 만든 적이 없다. 중년의 아버지를 그렸어도 그들은 '남자'였다. &lt;라디오스타&gt;의 매니저 안성기가 그랬고, &lt;즐거운 인생&gt;의 밴드 멤버들이 그랬다. 철없는 아버지였고, 자식과 화해하지 못하는 아버지였어도, 그들은 여전히 꿈을 좇고 투쟁을 벌이는 중년 '남자'였다. &lt;황산벌&gt;이나 &lt;평양성&gt;은 전쟁을 벌이는 철없는 남자들 이야기였다. </P>
<P>&nbsp;</P>
<P>정통사극에 가까운 &lt;왕의 남자&gt;나 액션활극 &lt;구르믈 버서난 달처럼&gt;은 어떠한가. 계급투쟁을 벌이는 천민이나 혁명을 꿈꾸는 남자들이 등장할지언정 아버지의 자리는 없었다. 그랬던 그가 '은퇴 소동' 뒤 만든 &lt;소원&gt;에서부터 '아동성폭력' 피해자 아버지를 그리면서 '아버지의 자리'를 고민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P>
<P>&nbsp;</P>
<P>결과적으로 &lt;사도&gt;는 그런 이준익 감독이 만든 '아버지'의 이야기다. 끝내 아들을 죽였지만, 그 아들의 아들에게 왕위를 물려주는 노회했지만 현명한 아버지의 이야기. 어린 후궁을 품에 안는 동시에 아들을 광인으로 내몰았으면서도 끝내 '생각할(사)思, 슬퍼할(도)悼'란 이름을 내려 준 그 아버지. </P>
<P>&nbsp;</P>
<P>현대적인 시선으로 영조의 자식 교육을 강남 엄마들의 그것으로 보는 것은 자유다. 또 영조와 사도 세자의 게임을 세대론으로 읽는 것도 무방할지 모른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lt;사도&gt;가 철저하게 아버지의 시선과 승자의 기록에 머물러 있다는 점이리라. 그 안에서 뒤주에 갇혀 죽은 비극적 주인공이자 타이틀롤인 사도는 그 어떤 입체적인 목소리를 내지 못한 채 (정)'반'(합)의 인물로 협소하게 그려졌다. </P>
<P>&nbsp;</P>
<P>그리고 우리들의 '정조', 그러니까 진정한 다음 세대는 아직 도착하지 않았다. 다시 말해, 영조의 시대도 끝난 것이 아니다. &lt;사도&gt;의 정반합이 진정한 의미의 정반합이 아닌 아버지 세대가 권유하고 처방한&nbsp;봉합으로 보이는 이유다. </P>
<P>&nbsp;</P>
<P>만화가 이현세는 지난 2월 한 인터뷰에서 "(20대가) 50, 60대가 던져주는 '힐링'에 넘어가선 안 된다"고 강조한 바 있다.&nbsp;"지금 20대들이 힘들게 살아가는 이 사회를 만든 건 저 같은 50, 60대가 만든" 거란 이유에서다. &lt;사도&gt;는 어쩌면 '아버지 세대'로 돌아온 이준익이 20대에게 던져 주는 의도된 비극적 '힐링'인지 모를 일이다. </P>
<TABLE width="100%">
<TBODY>
<TR>
<TD style="FONT-SIZE: 12px; COLOR: #333399; TEXT-ALIGN: right" width="100%"><BR>○ 편집ㅣ홍현진 기자</TD></TR></TBODY></TABLE>]]></description></item><item><author>유한준</author><category>영화</category><title><![CDATA[류승완 감독이 보여준 신기루]]></title><link>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147364</link><pubDate>2015-09-29T15:43:19+09:00</pubDate><description><![CDATA[<P><SPAN>
<DIV align=center><IMG id=IIE001876004 style="MAX-WIDTH: 600px" src="http://ojsfile.ohmynews.com/STD_IMG_FILE/2015/0928/IE001876004_STD.jpg?91" align=center></DIV>
<P></P></SPAN>
<P></P>
<P><SPAN><BR></SPAN></P>
<P><SPAN>8월 5일에 개봉한 영화 &lt;베테랑&gt;을 이제야 봤다. 개인적으로 &lt;베테랑&gt; 대신 &lt;암살&gt;을 보면서 &lt;베테랑&gt;은 어설픈 코미디물일 거라고 평가 절하했었는데 관객수가 점점 늘더니 천만 영화인 &lt;암살&gt;을 누르며 나를 충격에 빠트렸다. </SPAN></P>
<P><SPAN></SPAN>&nbsp;</P>
<P><SPAN>실제로 관람한 주변 사람들의 평도 너무 좋아 그 호기심을 도무지 참지 못하고 추석 연휴에 가족을 이끌고 영화관으로 향했다. 개봉한 지 두 달이 다 되어가는 영화답지 않게 저녁 6시 영화는 매진이 되었다.</SPAN></P>
<P><SPAN><BR></SPAN></P>
<P><SPAN>영화 &lt;베테랑&gt;은 재벌들에 맞서는 형사들의 이야기다. 결국 끝까지 물고 늘어진 형사들이 재벌에 판정승을 거두면서 보는 이들에게 통쾌함을 선사해 준다. 억지스러운 연출도 없고 몰입감 높은 전개로 상영시간 내내 지루할 틈도 주지 않았다.</SPAN></P>
<P><SPAN><BR></SPAN></P>
<P><SPAN>
<DIV align=center><IMG id=IIE001876010 style="MAX-WIDTH: 600px" src="http://ojsfile.ohmynews.com/STD_IMG_FILE/2015/0928/IE001876010_STD.jpg?82" align=center></DIV>
<P></P></SPAN>
<P></P>
<P><SPAN><BR></SPAN></P>
<P><SPAN>안타까운 것은 영화의 재미가 항상 좋은 평론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lt;베테랑&gt;은 지금 우리 사회에 있을 법한 재벌들의 특권 의식과 사회적 약자인 노동자(화물 운송 기사) 문제를 수면 밖으로 끄집어 냈다. 결론도 사회 정의가 승리하는 바람직한 내용으로 마무리되었다. </SPAN></P>
<P><SPAN></SPAN>&nbsp;</P>
<P><SPAN>문제는 영화가 현실과는 너무 동떨어져 있다. 재벌과 경찰의 보이지 않는 유착 관계는 생각보다 끈끈하여 단절시키기 어렵고 자신의 목숨까지 바쳐 그것을 캐내려는 경찰도 없다. 영화를 보는 내내 유쾌하면서도 한편으로 씁쓸함이 남았던 이유다.</SPAN></P>
<P><SPAN><BR></SPAN></P>
<P><SPAN>다양한 영화가 만들어지는 요즘엔 영화가 단순히 사회현상을 말하는 데 그쳐서는 안 된다. 더 나아가 해결의 실마리를 제공할 수도 있어야 한다. 영화에 대한 판단 기준이 좀 더 엄격해진 상황에서 &lt;베테랑&gt;은 몇 프로 부족하다고 볼 수 있다. 재벌들의 갑질 문제와 사회적 약자들을 보호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현실성 있는 대안을 제시하지 못했다. 그래서 나는 10점 만점에 8점 정도밖에 못 줄 것 같다.</SPAN></P>
<P><SPAN><BR></SPAN></P>
<P><SPAN>뒤늦게 &lt;베테랑&gt;이 영화 &lt;베를린&gt;의 류승완 감독의 작품이란 것을 알았다. &lt;베를린&gt;은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던 영화였지만 다소 기대에 못 미쳤던 것이 사실이다. 화려한 출연진으로 관객들을 어느 정도 영화관으로 이끌긴 했지만 분위기가 무겁고 인물과 배경이 복잡하여 내용의 이해가 쉽지 않았던 것이 아쉬웠다. </SPAN></P>
<P><SPAN></SPAN>&nbsp;</P>
<P><SPAN>이와 비교하면 &lt;베테랑&gt;은 관객에게 한 발 더 다가간 느낌이다. 남녀노소 누가 봐도 부담 없고 실컷 웃을 수도 있다. 그 결과, 많은 관객의 마음을 사로 잡았다. 그러나 마냥 웃고 즐기기에는 사회의 어두운 면을 거침없이 보여줬고 현실과 다른 영화의 결말에 찝찝함을 남기고 극장을 빠져나와야 하는 문제가 발생했다. </SPAN></P>
<P><SPAN></SPAN>&nbsp;</P>
<P><SPAN>희망적인 부분은 &lt;베를린&gt;에서 &lt;베테랑&gt;으로 발전한 만큼 류승완 감독의 다음 영화는 더 나아질 것이란 기대다. 바다 위나 사막에서 대기의 밀도가 층층이 달라졌을 때 빛이 굴절하면서 멀리 있는 물체가 거짓으로 보이는 현상을 신기루라고 한다. 류승완 감독이 다음 영화를 통해 신기루를 걷어내고 실체를 보여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SPAN></P>]]></description></item><item><author>김형욱</author><category>영화</category><title><![CDATA[개봉 시기가 아쉬운, 추석용 영화]]></title><link>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147441</link><pubDate>2015-09-29T14:04:12+09:00</pubDate><description><![CDATA[<DIV align=left><IMG id=IIE001876094 hspace=15 align=right src="http://ojsfile.ohmynews.com/STD_IMG_FILE/2015/0929/IE001876094_STD.jpg"></DIV>
<P>본래 50만 명을 넘기 힘들었을 터인데, 입소문만으로 기어코 100만 명을 가까이 관객을 동원하며 같이 개봉했던 하반기 최대 기대작 중 하나인 &lt;협녀, 칼의 기억&gt;을 2배 이상 차이로 '보내버린' 영화가 있습니다. </P>
<P>&nbsp;</P>
<P>개봉 주차에는 흥행 실패, 2주차에는 반등의 조짐, 3주차에는 역주행의 모습을 보이며 저력을 발휘했죠. 엄정화, 송승헌 주연의 &lt;미쓰 와이프&gt;가 바로 그것입니다.&nbsp;'판타지+코미디+감동'의 적절한 조화를 보여주었어요. </P>
<P><BR>그럼에도 관객수에서 아쉬움이 남는데요. 이 영화의 손익분기점이 130만 명이라고 합니다. 손익분기점도 그렇지만,&nbsp;이 영화가 받은 호평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관객 수가 많지 많아 보입니다. </P>
<P>&nbsp;</P>
<P>가장 큰 이유는 아무래도 1년 중 최성수기인 8월에 개봉했기 때문이겠죠. 배경이 거의 겨울이고 또 온 가족이 함께 보면 좋을 영화라서, 추석이 지난 시기에&nbsp;개봉했다면&nbsp;훨씬 많은 관객분들이 봤을 것이라 예상해봅니다. </P>
<P><BR>그럼에도 손익분기점에 거의 다다른 걸 보니 영화도 보기 전에 입소문, 개봉 시기, 마케팅 등의 영화 외적인 부분의 중요성을 생각하게 되네요. 영화 산업 공학이라고 할까요. 잘 만들고 잘 파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 현대 사회의 산업 세계에서는 이 두 가지가 여전히 제일 중요하다는 걸 새삼 깨닫습니다. 한편 350만 명이 손익분기점인 &lt;협녀, 칼의 기억&gt;이 1/10 수준인 43만 명만 동원했다는 사실이 무섭게 다가옵니다. </P>
<P><BR><STRONG>믿고 보는 엄정화, 최대의 수확 송승헌</STRONG></P>
<P>&nbsp;</P>
<DIV align=left><IMG id=IIE001876095 hspace=15 align=right src="http://ojsfile.ohmynews.com/STD_IMG_FILE/2015/0929/IE001876095_STD.jpg"></DIV>
<P>각설하고, &lt;미쓰 와이프&gt;는 사실상 엄정화 여주 원 톱에 송승헌, 김상호, 라미란, 서신애 등이 받치는 체제입니다.</P>
<P>&nbsp;</P>
<P>언젠가부터 여주인공 원 톱으로서 훌륭히 제 몫을 하게 된 엄정화는 이 영화에서도 기대를 저버리지 않아요. 특히 이번에는 카리스마 넘치고 실력 좋지만 권력에 빌붙어 나쁜 짓을 서슴지 않는 변호사 역과 가난하고 억척스럽지만 따뜻하고 배려심 많고 똑똑한 아줌마 역을 해냅니다. </P>
<P><BR>여기에 생각지도 못한 송승헌의 모습은 이 영화 최대의 수확입니다. 항상 딱딱하기 그지 없는 정극스러운 연기만 보여줬던 그였는데, 이번엔 그런 모습을 훌훌 털어버립니다. 아픔 아닌 아픔을 간직한 채 살아가는, 유머러스하고 스마트하고 자상하고 사랑스러운 남편이자 아빠로 열연했죠. 김상호와 라미란은 과연 명불허전의 '씬 스틸러'로서의 역할을 완벽히 해냈습니다. 없으면 안 될 존재들입니다. </P>
<P><BR>영화의 내용은 식상하다면 식상하다고 할 수 있고 엉성하다고 할 수도 있겠습니다. 잘 나가는 최고의 변호사 이연우(엄정화 분)가 교통사고를 당해 죽게 되는데, 천계에서 실수를 했기 때문이랍니다. 그래서 천계는 원래 살아 있어야 할 그녀에게 제안합니다. 다른 사람의 삶을 한 달 간 살아야 한다고 말입니다. 그 다른 사람은 한 달 뒤에 죽을 운명인 애 둘 딸린 가난한 집의 아내이자 엄마였죠.</P>
<P><BR>당연히 적응하지 못합니다. 그런데 어쩝니까? 한 달은 버텨내야죠. 똑똑하고 씀씀이 큰 본래의 영혼은 그대로이기 때문에, 분수에 맞지 않는 예전과 다른 모습을 계속 보입니다. 그 자잘한 에피소드들이 남편, 큰 아이, 작은 아이, 동네 아줌마 친구들, 악질 부녀회장, 남편 회사 상사 등과의 사이에서 끊임없이 벌어지죠. 시간이 갈수록 그녀는 변합니다. 어렸을 때 부모님을 잃고 혼자를 당연하게 받아들여 왔던 그녀였지만, 많은 사람들 특히 자신을 사랑해주는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들과 같이 하다 보니 사랑을 깨달은 것이지요. </P>
<P><BR>여지 없이 한 달의 시간이 다 가고 말았습니다. 남편과 두 아이를 두고 속절 없이 떠나야 하는 그녀, 그것도 외로운 원래의 변호사 삶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그녀는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요. 그녀의 선택이 받아들여 질까요. 전반의 코미디와 후반의 감동. 그녀가 선택을 하는 부분이, 그녀가 그런 선택을 할 수밖에 없게 만드는 부분이 이 영화의 하이라이트인 동시에 감동이 최고조로 올라가는 부분입니다. </P>
<P><BR><STRONG>다소 엉성하지만 괜찮다</STRONG></P>
<P>&nbsp;</P>
<DIV align=center><IMG id=IIE001876096 align=center src="http://ojsfile.ohmynews.com/STD_IMG_FILE/2015/0929/IE001876096_STD.jpg"></DIV>
<P>영화는 그야말로 웃다가 울게 만듭니다. 그러다가 다시 웃다가 울게 만들죠. 마지막에는 미소 짓게 만듭니다. 아, 처음에는 찡그리게 만들더군요. 롤러코스터 같은 감정의 변화를 상당히 잘 표현해낸 것 같습니다. 타이밍 적절하게 포인트를 넣었어요. 다른 걸 생각할 겨를이 없었습니다. 그냥 영화가 이끄는 곳으로&nbsp;따라갔을 뿐입니다. </P>
<P><BR>다만, 영화가 크게 바뀌는 부분의 디테일에서 엉성한 부분이 많았어요. 오히려 감정선의 디테일에서는 합격점을 줄 수 있을 것 같아요. 즉, 스토리에서는 불합격점을 연기에서는 합격점을 줄 수 있겠네요. 단번에 2000년에 나온 니콜라스 케이지 주연의 &lt;패밀리 맨&gt;를 생각나게 할 만큼 어디선가 많이 본 듯한 설정은 그렇다 치더라도, 그 설정을 실행에 옮길 때는 조금 더 신경을 썼어야 하지 않나 싶어요. 억지스럽지 않게 말이에요. 또한 그녀가 다시 원래의 삶으로 돌아가기 싫게 만드는 결정적인 이유도 억지스러운 면이 있었습니다. </P>
<P><BR>그리고 아주 자잘한 에피소드들이 계속 이어지는데 따로 노는 듯한 느낌을 지울 수 없었어요. 이 에피소드들을 총체적으로 묶어 유기적으로 작동하게 했으면 더욱 극적으로 짜임새 있게 보여줄 수 있었을 것인데 말이에요. 그랬으면 엉성한 느낌이 훨씬 덜 했을 것입니다. 그래도 영화를 다 보고 난 후 '재밌네'라는 말이 나오게 하는 걸 보니, 최소한 나쁘지 않은 영화인 건 분명해요. 개봉한 지가 조금 지나 아쉽지만, 이번 추석 때 온 가족이 모여 보기에 손색이 없습니다.</P>]]></description></item><item><author>지유석</author><category>영화</category><title><![CDATA[세대간 갈등으로만 푼 <사도>, 아쉽다]]></title><link>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147384</link><pubDate>2015-09-29T21:34:08+09:00</pubDate><description><![CDATA[<DIV style="TEXT-ALIGN: justify"><SPAN style="FONT-SIZE: 15px; FONT-FAMILY: Gulim; COLOR: rgb(51,51,51); LINE-HEIGHT: 21px">'살인'은 인간관계를 끝내는 가장 비극적인 방식이다. 살인은 비단 '나'와 제3자에게 국한되지 않는다. 남편이 아내를, 자식이 부모를, 부모가 자식을 죽일 수도 있다. 그리고 이런 존속끼리의 살인행각은 인류의 역사와 궤를 같이한다. 구약성서 창세기에서 카인은 동생 아벨을 죽이고, 이를 추궁하는 여호와에게 "내가 내 아우를 지키는 자니이까?"라고 거칠게 항변한다.&nbsp;</SPAN></DIV>
<DIV style="TEXT-ALIGN: justify"><FONT color=#333333 face=Gulim><SPAN style="FONT-SIZE: 15px; LINE-HEIGHT: 21px"><BR></SPAN></FONT></DIV>
<DIV style="TEXT-ALIGN: justify"><FONT color=#333333 face=Gulim><SPAN style="FONT-SIZE: 15px; LINE-HEIGHT: 21px">이런 이유로 영조가 사도세자를 뒤주에 가둬 죽인 임오화변은 비극이지만, 새삼스럽지는 않은 일이다. 그리고 유감스럽게도 이 사건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궁정에서 횡행하는 권력투쟁 양상 가운데 하나일 뿐이다. 이준익 감독은 &lt;사도&gt;를 통해 사건을 현대로 불러낸다. 그런데 감독은 영조와 사도세자의 갈등을 가족사로 좁힌다.&nbsp;</SPAN></FONT></DIV>
<DIV style="TEXT-ALIGN: justify"><FONT color=#333333 face=Gulim><SPAN style="FONT-SIZE: 15px; LINE-HEIGHT: 21px"></SPAN></FONT>&nbsp;</DIV>
<DIV style="TEXT-ALIGN: justify"><FONT color=#333333 face=Gulim><SPAN style="FONT-SIZE: 15px; LINE-HEIGHT: 21px"><STRONG>아비 죽이려는 아들</STRONG></SPAN></FONT></DIV>
<DIV style="TEXT-ALIGN: justify"><FONT color=#333333 face=Gulim><SPAN style="FONT-SIZE: 15px; LINE-HEIGHT: 21px"></SPAN></FONT>&nbsp;</DIV>
<DIV style="TEXT-ALIGN: justify"><FONT color=#333333 face=Gulim><SPAN style="FONT-SIZE: 15px; LINE-HEIGHT: 21px">
<DIV align=center><IMG id=IIE001876041 style="MAX-WIDTH: 600px" src="http://ojsfile.ohmynews.com/STD_IMG_FILE/2015/0928/IE001876041_STD.jpg" align=center></DIV>
<P></P></SPAN></FONT></DIV>
<DIV style="TEXT-ALIGN: justify"><FONT color=#333333 face=Gulim><SPAN style="FONT-SIZE: 15px; LINE-HEIGHT: 21px">영화 &lt;사도&gt; 오프닝은 강렬하다. 사도세자(유아인 분)는 창경궁 수구를 따라 영조(송강호 분)가 머무는 경희궁으로 진격한다. 세자의 손에는 칼이 들려 있다. 이를 안 영조는 대노한다. 날이 밝기 무섭게 세자를 불러 추궁한다. 그럼에도 분이 삭지 않았던지, 세자에게 자결을 명한다. 이를 거부하자 영조는 뒤주를 가져오라 명하고 세자를 감금한다. 이때부터 영화는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며 영조와 사도, 그리고 주변 인물들의 감정 동선을 파고 들어간다.&nbsp;</SPAN></FONT></DIV>
<DIV style="TEXT-ALIGN: justify"><FONT color=#333333 face=Gulim><SPAN style="FONT-SIZE: 15px; LINE-HEIGHT: 21px"><BR></SPAN></FONT></DIV>
<DIV style="TEXT-ALIGN: justify"><FONT color=#333333 face=Gulim><SPAN style="FONT-SIZE: 15px; LINE-HEIGHT: 21px">영조와 사도세자가 처음부터 원수지간이었던 건 아니었다. 오히려 영조는 세자를 아꼈다. 태어난 지 1년 만에 세자로 책봉할 정도였으니까. 세자가 남달리 총명했다는 점도 영조를 흡족하게 하기에 충분했다.&nbsp;</SPAN></FONT></DIV>
<DIV style="TEXT-ALIGN: justify"><FONT color=#333333 face=Gulim><SPAN style="FONT-SIZE: 15px; LINE-HEIGHT: 21px"><BR></SPAN></FONT></DIV>
<DIV style="TEXT-ALIGN: justify"><FONT color=#333333 face=Gulim><SPAN style="FONT-SIZE: 15px; LINE-HEIGHT: 21px">영화에서는 세자가 자라면서 학문보다는 무예나 그림에 몰두하며 영조의 심기를 불편하게 한 것으로 그린다. 즉, 영조가 다소 고루함을 고집하는 기성세대라면 세자는 톡톡 튀는 '끼'로 충만한 신세대인 셈이다. 영화는 이런 세대간 갈등이 임오화변이란 참극을 불러왔다는 암시를 던진다. 특히 영화는 영조가 조선의 중흥기라는 영정시대를 활짝 연 성군이 아닐 수도 있음을 강하게 시사한다.&nbsp;</SPAN></FONT></DIV>
<DIV style="TEXT-ALIGN: justify"><FONT color=#333333 face=Gulim><SPAN style="FONT-SIZE: 15px; LINE-HEIGHT: 21px"><BR></SPAN></FONT></DIV>
<DIV style="TEXT-ALIGN: justify"><FONT color=#333333 face=Gulim><SPAN style="FONT-SIZE: 15px; LINE-HEIGHT: 21px">이런 면이 아주 없지만은 않다. 역사 기록에서도 세대간 갈등 양상은 나타난다. 사도세자의 부인인 혜경궁 홍씨는 &lt;한중록&gt;에서 영조와 사도세자 두 사람 모두를 광인으로 보았고, 두 광인의 충돌이 참극을 불렀다고 기록했다. </SPAN></FONT></DIV>
<DIV style="TEXT-ALIGN: justify"><FONT color=#333333 face=Gulim><SPAN style="FONT-SIZE: 15px; LINE-HEIGHT: 21px"></SPAN></FONT>&nbsp;</DIV>
<DIV style="TEXT-ALIGN: justify"><FONT color=#333333 face=Gulim><SPAN style="FONT-SIZE: 15px; LINE-HEIGHT: 21px">그러나 세대간 갈등이 부자살인으로 귀결됐다는 해석은 지나친 비약이다. 이런 식으로 따지자면 하루에도 몇 번씩 젊은 아들들이 아버지의 손에 죽어 나가는 살풍경이 펼쳐져야 한다.&nbsp;</SPAN></FONT></DIV>
<DIV style="TEXT-ALIGN: justify"><FONT color=#333333 face=Gulim><SPAN style="FONT-SIZE: 15px; LINE-HEIGHT: 21px"><BR></SPAN></FONT></DIV>
<DIV style="TEXT-ALIGN: justify"><FONT color=#333333 face=Gulim><SPAN style="FONT-SIZE: 15px; LINE-HEIGHT: 21px"><B>세대간 갈등으로만 볼 수 없는 임오화변&nbsp;</B></SPAN></FONT></DIV>
<DIV style="TEXT-ALIGN: justify"><FONT color=#333333 face=Gulim><SPAN style="FONT-SIZE: 15px; LINE-HEIGHT: 21px"><BR></SPAN></FONT></DIV>
<DIV style="TEXT-ALIGN: justify"><FONT color=#333333 face=Gulim><SPAN style="FONT-SIZE: 15px; LINE-HEIGHT: 21px">글 초입에서 언급했듯, 사도세자의 죽음은 궁정 내 권력투쟁이 일으킨 비극이다. 영조는 세자를 애지중지 키웠다. 이어 세자가 장성하자 자신은 2선으로 물러나고 세자에게 실질적인 통치를 맡기는 '대리청정'을 단행한다. </SPAN></FONT></DIV>
<DIV style="TEXT-ALIGN: justify"><FONT color=#333333 face=Gulim><SPAN style="FONT-SIZE: 15px; LINE-HEIGHT: 21px"></SPAN></FONT>&nbsp;</DIV>
<DIV style="TEXT-ALIGN: justify"><FONT color=#333333 face=Gulim><SPAN style="FONT-SIZE: 15px; LINE-HEIGHT: 21px">사실 비극은 여기서 싹텄다. 대리청정 기간 동안 세자는 일련의 개혁조치를 단행하려 했다. 영화도 이 점을 짚고 넘어간다. 특히 세자가 국방 개혁을 추진하는 장면은 무척 현대적이다. 중신들이 서민들에게 군포 부담을 늘리려 하자 세자는 다음과 같은 칙령을 내리며 제동을 건다.&nbsp;</SPAN></FONT></DIV>
<DIV style="TEXT-ALIGN: justify"><FONT color=#333333 face=Gulim><SPAN style="FONT-SIZE: 15px; LINE-HEIGHT: 21px"><BR></SPAN></FONT></DIV>
<DIV style="TEXT-ALIGN: justify"><FONT color=#996633 face=Gulim><SPAN style="FONT-SIZE: 15px; LINE-HEIGHT: 21px">"조선은 선비의 국가다. 선비가 어찌 평민들에게만 국방의 의무를 떠넘기려 한단 말인가?"</SPAN></FONT></DIV>
<DIV style="TEXT-ALIGN: justify"><FONT color=#333333 face=Gulim><SPAN style="FONT-SIZE: 15px; LINE-HEIGHT: 21px"><BR></SPAN></FONT></DIV>
<DIV style="TEXT-ALIGN: justify"><FONT color=#333333 face=Gulim><SPAN style="FONT-SIZE: 15px; LINE-HEIGHT: 21px">세자가 개혁을 밀어 붙이자 조정은 술렁인다. 특히 영조의 세력기반이었던 노론은 노골적으로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다. 영조 역시 탕평책으로 애써 구축해놓은 권력기반을 뒤흔든다며 세자를 심하게 질책한다. </SPAN></FONT></DIV>
<DIV style="TEXT-ALIGN: justify"><FONT color=#333333 face=Gulim><SPAN style="FONT-SIZE: 15px; LINE-HEIGHT: 21px"></SPAN></FONT>&nbsp;</DIV>
<DIV style="TEXT-ALIGN: justify"><FONT color=#333333 face=Gulim><SPAN style="FONT-SIZE: 15px; LINE-HEIGHT: 21px">이때부터 영조는 세자의 정책에 사사건건 개입한다. 세자가 자문을 구하지 않으면 구하지 않았다고 야단치고, 자문을 구하고자 하면 그것하나 처리하지 못해 자신에게 가져오느냐고 호통을 친다. 대리청정 기간이 14년이었으니까 사도세자가 느꼈을 심리적 압박이 어느 정도인지 어렵지 않게 상상이 가능하다.&nbsp;</SPAN></FONT></DIV>
<DIV style="TEXT-ALIGN: justify"><FONT color=#333333 face=Gulim><SPAN style="FONT-SIZE: 15px; LINE-HEIGHT: 21px"><BR></SPAN></FONT></DIV>
<DIV style="TEXT-ALIGN: justify"><FONT color=#333333 face=Gulim><SPAN style="FONT-SIZE: 15px; LINE-HEIGHT: 21px">일각에서는 사도세자가 '살인마'였다는 주장을 제기한다. 영화에서도 세자가 옷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내관 김한채의 목을 자르는 장면이 나온다. 서울대 국문학과 정병설 교수는 그의 책 &lt;권력과 인간&gt;에서 "사도세자가 죽인 무고한 사람 100여 명 정도 된다"라고 적어놨다.&nbsp;</SPAN></FONT></DIV>
<DIV style="TEXT-ALIGN: justify"><FONT color=#333333 face=Gulim><SPAN style="FONT-SIZE: 15px; LINE-HEIGHT: 21px"></SPAN></FONT>&nbsp;</DIV>
<DIV style="TEXT-ALIGN: justify"><FONT color=#333333 face=Gulim><SPAN style="FONT-SIZE: 15px; LINE-HEIGHT: 21px">세자의 지위로 미루어 볼 때 얼마든지 가능한 일이다. 비록 세자가 부왕으로부터 엄청난 스트레스에 시달렸다고 하나 그는 엄연히 왕족이다. 그렇기에 내관의 목을 베든, 궁녀를 겁탈하든 면책될 위치인 것이다.&nbsp;</SPAN></FONT></DIV>
<DIV style="TEXT-ALIGN: justify"><FONT color=#333333 face=Gulim><SPAN style="FONT-SIZE: 15px; LINE-HEIGHT: 21px"><BR></SPAN></FONT></DIV>
<DIV style="TEXT-ALIGN: justify"><FONT color=#333333 face=Gulim><SPAN style="FONT-SIZE: 15px; LINE-HEIGHT: 21px">세자가 내관을 참수한 일은 영조의 귀에까지 들어가기에 이른다. 영조는 세자를 불러 진상을 캐묻는다. 정 교수는 그 장면을 이렇게 묘사한다.</SPAN></FONT></DIV>
<DIV style="TEXT-ALIGN: justify"><FONT color=#333333 face=Gulim><SPAN style="FONT-SIZE: 15px; LINE-HEIGHT: 21px"><BR></SPAN></FONT></DIV>
<DIV style="TEXT-ALIGN: justify"><FONT color=#996633 face=Gulim><SPAN style="FONT-SIZE: 15px; LINE-HEIGHT: 21px"><STRONG>영조</STRONG><FONT color=#333333> : "어찌 그러하니?"</FONT></SPAN></FONT></DIV>
<DIV style="TEXT-ALIGN: justify"><FONT color=#996633 face=Gulim><SPAN style="FONT-SIZE: 15px; LINE-HEIGHT: 21px"><STRONG>사도세자</STRONG> <FONT color=#333333>: "마음이 상하여 그러하나이다."</FONT></SPAN></FONT></DIV>
<DIV style="TEXT-ALIGN: justify"><FONT color=#996633 face=Gulim><SPAN style="FONT-SIZE: 15px; LINE-HEIGHT: 21px"><STRONG>영조</STRONG> <FONT color=#333333>: "어찌하여 상하였니?"</FONT></SPAN></FONT></DIV>
<DIV style="TEXT-ALIGN: justify"><FONT color=#996633 face=Gulim><SPAN style="FONT-SIZE: 15px; LINE-HEIGHT: 21px"><STRONG>사도세자</STRONG> <FONT color=#333333>: "사랑치 않으시니 서럽고 꾸중하시기에 무서워 화가 되어 그러하오이다."</FONT></SPAN></FONT></DIV>
<DIV style="TEXT-ALIGN: justify"><FONT color=#996633 face=Gulim><SPAN style="FONT-SIZE: 15px; LINE-HEIGHT: 21px"><STRONG>영조</STRONG> <FONT color=#333333>: "내 이제는 그리 않으리라."</FONT></SPAN></FONT></DIV>
<DIV style="TEXT-ALIGN: justify"><FONT color=#333333 face=Gulim><SPAN style="FONT-SIZE: 15px; LINE-HEIGHT: 21px"><BR></SPAN></FONT></DIV>
<DIV style="TEXT-ALIGN: justify"><FONT color=#333333 face=Gulim><SPAN style="FONT-SIZE: 15px; LINE-HEIGHT: 21px">영조의 약속에도 세자의 광기는 갈수록 극에 달한다. 그의 주변엔 기녀와 괴승들이 출입하기 시작한다. 아들의 탈선을 마음 편히 지켜볼 아버지는 없다. 그렇다고 탈선을 이유로 아버지가 아들을 뒤주에 가둬 죽이지는 않는다. 근본적으로 영조는 권력자였고, 그에겐 종묘사직을 지켜야 할 의무가 있었다. </SPAN></FONT><FONT color=#333333 face=Gulim><SPAN style="FONT-SIZE: 15px; LINE-HEIGHT: 21px">그런 그가 학문을 소홀히 하고, 탈선을 일삼는 세자에게 권력을 물려줄 이유는 없다. 그러나 이것만으로 살해동기가 성립하지 않는다. 이 지점에서 다시 권력으로 돌아가야 한다.&nbsp;</SPAN></FONT></DIV>
<DIV style="TEXT-ALIGN: justify"><FONT color=#333333 face=Gulim><SPAN style="FONT-SIZE: 15px; LINE-HEIGHT: 21px"><BR></SPAN></FONT></DIV>
<DIV style="TEXT-ALIGN: justify"><FONT color=#333333 face=Gulim><SPAN style="FONT-SIZE: 15px; LINE-HEIGHT: 21px">영조의 재위기간은 52년으로 조선 역대 임금 중 가장 길다. 그 사이 영조는 손자를 얻었다. 그 세손이 바로 정조다. 정조는 아버지인 사도세자와 달리 영조의 기대에 부응했다. 영조의 뜻을 받들어 반듯이 학문에 정진했으며, 총명함도 아버지에 뒤지지 않았다.</SPAN></FONT></DIV>
<DIV style="TEXT-ALIGN: justify"><FONT color=#333333 face=Gulim><SPAN style="FONT-SIZE: 15px; LINE-HEIGHT: 21px"></SPAN></FONT>&nbsp;</DIV>
<DIV style="TEXT-ALIGN: justify"><FONT color=#333333 face=Gulim><SPAN style="FONT-SIZE: 15px; LINE-HEIGHT: 21px">결과론적인 이야기지만 만약 영조가 단명했다면 사도세자의 죽음이 어떤 파장을 몰고 올지 몰랐다. 그러나 영조는 이례적으로 장수했고, 보다 중요하게는 세손인 정조가 자라는 모습을 목격하는 중이었다. 그러니 영조로서는 왕위를 계승할 유력한 대안이 확보된 상황에서, 왕위계승에 걸림돌이 될지 모를 사도를 제거하는 편이 낫다고 판단한 셈이다. 이런 입장은 세자에게 자결을 명하는 영조의 명에서 선명하게 드러난다.</SPAN></FONT></DIV>
<DIV style="TEXT-ALIGN: justify"><FONT color=#333333 face=Gulim><SPAN style="FONT-SIZE: 15px; LINE-HEIGHT: 21px"><BR></SPAN></FONT></DIV>
<DIV style="TEXT-ALIGN: justify"><FONT color=#996633 face=Gulim><SPAN style="FONT-SIZE: 15px; LINE-HEIGHT: 21px">"내가 죽으면 300년 종묘사직이 망한다. 네가 죽으면 종사는 보존할 수 있으니 네가 죽어야 한다. 내가 너 하나를 베지 않고 종묘사직을 망하게 해야 하느냐?"</SPAN></FONT></DIV>
<DIV style="TEXT-ALIGN: justify"><FONT color=#333333 face=Gulim><SPAN style="FONT-SIZE: 15px; LINE-HEIGHT: 21px"><BR></SPAN></FONT></DIV>
<DIV style="TEXT-ALIGN: justify"><FONT color=#333333 face=Gulim><SPAN style="FONT-SIZE: 15px; LINE-HEIGHT: 21px">사도세자로서는 아버지의 완고함을 견디기 어려웠을 것이다. 아버지를 향해 칼부림을 할 수도 있었다. 또 실제로 칼부림 직전까지 갔다. 그러나 세자의 아버지는 평범한 아버지가 아니라 조선의 최고 권력자였다. 그런 아버지에게 칼을 들이 밀었으니, 권력자 아버지로서는 아들을 죽이는 것 외엔 달리 방법이 없었다.&nbsp;</SPAN></FONT></DIV>
<DIV style="TEXT-ALIGN: justify"><FONT color=#333333 face=Gulim><SPAN style="FONT-SIZE: 15px; LINE-HEIGHT: 21px"></SPAN></FONT><FONT color=#333333 face=Gulim><SPAN style="FONT-SIZE: 15px; LINE-HEIGHT: 21px"></SPAN></FONT><FONT color=#333333 face=Gulim><SPAN style="FONT-SIZE: 15px; LINE-HEIGHT: 21px"></SPAN></FONT>&nbsp;</DIV>
<DIV style="TEXT-ALIGN: justify"><FONT color=#333333 face=Gulim><SPAN style="FONT-SIZE: 15px; LINE-HEIGHT: 21px">
<DIV align=center><IMG id=IIE001876042 style="MAX-WIDTH: 600px" src="http://ojsfile.ohmynews.com/STD_IMG_FILE/2015/0928/IE001876042_STD.jpg" align=center></DIV>
<P></P></SPAN></FONT></DIV>
<DIV style="TEXT-ALIGN: justify"><FONT color=#333333 face=Gulim><SPAN style="FONT-SIZE: 15px; LINE-HEIGHT: 21px">아버지와 아들의 관계가 권력으로 얽히면 비극으로 끝을 맺곤 한다.&nbsp;구약성서 사무엘기를 보라. 아들 압살롬은 아버지 다윗에게 반기를 들고 궁정 쿠데타를 일으킨다. 이로 인해 다윗은 하루하루 목숨이 위태로운 지경으로 내몰린다. </SPAN></FONT></DIV>
<DIV style="TEXT-ALIGN: justify"><FONT color=#333333 face=Gulim><SPAN style="FONT-SIZE: 15px; LINE-HEIGHT: 21px"></SPAN></FONT>&nbsp;</DIV>
<DIV style="TEXT-ALIGN: justify"><FONT color=#333333 face=Gulim><SPAN style="FONT-SIZE: 15px; LINE-HEIGHT: 21px">반면 러시아의 계몽군주인 표트르 대제는 아들을 죽인다. 아들인 알렉세이 황태자는 아버지의 정책에 반기를 들고 반란을 모의했다 발각되자 이탈리아의 나폴리로 망명했다. 이에 표트르 대제는 비밀경찰을 동원해 알렉세이 황태자를 체포해 가혹하게 고문한 뒤 끝내 죽였다.&nbsp;</SPAN></FONT></DIV>
<DIV style="TEXT-ALIGN: justify"><FONT color=#333333 face=Gulim><SPAN style="FONT-SIZE: 15px; LINE-HEIGHT: 21px"><BR></SPAN></FONT></DIV>
<DIV style="TEXT-ALIGN: justify"><FONT color=#333333 face=Gulim><SPAN style="FONT-SIZE: 15px; LINE-HEIGHT: 21px">영화의 백미는 영조가 죽음을 앞둔 사도세자와 가상의 대화를 나누는 대목이다. 9분 동안 이어지는 장면에서 영조와 사도세자는 비로소 화해한다. 그러나 그건 감독의 희망사항일 뿐, 영조와 사도세자는 일찌감치 화해할 수 없는 지경으로 치달았고, 임오화변이라는 참극으로 막을 내렸다. 말하자면 영조와 사도세자의 갈등에 궁정 내의 권력암투가 뒤섞여 벌어진 정치적 사건이라는 말이다.&nbsp;</SPAN></FONT></DIV>
<DIV style="TEXT-ALIGN: justify"><FONT color=#333333 face=Gulim><SPAN style="FONT-SIZE: 15px; LINE-HEIGHT: 21px"><BR></SPAN></FONT></DIV>
<DIV style="TEXT-ALIGN: justify"><FONT color=#333333 face=Gulim><SPAN style="FONT-SIZE: 15px; LINE-HEIGHT: 21px">영화는 영화일 뿐이다. 그러나 지난 과거를 지금 불러내려면 과거의 시선으로 보려는 노력을 게을리 해서는 안 된다. 오로지 부자갈등의 가족사로만 영조와 사도세자의 비극에 접근해 나가는 건 지나치게 지금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것이다. </SPAN></FONT></DIV>
<DIV style="TEXT-ALIGN: justify"><FONT color=#333333 face=Gulim><SPAN style="FONT-SIZE: 15px; LINE-HEIGHT: 21px"></SPAN></FONT>&nbsp;</DIV>
<DIV style="TEXT-ALIGN: justify"><FONT color=#333333 face=Gulim><SPAN style="FONT-SIZE: 15px; LINE-HEIGHT: 21px">이준익 감독이 나름 '팩트'에 근거해 재구성했다고 하지만, 세대간 갈등에 상당한 비중을 둔 건 아쉽다.&nbsp;&lt;변호인&gt; 이후 2년 만에 은막에 모습을 드러낸 송강호와 &lt;베테랑&gt;으로 천만 관객 배우로 등극한 유아인의 연기가 빛이 바래는 지점이기도 하다.&nbsp;</SPAN></FONT></DIV>
<TABLE width="100%">
<TBODY>
<TR>
<TD style="FONT-SIZE: 12px; COLOR: #333399; TEXT-ALIGN: right" width="100%"><BR>○ 편집ㅣ홍현진 기자</TD></TR></TBODY></TABLE>]]></description></item><item><author>김학현</author><category>영화</category><title><![CDATA[<사도> 보며 왜 엄마 죽인 '그놈'이 생각나지?]]></title><link>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146768</link><pubDate>2015-09-25T11:54:19+09:00</pubDate><description><![CDATA[<P>왜 자꾸 '그놈'이 생각나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놈'은 2011년 3월 엄마를 죽였습니다. '서울대 가라'는 엄마를 흉기로 찔러 죽이고 8개월간 방안에 방치한 '그놈'은 고3이었습니다. '그놈'은 자신의 모의고사 성적표를 '전국 62등'으로 조작해 엄마에게 보여줬습니다.</P>
<P>&nbsp;</P>
<P>엄마가 학교를 방문한다는 말을 듣고 혹시나 자신이 조작한 성적표가 들통날까봐 엄마를 죽였습니다. '그놈'은 5년 전부터 남편과 별거하며 아들 하나에 매달려 살던 헬리콥터 맘을 죽였습니다. 시체가 놓인 방문은 공업용 본드로 막았지만 집을 찾아 온 아버지에 의해 발견되었습니다.</P>
<P>&nbsp;</P>
<P>'그놈'은 두려웠습니다. 엄마가 두려웠습니다. 엄마는 전국 62등(조작이지만)의 성적에도&nbsp; 불구하고 '정신무장'을 강조하며 야구배트로 때렸습니다. 심지어는 홍두깨, 골프채 등으로 아들을 폭행했습니다. 엄마의 목표는 오직 아들 잘 되는 거(?)였습니다. 서울대 가는 게 지상 과제였습니다.</P>
<P>&nbsp;</P>
<P>엄마는 남편에게 채우지 못한 사랑을 아들에게 쏟다가 결국 폭력행사의 경지까지 이른 것입니다. 결국 죽을 때까지 갔습니다. 공부 때문에 아들을 살인자로 만든 어머니, 공부 때문에 어머니를 죽인 아들. 2011년 3월에 일어난 사건입니다. 우리는 이런 류의 비극적 사태를 그럭저럭 잘 감내하는 법을 터득한 지 오랩니다. '공부의 신'에 들린 한국이니까요.</P>
<P>&nbsp;</P>
<P><STRONG>영조, 사도세자 공부 안 한다고 뒤주에 가둬 죽여</STRONG></P>
<P>&nbsp;</P>
<DIV align=center><IMG id=IIE001875382 style="MAX-WIDTH: 600px" src="http://ojsfile.ohmynews.com/STD_IMG_FILE/2015/0924/IE001875382_STD.jpg?51" align=center></DIV>
<P></P>
<P>실은 '그놈'도 무섭지만 '그 엄마'가 더 무섭습니다. 그런데 이런 이야기가 영화에도 있습니다. 지난 16일 개봉되어 흥행가도를 부리나케 달리고 있는 &lt;사도&gt;(이준익 감독)가 그것입니다. 24일 현재 점유율 50.60%로 박스오피스 1위를 달리고 있습니다.</P>
<P>&nbsp;</P>
<P>영진위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 집계에 따르면 23일 하루만도 전국 1137개의 상영관을 통해 14만 481명의 관객을 끌어 모았습니다. 개봉 일주일 만에 누적 관객수가 224만 5962명으로 흥행 돌풍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개봉 4일 만에 100만 관객을 돌파하더니 일주일 내내 박스오피스 1위를 지키고 있습니다.</P>
<P>&nbsp;</P>
<P>영화는 대한민국 사람이면 다 아는 자신의 아들을 뒤주에 가둬 죽인 조선 21대 왕 영조와 그 불행의 당사자 사도세자의 이야기입니다. 영조는 배다른 형(경종)을 독살하고(의심스럽게 보았던 사도세자와 소론의 주장) 왕이 되었다는 세간의 눈총에 자유롭지 못했고,&nbsp;공노비 출신 숙빈 최씨의 소생이라는 근본에 대한 압박 때문에 '온전한 왕 콤플렉스'를 겪습니다.</P>
<P>&nbsp;</P>
<P>영조는 노론을 등에 업고 자신의 취약함을 견뎌나갔지만 아들은 소론과 함께 생각의 궤를 달리합니다. 당파의 간극을 좁히지 못하던 당시 영조는 아들 사도세자가 완전한 왕이 되어 악랄한 신하들 사이에서 승리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세자가 왕 수업을 게을리 하는 걸 봐줄 수가 없습니다.</P>
<P>&nbsp;</P>
<P>영조의 완벽주의는 도리어 아들 세자의 숨통을 조입니다. '어떤 순간에도 왕이어야 했던 아버지 영조', 네 맞습니다. 그런 아버지와 '단 한 순간이라도 아들이고 싶었던 세자', 그들의 충돌이 빚은 비극이 오롯이 낱개의 신(scene)을 차곡차곡 쌓아 비극의 시퀀스를 만듭니다. 오금이 저릴 정도입니다.</P>
<P>&nbsp;</P>
<P><STRONG>부모는 자식으로 완성될 수 있을까?</STRONG></P>
<P>&nbsp;</P>
<DIV align=center><IMG id=IIE001875384 style="MAX-WIDTH: 600px" src="http://ojsfile.ohmynews.com/STD_IMG_FILE/2015/0924/IE001875384_STD.jpg" align=center></DIV>
<P></P>
<P>헬리콥터 맘이 모범생 '그놈'을 그르쳤습니다. 영조는 헬리콥터 파파를 자처했습니다. 영조는 아들이 완전한 왕이 되는 길이 공부라고 믿었습니다. 밤을 세워가며 아들 공부를 위해 교과서를 집필할 정도였으니까요. 아, '그놈'의 존속살인의 근원적 뿌리가 벌써 수백 년 전이라는 게 가슴 아픕니다.</P>
<P>&nbsp;</P>
<P>1762년(임오년) 7월 4일, 헬리콥터 파파 영조는 공부 안 하는 아들을 뒤주에 가둬 죽였습니다. 이른 바 '임오화변(壬午禍變)'입니다. 2011년 3월 13일, 헬리콥터 맘은 '공부 열심히 하라'는 말에 스트레스를 받은 아들에게 죽임을 당했습니다. 이들의 살인을 타고 흐르는 한 줄기, '공부'라는 게 뭘까요?</P>
<P>&nbsp;</P>
<P>현실에서 만나는 헬리콥터 맘과 역사에서 만나는 헬리콥터 파파는 너무나 판박이입니다. 수백 년이 지났지만 그 상황이 바뀌지 않았음에 놀라게 됩니다. 둘 다 그저 가족사입니다. 그러나 가족사만이 아니어서 더 괴롭습니다. 영화를 보며 너무 답답해 울었습니다. 나이 먹은 나는 영조와 동일시되어야 마땅한데 그게 아니라 세자와 동일시되었습니다.</P>
<P>&nbsp;</P>
<P>상황과 환경이야 많이 다르지만 그 '공부'의 이유가 다르지 않습니다. 영화는 '좋은 왕'이 목표입니다. 현실은 '서울대'가 목표입니다. 목적을 다그치다 과정이 상실됐습니다. 미래를 외치다 현재를 망가뜨렸습니다. 나라와 사회공헌을 주장하다 가정을 파괴했습니다. '잘살아야' 한다는 미래를 들이밀고 '잘사는' 지금을 날려버렸습니다.</P>
<P>&nbsp;</P>
<P>"그게 다 공부 때문이다"라는 말은 맞지 않습니다. 둘 다 공부 때문에 빚어진 갈등이 죽음이라는 나락까지 가긴 했지만 공부 때문은 아닙니다. '나와 너의 동일시' 때문입니다. 영조는 완전한 왕을 꿈꿉니다. '그놈'의 엄마는 아들의 완전한 출세를 꿈꿉니다. 둘에게는 트라우마가 있습니다.</P>
<P>&nbsp;</P>
<P>영조는 왕이 되었어도 '형을 죽게 만든 이'이고, '공노비의 아들'일 뿐입니다. 엄마는 이혼하고 아들에게서 자신을 보상받으려는 트라우마가 있습니다. 이 부모들에게 아들은 자식이 아니라 또 다른 자아였습니다. 자신이 이루지 못한 것을 이루고, 자신의 모자란 부분을 메워주는 '껌 딱지'였습니다.</P>
<P>&nbsp;</P>
<P><STRONG>아버지와 아들, 어긋나는 그들의 언어</STRONG></P>
<P>&nbsp;</P>
<P>아버지 영조는 말합니다.</P>
<P>&nbsp;</P>
<P><FONT color=#996633>"잘 하거라. 자식이 잘해야 아비가 산다."</FONT></P>
<P><FONT color=#996633>"너는 장차 나라를 책임질 세자가 아니더냐."</FONT></P>
<P><FONT color=#996633>"공부 열심히 하거라."</FONT></P>
<P><FONT color=#996633>"너 자체가 역모다."</FONT></P>
<P>&nbsp;</P>
<P>아들 사도세자는 말합니다.</P>
<P>&nbsp;</P>
<P><FONT color=#996633>"언제부터 나를 세자로 생각하고, 또 자식으로 생각했소?"</FONT></P>
<P><FONT color=#996633>"당신이 강요한 방식은 숨이 막혀서 도저히 견딜 수가 없었소."​</FONT></P>
<P><FONT color=#996633>"공부가 그리 중요하오? 공부나 예법이 사람보다 먼저요 사람이 먼저요?"</FONT></P>
<P><FONT color=#996633>"내가 바라는 것은 아버지의 따뜻한 눈길 한 번, 다정한 말 한 마디였소."</FONT></P>
<P>&nbsp;</P>
<P>​결국 아버지와 아들은 그 간극을 좁히지 못합니다. 아들이고 싶어 몸부림치는 세자는 더욱 망나니가 되어 갑니다. 아들을 왕을 만들고 싶었던 아버지는 더욱 폭군이 되어 갑니다. 왕조(王朝)나 역사에 머물러 있던 영조와 사도세자를 가족사로 끌어들여 짚어낸 영화는 둘의 불꽃 튀는 대립에 성공합니다.</P>
<P>&nbsp;</P>
<P>사도세자가 뒤주에 넣어진 채로 진행된 7일 간의 기록은 오롯이 과거의 장면들을 끌어내어 오버랩시키며 독자의 눈물샘을 자극합니다. 아들이기에 울고, 아버지이기에 울라고 감독은 진수성찬을 마련한 모양입니다.</P>
<P>&nbsp;</P>
<P>그러나 나는 영조가 아버지 아닌 아버지여서 울었습니다. 엄마 아닌 엄마가 아들을 살인자로 만들었듯. 아버지 아닌 아버지가 자식을 뒤주에 가둬 죽였습니다. '그놈'에게 엄마가 없었듯 영화에서 아버지는 없었습니다. 영화를 보고 나오며 이리 말했습니다.</P>
<P>&nbsp;</P>
<P><FONT color=#996633>"지금 영조가 살아있다면 '아버지학교'에 가면 되는데. 그러면 사도세자가 저리 죽진 않았을 텐데."</FONT></P>]]></description></item><item><author>지유석</author><category>영화</category><title><![CDATA[송환된 살인사건 용의자, 이 영화 아니었다면...]]></title><link>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146628</link><pubDate>2015-09-25T13:40:38+09:00</pubDate><description><![CDATA[<DIV style="TEXT-ALIGN: justify"><SPAN style="FONT-SIZE: 15px; FONT-FAMILY: Gulim; COLOR: rgb(51,51,51); LINE-HEIGHT: 21px">
<DIV align=center><IMG id=IIE001875148 style="MAX-WIDTH: 600px" src="http://ojsfile.ohmynews.com/STD_IMG_FILE/2015/0924/IE001875148_STD.jpg" align=center></DIV>영화가 세상을 바꿀 수 있을까? 물론이다. 지난 8월 1000만 관객을 돌파한 &lt;암살&gt;은 친일부역자를 청산하지 못한 우리 현대사의 아픔을 공론의 장으로 끌고 나왔다. 마침 1000만 관객을 넘어선 시점이 광복절이어서 의미는 더욱 남달랐다. 이제 소개할 홍기선 감독의 &lt;이태원 살인사건&gt; 역시 의미 있는 변화를 가져온 작품이다.&nbsp;</SPAN></DIV>
<DIV style="TEXT-ALIGN: justify"><FONT color=#333333 face=Gulim><SPAN style="FONT-SIZE: 15px; LINE-HEIGHT: 21px">
<DIV align=center>&nbsp;</DIV>
<P></SPAN></FONT><FONT color=#333333 face=Gulim><SPAN style="FONT-SIZE: 15px; LINE-HEIGHT: 21px">작품의 모티브는 '이태원&nbsp;햄버거가게 살인사건'이다. 1997년 4월 햄버거가게 이태원점에서 끔찍한 사건이 벌어진다. 당시 홍익대학교에 재학 중이던 고 조중필 씨가 이곳 화장실에서 피투성이가 된 채 발견된 것이다. 피해자는 목 뒤를 네 번, 심장을 두 번, 그리고 다시 목을 네 번 찔렸다. 미국인 아서 패터슨과 재미교포 에드워드 리가 용의자로 지목됐다. 이들은 서로에게 범행을 미뤘고, 사법당국은 두 사람 모두 처벌하지 못했다.&nbsp;</SPAN></FONT></P></DIV>
<DIV style="TEXT-ALIGN: justify"><FONT color=#333333 face=Gulim><SPAN style="FONT-SIZE: 15px; LINE-HEIGHT: 21px"><BR></SPAN></FONT></DIV>
<DIV style="TEXT-ALIGN: justify"><FONT color=#333333 face=Gulim><SPAN style="FONT-SIZE: 15px; LINE-HEIGHT: 21px">영화는 비극의 현장으로 관객들을 데리고 간다. 애초 사건은 싱겁게 끝나는 듯 보였다. 미군 범죄수사대(CID)는 피어슨(장근석)을 용의자로 지목하고, 그를 검찰에 넘긴다. 그의 범행을 입증해 줄 참고인도 검찰을 찾아왔다. 현장에 같이 있었던 알렉스(신승환)는 담당검사인 박대식 검사(정진영)에게 피어슨의 범행에 대한 구체적인 정황을 진술한다. 피어슨은 줄기차게 무죄를 주장하지만 받아들여질 것 같지 않다.&nbsp;</SPAN></FONT></DIV>
<DIV style="TEXT-ALIGN: justify"><FONT color=#333333 face=Gulim><SPAN style="FONT-SIZE: 15px; LINE-HEIGHT: 21px"><BR></SPAN></FONT></DIV>
<DIV style="TEXT-ALIGN: justify"><FONT color=#333333 face=Gulim><SPAN style="FONT-SIZE: 15px; LINE-HEIGHT: 21px">무난하게 보였던 이야기의 흐름은 부검결과가 나오면서 요동치기 시작한다. 부검의는 박 검사에게 피해자에게서 아무런 반항의 흔적이 나오지 않았다는 점, 그리고 상흔이 위에서 아래로 났다는 점을 짚어준다. 즉, 가해자가 엄청난 완력으로 피해자를 한 번에 제압하고 칼로 내리 찍었다는 것이다. 부검결과만 놓고 본다면, 범인은 비교적 마른 체구의 피어슨 보다는 거구의 알렉스가 유력했다(실제로도 에드워드 리는 키 1m80㎝, 몸무게 105㎏이었고 아서 패터슨은 1m72㎝에 63㎏이었다).&nbsp;</SPAN></FONT></DIV>
<DIV style="TEXT-ALIGN: justify"><FONT color=#333333 face=Gulim><SPAN style="FONT-SIZE: 15px; LINE-HEIGHT: 21px"><BR></SPAN></FONT></DIV>
<DIV style="TEXT-ALIGN: justify"><FONT color=#333333 face=Gulim><SPAN style="FONT-SIZE: 15px; LINE-HEIGHT: 21px">부검의의 소견이 나오기 무섭게 박 검사는 즉각 알렉스를 살인범으로 체포한다. 그러나 범죄 혐의 입증은 쉽지 않다. 무엇보다 한미주둔군지위협정(SOFA)으로 인해 애초부터 피고에 대한 강도 높은 수사가 어려웠다. 피고인 신문에서도 늘 SOFA가 걸림돌이다. 심리와 재판과정에서마저&nbsp;미군 측 법무 담당 장교가 배석해 있다. 법정에서도 피고들은 줄곧 서로가 범인이라고 주장한다. 여기에다 증인들의 증언도 오락가락이다. 박 검사는 앞으로가 험난하리라 예상했는지, 부검결과가 나오자 깊은 한숨을 내쉬며 이렇게 말한다.&nbsp;</SPAN></FONT></DIV>
<DIV style="TEXT-ALIGN: justify"><FONT color=#333333 face=Gulim><SPAN style="FONT-SIZE: 15px; LINE-HEIGHT: 21px"><BR></SPAN></FONT></DIV>
<DIV style="TEXT-ALIGN: justify"><FONT color=#996633 face=Gulim><SPAN style="FONT-SIZE: 15px; LINE-HEIGHT: 21px">"절더러 CID 수사결과를 뒤집으란 말입니까?"</SPAN></FONT></DIV>
<DIV style="TEXT-ALIGN: justify"><FONT color=#333333 face=Gulim><SPAN style="FONT-SIZE: 15px; LINE-HEIGHT: 21px"><BR></SPAN></FONT></DIV>
<DIV style="TEXT-ALIGN: justify"><FONT color=#333333 face=Gulim><SPAN style="FONT-SIZE: 15px; LINE-HEIGHT: 21px">재판부는 검찰과 변호인측이 지리한 공방을 이어나가자 현장검증을 제안한다. 양측이 모두 합의하면서 현장검증은 성사된다. 그런데, 막상 현장검증을 해보니 박 검사의 기소의견에 결함이 있음이 드러난다. 변호인측은 회심의 미소를 짓고, 부장판사 역시 변호인 측에 기우는 모습이다. 이러자 박 검사는 진실의 향방을 찾지 못하고 심하게 갈등한다.&nbsp;</SPAN></FONT></DIV>
<DIV style="TEXT-ALIGN: justify"><FONT color=#333333 face=Gulim><SPAN style="FONT-SIZE: 15px; LINE-HEIGHT: 21px"><BR></SPAN></FONT></DIV>
<DIV style="TEXT-ALIGN: justify"><FONT color=#333333 face=Gulim><SPAN style="FONT-SIZE: 15px; LINE-HEIGHT: 21px"><B>미궁에 빠진 진실, 이번엔 드러날 수 있을까</B></SPAN></FONT></DIV>
<DIV style="TEXT-ALIGN: justify"><FONT color=#333333 face=Gulim><SPAN style="FONT-SIZE: 15px; LINE-HEIGHT: 21px"><BR></SPAN></FONT></DIV>
<DIV style="TEXT-ALIGN: justify"><FONT color=#333333 face=Gulim><SPAN style="FONT-SIZE: 15px; LINE-HEIGHT: 21px">사건은 알렉스에 대해 무기징역, 피어슨 징역 장기 1년 6월, 단기 1년을 선고하며 마무리되는 듯 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증거불충분을 이유로 알렉스에게 무죄를 선고한다. 피해자의 어머니는 "죽은 사람은 있는데 죽인 사람이 없냐"며 절규하고, 박 검사는 아무 말도 하지 못한다. 그러면서 혹시 피어슨이 진짜 범인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 알렉스의 변호인 역시 의뢰인의 무죄를 확신하지 못한다.&nbsp;</SPAN></FONT></DIV>
<DIV style="TEXT-ALIGN: justify"><FONT color=#333333 face=Gulim><SPAN style="FONT-SIZE: 15px; LINE-HEIGHT: 21px"><BR></SPAN></FONT></DIV>
<DIV style="TEXT-ALIGN: justify"><FONT color=#333333 face=Gulim><SPAN style="FONT-SIZE: 15px; LINE-HEIGHT: 21px">영화는 이토록 묘한 여운을 남기며 끝을 맺는다. 죽은 사람은 있는데 죽인 사람은 오리무중이고, 누가 진범인지 헛갈린다. 더구나 진실은 자명하다고 배웠는데, 되려 진실을 찾는 여정 곳곳에 암초투성이다. 이런 기막힌 상황은 주인공인 박 검사는 물론 보는 이들의 마음마저 짓누른다.&nbsp;</SPAN></FONT></DIV>
<DIV style="TEXT-ALIGN: justify"><FONT color=#333333 face=Gulim><SPAN style="FONT-SIZE: 15px; LINE-HEIGHT: 21px"><BR></SPAN></FONT></DIV>
<DIV style="TEXT-ALIGN: justify"><FONT color=#333333 face=Gulim><SPAN style="FONT-SIZE: 15px; LINE-HEIGHT: 21px">그러나 이 영화는 영구미제로 남을 것만 같았던 '이태원 햄버거가게 살인사건'에 다시금 불을 댕기는데 크게 기여했다. 당시 검찰은 재미교포 에드워드 리의 단독범행으로 기소했다. 리는 1심에서 무기징역, 2심에서 징역 20년을 선고받았다. 이에 대해 대법원은 1998년 4월 "여러 정황상 리의 단독 범행으로 보기 어렵다"며 사건을 파기 환송했다. 이후 서울고법은 그해 9월 무죄를 선고했고, 대법원은 1999년 9월 무죄 판결을 확정했다. 리는 2009년 SBS 시사고발프로그램 &lt;그것이 알고싶다&gt;와의 인터뷰를 통해 재차 패터슨을 범인으로 지목하기도 했다.&nbsp;</SPAN></FONT></DIV>
<DIV style="TEXT-ALIGN: justify"><FONT color=#333333 face=Gulim><SPAN style="FONT-SIZE: 15px; LINE-HEIGHT: 21px"><BR></SPAN></FONT></DIV>
<DIV style="TEXT-ALIGN: justify"><FONT color=#333333 face=Gulim><SPAN style="FONT-SIZE: 15px; LINE-HEIGHT: 21px">한편 또 다른 용의자인 패터슨은 징역 1년6월을 선고받고 복역하던 중 1998년 8.15 특별사면으로 풀려났다가 1999년 미국으로 도주했다. 담당 검사가 실수로 출국금지를 연장하지 않았고, 이 틈을 타 빠져나간 것이다. 영화 개봉 이후 그에 대한 재판 요구는 커졌고, 그가 미국으로 도주한 원인을 제공한 당국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도 들끓었다. 결국 검찰은 보강조사를 통해 그가 범인이라는 결론을 내렸고, 법무부는 미국에 범죄인 인도를 청구하기에 이른다.&nbsp;</SPAN></FONT></DIV>
<DIV style="TEXT-ALIGN: justify"><FONT color=#333333 face=Gulim><SPAN style="FONT-SIZE: 15px; LINE-HEIGHT: 21px"><BR></SPAN></FONT></DIV>
<DIV style="TEXT-ALIGN: justify"><FONT color=#333333 face=Gulim><SPAN style="FONT-SIZE: 15px; LINE-HEIGHT: 21px">그가 송환된 과정은 영화만큼이나 극적이다. 현행법대로라면 그에 대한 공소시효는 2012년 4월2일이었다. 사건 발생일이 1997년 4월3일이니까 만 15년에서 하루 빠지는 날이었던 셈이다. 만에 하나 시효가 지나버렸다면 유족들의 마음은 황망하기 이를 데 없었을 것이다. 이러자 검찰은 극적인 카드를 꺼내 들었다. "범인이 형사처분을 면할 목적으로 국외에 있는 경우 그 기간 동안 공소시효가 정지된다"는 형사소송법 제253조 제3항을 근거로 그에 대한 시효를 연장시키는데 성공한 것이다.&nbsp;</SPAN></FONT></DIV>
<DIV style="TEXT-ALIGN: justify"><FONT color=#333333 face=Gulim><SPAN style="FONT-SIZE: 15px; LINE-HEIGHT: 21px"><BR></SPAN></FONT></DIV>
<DIV style="TEXT-ALIGN: justify"><FONT color=#333333 face=Gulim><SPAN style="FONT-SIZE: 15px; LINE-HEIGHT: 21px">여론과 사법당국의 노력으로 아서 패터슨은 지난 23일(목) 한국으로 송환됐다. 그는 입국하면서 "난 언제나 에드워드 리가 죽인 것으로 알고 있다. 내가 여기에 있다는 것이 여전히 충격적이며 옳지 않다"는 입장을 밝혔다.&nbsp;</SPAN></FONT></DIV>
<DIV style="TEXT-ALIGN: justify"><FONT color=#333333 face=Gulim><SPAN style="FONT-SIZE: 15px; LINE-HEIGHT: 21px"><BR></SPAN></FONT></DIV>
<DIV style="TEXT-ALIGN: justify"><FONT color=#333333 face=Gulim><SPAN style="FONT-SIZE: 15px; LINE-HEIGHT: 21px">패터슨이 한국에 온 바로 그날 밤, 우연히 케이블TV를 통해 &lt;이태원 살인사건&gt;을 다시 접했다. 영화를 본 뒤, 쉽게 잠을 이루지 못했다. 아무런 잘못 없이 끔찍한 범죄로 생을 마감해야 했던 고 조중필 씨의 넋이 지켜보고 있는 것만 같아서였다. 위령제라도 하듯 몇 차례고 그의 넋을 위로하는 기도를 한 뒤에야 잠을 이룰 수 있었다. 이 나라는 왜 이리도 억울한 죽음이 많을까?</SPAN></FONT></DIV>
<DIV style="TEXT-ALIGN: justify"><FONT color=#333333 face=Gulim><SPAN style="FONT-SIZE: 15px; LINE-HEIGHT: 21px"><BR></SPAN></FONT></DIV>
<DIV style="TEXT-ALIGN: justify"><FONT color=#333333 face=Gulim><SPAN style="FONT-SIZE: 15px; LINE-HEIGHT: 21px">수사를 맡은 검찰이 지금도 이승을 떠돌고 있을 고인의 넋이 눈을 부릅뜨고 지켜보고 있다는 사실을 똑똑히 기억해 주었으면 좋겠다.&nbsp;</SPAN></FONT></DIV>]]></description></item><item><author>변창기</author><category>영화</category><title><![CDATA['빨갱이 무덤', 그곳에서 일어난 일들]]></title><link>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146431</link><pubDate>2015-09-24T17:28:37+09:00</pubDate><description><![CDATA[<FONT color=#996633>
<DIV align=center><FONT color=#996633><IMG id=IIE001875247 align=center src="http://ojsfile.ohmynews.com/STD_IMG_FILE/2015/0924/IE001875247_STD.jpg"></FONT></DIV>
<P align=left></FONT><FONT color=#996633>"레드 툼 무료상영회 합니다. 많은 관람 바랍니다."</FONT></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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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자주 쓰는 휴대폰 앱을 이용하던 중&nbsp;9월 22일(화)에 지역 무료&nbsp;영화 상영회를 한다는 내용이 눈에 띄었습니다. '레드 툼? 외국영화인가?'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회단체에서 주최하는 상영회라 외국영화라 하더라도 의미 있을 것이라고 여기고 가보기로 했습니다.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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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상영하는 곳은 울산 시내 한 소극장. 연극 무대로 꾸며진 작은 극장이었습니다. 여러 사람들이 모였습니다. 안면 있는 사람도 있었고, 모르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상영을 주최한 사회단체에서 간단한 설명을 해주었습니다.</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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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FONT color=#996633>"골로 갔다거나 물 먹었다는 말을 들어 본적이 있습니까? 오늘 볼 영화가 그 말에 관한&nbsp;영화입니다. 1950년 한국전쟁을 전후로 한 시기에 100만 명 이상의 민간인이 희생되었다고 합니다. 그 속에서 지방 좌익과 우익의 보복 학살도 자행되었지만, 남한의 군·경, 우익단체, 미군의 폭격에 의해 수많은 일반인들이 학살당하기도 했습니다. </FONT></P>
<P><FONT color=#996633></FONT><FONT color=#996633></FONT>&nbsp;</P>
<P><FONT color=#996633>당시 이승만 정권은 한국전쟁이 일어나자 국가가 만든 사상 계몽단체인 국민보도연맹에 가입된 이들이 인민국에 동조할 수 있다는&nbsp;의심 아래 예비검속을 하고 인민군이 점령하지 않은 지역에서 광범위하게 집단학살을 자행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FONT></P>
<P><FONT color=#996633></FONT>&nbsp;</P>
<P><FONT color=#996633>골로 갔다, 물 먹었다는 말이 지금도 쓰이고 있습니다. 이 말은 보도연맹 민간인들이 산골로 끌려가 죽임을 당한 것과 바다에 무더기 수장당한 것을 표현한 것입니다. 보도연맹에 가입되어 있는&nbsp;대다수는 이념과는 무관한 농민이었습니다. </FONT></P>
<P><FONT color=#996633></FONT>&nbsp;</P>
<P><FONT color=#996633>가입된 사실조차 모르는 이들도 많았습니다. 전국의 산과 바다에서 학살된 보도연맹원 수는 23만~45만 명으로 추정된다고 합니다. 그러나 지금까지도 이에 대해서 제대로 된 진상 규명이나 사실 규명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습니다."</FONT></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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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TRONG>국민을 '생매장' 시킨 국가</STRONG></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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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저는 '레드 툼'이 뭔 말인지 몰라 검색해 보니, '빨갱이 무덤'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영화가 시작되니 모두 숨죽이고 영상속 화면을 주시했습니다. 영상은&nbsp;시골 마을의 나이 많은 어르신 인터뷰로 시작했습니다. 할머니도 계셨고, 할아버지도 계셨습니다.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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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FONT color=#996633>"모두 x승만이가 한 짓이여. x승만이가..."</FONT></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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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수많은 영화 속 인터뷰 내용 중 강한 인상을 남긴 말이었습니다.</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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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한 할머니는 경찰이 남편을&nbsp;죽였다는&nbsp;소식을 듣고 친척들과 시체를&nbsp;찾으러 갔는데,&nbsp;목이 없었다고 했습니다. 끔찍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nbsp;영상은 마을 분들의 안내로 어느 산속으로 향하고 있었습니다.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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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수많은 사람들이 학살되고 한꺼번에 파묻힌 곳이 나왔습니다.&nbsp;시골 마을 곳곳에서 집단학살이 일어나고, 시체들을&nbsp;마을 사람을 시켜 파묻었다고 했습니다. 어느 곳에선 나무 기둥에 묶어 소총으로 사격, 살해 후 야산에 파묻었습니다.&nbsp;어느 곳에선 구덩이를 크게 파놓고는 잡혀 온 양민들을 구덩이로 몰아넣고는 집단 사격으로 사살 후 바로 묻어버렸다고 합니다.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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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죽지 않고 살아 있는 사람은 확인 사살을 하거나,&nbsp;목숨이 붙어 있어서 "살려달라"고 외치는데&nbsp;다른 시신과 함께 파묻어 버렸다는 이야기까지 있습니다.</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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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아직 생사를 모른다며 울먹이는 어르신도 많았습니다. 그분들은 "죽기 전에 뼈라도 찾았으면 좋겠다"며 통곡을 하기도 했습니다. 영상은&nbsp;산에서 바다로 내려갑니다. 배를&nbsp;탄 상태에서&nbsp;인터뷰가 이어졌습니다.</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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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FONT color=#996633>"여기서도 수많은 사람들이 죽었어요. 배에 태우고 와서 10여 명씩 줄로 묶어 그대로 바다로 던져 버렸어요. 대부분 발버둥 치다가 죽었는데 용케도 밧줄을 풀고 헤엄쳐 가는 사람이 있었어요. 살려고 바둥거리는데 칼빈 소총으로 쏴 죽였어요."</FONT></P>
<P><FONT color=#996633>&nbsp;</P></FONT>
<P>시체들이 바닷가로 밀려와 산더미를 이루었다고 증언합니다. 영상은 또, 집단 학살터를 찾아 발굴 조사 하는 장면도 보여주었습니다. 시신들이 뒤엉켜 누가 누군지 알 수 있기는 어려울 것 같았습니다. 60년 지난후 발굴을 시작한지라 앙상한 뼈만&nbsp;남아 당시의 처참한 상황을 말해주고 있었습니다.</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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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제주 4.3 사건, 일본군&nbsp;성노예 문제, 1980년 광주민주화운동,&nbsp;미군 범죄에 대해서도&nbsp;규명이 이루어지고 있는데, 왜 그런지 보도연맹 학살사건에 대해선&nbsp;6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피해자만 속앓이 하고 있는 형편입니다.&nbsp;전국 곳곳에서 수십만여 명이&nbsp;이유도 모른 채 학살되었습니다. 지금이라도 억울하게 죽임을 당한 그 원혼들을 위로할 수 있는,&nbsp;보다 구체적인 진상 규명작업을 진행하는 게 좋지 않을까요?</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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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한 할머니의 말씀이 떠오르면서 다시금 가슴 한 켠이 먹먹해집니다.</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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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FONT color=#996633>"지금도 또 그런 일이 생길까봐 무서워요."</FONT>&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P>]]></description></item></channel></rss>